스퀘어에 페이커 유머글이 올라올 때마다 드는 생각은
'페이커가 누군데?'
댓글에 물어봐도 설명도 안해주고 웃을 수도 없고.. 웃기지도 않고.. 고통 받던 덬들..
한창 페이커가 유명하던 시절, 설명도 안해주면서 페이커가 ~를 입에 달고 살던
친구들 때문에 답답해서 인터넷을 뒤지며 나무위키를 정독하던 과거가 떠오른 무묭쓰..
친구들 때문에 답답해서 인터넷을 뒤지며 나무위키를 정독하던 과거가 떠오른 무묭쓰..
그래서 앞으론 유머글을 봐도 답답하지 않을 수 있게! 페이커가 누구야? 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해주기 위해 간략하게 페이커에 대해 정리해봤어!
(이 글은 덬들이 겜알못임을 전제로 썼기 때문에 게임 플레이 장면에 대한 이야기를 대부분 생략했음을 명시하는 바입니다)
다음 편 보기
페이커 중국 사람 아니야?
페이커 그 게임 잘하는 애 걔 맞지?
평범한 18살
고등학생에서 대기업 파트 오너가 되기까지(데이터 주의)
페이커
커뮤하면서 한 번 쯤은 봤을 이름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의 프로게이머이자 현 E 스포츠의 최고의 선수
페이커 대해 간단히 소개하자면
본명: 이상혁
생년월일: 1996년 5월 7일 (만 22세)
직업: 리그 오브 레전드 선수
소속: SKT T1 (現 T1)
닉네임: Faker
포지션: 미드
국가대표: 대한민국 선수 (2018 아시안 게임)
경력:
우승
HOT6 Champions Summer 2013, MVP
우승
PANDORA TV Champions Winter 2013-2014, MVP
우승
2015 SBENU LOL Champions Korea Spring
우승
2015 SBENU LOL Champions Korea Summer, 포스트시즌 MVP
우승
2016 꼬깔콘 LOL Champions Korea Spring
우승
2017 LOL Champions Korea Spring
준우승
2017 LOL Champions Korea Summer
우승
리그 오브 레전드 시즌 3 월드 챔피언십
우승
리그 오브 레전드 2015 시즌 월드 챔피언십
우승
리그 오브 레전드 2016 시즌 월드 챔피언십, MVP
준우승
리그 오브 레전드 2017 시즌 월드 챔피언십
Mid-Season Invitational
준우승
2015 Mid-Season Invitational
우승
2016 Mid-Season Invitational, 결승전 MVP
우승
2017 Mid-Season Invitational
리프트 라이벌즈
준우승
2017 리프트 라이벌즈
준우승
2018 리프트 라이벌즈
.
.
.
LCK 우승 6회, 월드 챔피언십 우승 3회, MSI 우승 2회, 올스타전 우승 3회, 기타 대회 우승 2회
우승 16회, 준우승 8회, 주요 MVP 5회 선정
리그 오브 레전드 내에서도
역사상 최초로 월드 챔피언십 3회 우승 경력을 가지고 있는 선수이며 나열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많은 우승 경력을 지닌 선수임.
잘 모르는 덬들은 게임 잘하는 건 알겠는데 그렇게까지 유명한가..?
하는 생각이 들거라고 생각해.
지금부터 페이커가 왜 유명한지 Araboja.
설명하기 앞서 리그 오브 레전드라는
게임에 대해 간단히 소개할게.
리그 오브 레전드란 게임에 대해 설명하려면
E 스포츠 산업에 대해서도 이야기하지 않을 수가 없음.
글로벌 E 스포츠 규모도 어마어마한데,
오버워치의 경우 리그에 연고지 방식 도입 후
E 스포츠 최초로 대규모 금액 투자 및 유치, 프랜차이즈화에 성공했고 디즈니와 중계권을 체결, 공중파 송출까지 할 정도로 판이 커졌고
도타2의 세계 대회 총 상금은 2018년 280억으로 1등은 120억을 거머쥐는 어마어마한 영광을 누렸음.
이처럼 오늘날 젊은 세대들이 취미로 소비하는 게임이 스포츠화되고 수 많은 게임 대회들이 유치되면서
전세계적으로 E 스포츠 산업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음.
우리나라 = 게임 강국이라고
우스갯소리로 흔히들 이야기하지?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인기종목으로 자리 잡은 게임은 글로벌 리그에서 한국 선수들이 싹쓸이 할 정도로 어마무시함.
한국인은 FPS를 못한다는 편견이 있었는데
오버워치가 대중적으로 큰 인기를 끌면서 그런 말이 쏙 들어갔지.
우리나라에서 인기가 있다 -> 한국인이 이긴다.
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기도 해.
그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게 스타크래프트인데, 스타크래프트가 국내 E 스포츠 산업의 최초 격이라는 건 정도는 다들 알거야. 1세대 프로게이머가 임요환이라던지.
리그 오브 레전드는 스타크래프트 이후 게임 중 유일하게 그 정도의 선풍적인 인기를 끈,
스타의 뒤를 잇는 국내 E 스포츠의 계보라고 생각하면 됨.
전세계적으로 봤을 때는 상금이나 투자 규모는 다른 게임들에 비해 뒤떨어지는 편이지만
대중성이나 인지도 만큼은 제일 높다고 봐도 무방함.
그래서 E 스포츠 하면 대표적으로 스타와 롤을 얘기하곤 해.
전세계적으로도 흥행하고, 우리나라에서도 국민 게임으로 자리 잡았으니까.
이제 리그 오브 레전드라는 게임이 어떤건지 간단히 알아보자.
사진에 보면 화살표 세개가 있는데 이걸 공격로라고 해.
왼쪽 기준으로
상단의 공격로를 탑 (TOP)
중단을 미드 (MID)
하단을 바텀 혹은 봇 (BOTTOM/BOT)
이라고 하고 각각의 공격로마다
탑 라이너, 미드 라이너, 원딜러/서포터
맵 전역을 돌아다니며 라인에 선 팀원을 도와주는 정글러
로 구성됨.
(바텀이 바텀 라이너 한 명이 아닌 이유는 하단 라인 바로 옆쪽에 드래곤이 게임 내 오브젝트로 배치되어있는데
이 용을 잡으면 팀원의 전체적인 능력치를 올려줘서 상대 기지를 파괴하는데 유리해짐.
초반에 이 용을 두고 싸움이 많이 일어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중요한 바텀 라인에는 두 명이 배치돼.)
모든 포지션이 중요하지만 미드, 중단로는 맵의 정중앙이기 때문에 미드 라인이 먼저 밀려버리면 전체적으로 불리해지기 쉬움.
그래서 모든 팀들이 미드 라인을 가장 최우선적으로 수비하려고 하고 그래서 미드 라인이 팀의 중점이 됨.
게임 초반에는 각각의 공격로에 선 라이너들이 얼마나 잘 해주냐/버텨주냐에
따라 게임의 승패가 기울기 때문에 미드 라인에 속한 선수들이 얼마나 잘해주냐에 따라서
상대팀 미드 라인을 빨리 밀거나 우리팀 미드 라인이 빨리 밀려.
페이커가 속한 포지션이 바로 이 미드임.
이처럼 미드가 가장 중요한 라인이기 때문에
미드 라이너는
빠르고 강력하게 상대를 제압할 수 있는 딜러 포지션
단단한 체력으로 팀원 전체를 보좌하면서
팀적인 시너지를 발휘하는 탱커 포지션
이 둘 모두를 당연히 할 수 있어야하고 실력도 뛰어나야해.
특히 롤은 게임 캐릭터(이걸 챔피언이라고 부름)의 수가 100가지가 넘을 정도로 아주 다양하고 아이템도 가지각색이라
어떤 조합으로 어떤 전술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게임의 운영이나 흐름도 달라지기 때문에
모든 캐릭터를 매 경기마다 잘한다는게 거의 불가능에 가까워.
그래서 많은 챔피언을 잘 다룰 수 있으면 그만큼 상대방이 대처하기 어려워지고 팀적인 전략도 짜기 유용해짐.
때문에 롤 프로게이머 선수들이 어떤 챔피언을 얼마만큼 사용할 수 있냐는 굉장히 중요하고 선수마다 잘 다루는 챔피언들이 있고
그게 선수의 시그니처 캐릭터가 되기도 해.
이 얘기를 왜하냐면.. 그만큼 개인이 가진 능력치나 활용도가 중요하고 이걸 전략적으로 이끌어야하는데
페이커는 못 다루는 캐릭터가 없는 미친 챔프폭을 보여주는 거의 유일한 선수라고 보면 됨.
각 포지션 별로 챔프폭이 넓은 선수 하면 여러명이 있지만 진짜 누가 봐도 이걸? 싶은 비주류 챔피언을 아주 뛰어난 이해도와 활용도로 기가 막히게 사용하는편.
이 미친 챔프폭과 실력은 데뷔와도 빼놓을 수 없음.
그 당시 페이커는 (페이커라는 이름을 가지기도 전이라) '고전파'라는 닉네임으로 게임을 즐겨하는 18살의 평범한 고등학생이었는데,
일반 게임의 매칭 점수가 너무 월등히 높아서 몇십분이 지나도 매칭이 잡히지 않아 랭크 게임을 시작하게 됐다고 함.
페이커가 데뷔하던 시점(2013년)에는 롤이 우리나라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이제 막 리그가 자리 잡던 시절이라
여러 프로팀이 아마추어 선수 및 고티어 유저에게 눈독을 들이고 있었고 리그로 데뷔를 원하는 선수도 많아서
구단과 선수 양쪽 모두 입단 경쟁이 치열했음.
그 중 페이커는 현 SKT T1에 스카웃 제의를 받게 됐는데,
자신과 같이 팀을 꾸렸던 선수들과 달리 유일하게
입단 테스트를 보지 않고 팀에 합류하게 됨.
이 때 같이 팀에 합류했던 전 프로게이머 선수가 푼 썰에 의하면,
실력을 테스트하는 가벼운 경기를 몇 번 치룬 후에 본격적인 입단 테스트가 이어지는데 이 때 페이커가 있으면
밴 카드(특정 챔피언을 해당 판에서 금지할 수 있는 시스템)가 소용이 없을 정도로 어떤 챔프를 잡든
상대팀을 양학했다고 함. 어떤 팀원으로 겨루던 페이커가 있는 팀은 무조건 이겨서 입단 테스트 없이 바로 통과했다고.
그렇게 프로씬에서도 유명세가 자자하던 고전파는, 페이커라는 이름으로 13년 4월 6일 첫 데뷔전을 치름.
데뷔
(13년도 스프링 시즌)
(수학을 좋아하던 평범한 고2이던 시절의 페이커)
페이커의 데뷔전은 당시 강팀에 속하던 CJ 블레이즈를 상대로 1, 2세트 MVP를 따내며 성황리에 이루어짐.
당시 CJ 블레이즈의 미드 라이너이자, 최고의 미드라이너라고 평가 받던 앰비션을 압도하며 모든 롤팬들의 주목을 받음.
(이 앰비션이랑 선수랑은 묘한 인연이 이어지는데 이건 다음 편에서 간단히 설명할게.)
그렇게 이후 경기에서도 11 킬 0 데스 1 어시, 심지어 20분 항복을 얻어내면서 스타 신인으로서의 독보적이고 강력한 이미지를 남김.
(프로 게임에선 항복 하는건 보통 드물어. 완전히 게임이 끝나기 전까진 모른다는 프로정신이 있기 때문.)
팀 창단 내에 첫 4강 진출에 성공하지만 경험과 노하우의 벽이 있어서였을까 아쉽게 4강에서 패배.
하지만 페이커가 짧은 기간 동안 보여준 경기력은 말 그대로 새로운 다크호스였고 다음 시즌의 경기에서 많은 팬들이 기대하게 만듬.
전설의 그 장면
(13년 써머 시즌)
https://gfycat.com/FlickeringSmoothClingfish
페이커는 가지각색의 챔피언으로 플레이를 하며 미친 챔프폭을 몸소 보여주고 SKT T1은 단숨에 결승전까지 올라감.
팀 창단 이래에 2시즌 만에 결승전이라는 큰 공헌을 하는데 게다가 결승전 마지막 세트에서 말도 안되는 슈퍼플레이로 진짜 슈퍼스타임을 입증했어.
위에 움직이는 짤방이 그 플레이인데 롤 모르는 덬들을 전제로 쓴 글이라 이해하기 어려울 거 같아서 게임 장면은 웬만하면 안넣고 쓰려고 했는데
이 장면은 꼭 보여주고 싶어서 넣었음.
이 때는 중복으로 캐릭터 선택이 가능하던 때라 상대팀이던 KT Bullets의 미드라이너 류와 페이커 모두 제드라는 챔피언을 선택하면서
미러전을 펼치게 돼. 그 중 나온 한 장면이 압권인데 같은 팀원들이 하단로를 공성하는 동안 페이커(빨간색 피)가 미드를 왔다갔다하지.
류(파란색 피)는 페이커를 잡으려고 하고 페이커는 도망가려하지만 포탑에 맞아 피가 거의 반 피 가까이 빠지고 이대로 허무하게 죽나 싶었는데..
미친듯한 스킬 연계와 아이템을 사용해서 반대로 풀피이던 류를 잡아내는 입이 떡 벌어지는 광경이 연출됨..
페이커가 류를 잡아내면서 하단로를 공성하던 팀원들은 부담없이 상대 기지 안쪽까지 진입할 수 있었고 SKT는 마지막 세트에서 승리, 우승하게 됨.
실피로 유유히 살아남아가는 페이커의 모습을 보며 중계진과 팬들 모두 경악하며 간지라는 것이 폭발했다며.. 열광함.
훗날에도 이 경기는 계속 언급이 되서 류는 오늘도 죽고 있다(류또죽) 라는 밈이 생김.
이후 SKT T1은 페이커를 기점으로 승승장구를 하고 13년도 월드 챔피언쉽(롤드컵)에서도 페이커와 뛰어난 팀원들의 공헌으로 우승컵을 거머쥐게 됨.
최근 새로 나온 제드의 스킨에는
이런 페이커와 류의 멋진 1:1 경기을 헌정하는
특별 대사가 들어가있기도 해.
그만큼 롤 역사상 기념비적인 장면 중 하나로 남았다는 소리기도 하고.
강적을 만나다
(13년도 윈터 시즌)
https://gfycat.com/AnimatedDetailedEyelashpitviper
페이커 하면 이 짤이 가장 많이 보일텐데 당시 방송사였던 OGN이 오프닝에서 왕좌를 내준건
1세대 프로게이머인 최연성과 임요환이 유일했음.
그런 오지엔이 다음으로 왕좌의 자리를 이어도 적합하겠다고 생각했던 초특급 신인은 페이커.
페이커가 가장 전성기 시절이었고 왕좌 오프닝은 그만큼 큰 의미가 있어서 아마 페이커하면 가장 자주 보이고 언급되는 짤 중 하나.
윈터 시즌도 예상대로 탄탄대로 일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WCG 선발전 4강 전에서 페이커를 압도하는 미드라이너가 나타남.
삼성 블루의 폰 선수였는데, 이 때 괴물 신인이던 페이커를 솔로 킬했다. 라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놀라웠기에 스포트라이트를 받음.
페이커는 그렇게 처음으로 자신을 압도하는 상대를 만나 패배의 쓴 맛을 느끼고..
이후 윈터 시즌 8강 전에서 괴물 신인과 괴물 신인을 잡아낸 또다른 괴물의 리매치가 성사됨.
이 때의 페이커는 칼을 갈고 오기라도 했는지 폰과 비등한 실력을 보여주며 솔로 킬까지 따내며 선발전 때의 무력한 자신이 아님을 입증하고
13 윈터 시즌도 우승으로 마무리 지음.
처음으로 맞은 암흑기
(14년도)
(전성기의 페이커를 압도한 라이벌 폰)
14년도에 와서는 SKT, 페이커는 처음으로서의 부진을 겪음.
팀원 전체의 손발이 안 맞을 때가 많았고 페이커도 실수를 하거나 부진하는 모습을 보여줬음.
특히 롤드컵 선발전은 페이커를 응원하던 팬들은 기억하고 싶지 않은 악몽과도 같은 과거이기도 한데,
자신을 유일하게 압도했다고 평가받는 폰(당시 삼성 화이트 소속)과 롤드컵 직행을 두고 경기를 하게 됨.
그러나, 페이커는 페이커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1, 2, 3세트 모두 솔킬 퍼블(퍼블: 해당 게임에서 처음으로 낸 킬)을 당하는 굴욕을 맛 보게 됨.
해당 경기로 최고의 미드 라이너로 등극한 폰은 롤드컵 우승까지 거머쥐었으나 팀의 해체와 함께
다음 해에 곧바로 중국으로 이적하게 되고 이후 여태까지 전성기 페이커의 유일한 강적으로 회자됨.
왕관의 무게를 견디다
(15년도 - 16년도)
https://gfycat.com/WarmCoordinatedDutchsmoushond
페이커를 압도했던, 폰 그리고 강력한 미드라이너 루키, 다데 등이 모두 중국으로 떠나고
페이커를 압도했던, 폰 그리고 강력한 미드라이너 루키, 다데 등이 모두 중국으로 떠나고
많은 사람들이 페이커도 떠날 거라고 입을 모아 말했음.
당시 중국은 이제 막 리그 규모가 커지고 있었고 억대 자본금을 투자하면서 한국의 신예 선수들을 용병으로 사들여 자국 리그로 데려왔고
이 때문에 한국의 몰락이다 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음.
하지만 어떤 이유에선지 모르겠지만 페이커는 그대로 SKT에 잔류.
새롭게 영입된 팀원과 기존의 팀원들과 합을 맞춰가며 시즌에 임하게 됨.
정말 말 그대로 모두 잘하는 팀원들과 말도 안되는 폼을 보여준 페이커, 그리고 SKT는 국제 대회 한 개를 제외하고 모두
우승이라는 말도 안되는 압도적인 힘을 증명했고 특히 롤드컵에서는 12전 11승 1패 라는 말도 안되는 기록을 보여줌.
https://gfycat.com/PaltryRealDove
(15년도 롤드컵에서 다시 만난 페이커와 폰)
강적 상대로 뽑히던 폰을, 롤드컵 무대에서 다시 만나게 되는데 역대 가장 강력했던 15년도의 페이커와 SKT에게서는
강적 상대로 뽑히던 폰을, 롤드컵 무대에서 다시 만나게 되는데 역대 가장 강력했던 15년도의 페이커와 SKT에게서는
라이벌이라는 과거가 무력하다는 것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여유있게 승리를 따냄.
(역사상 최고 팀이라고 회자되곤 하는 15년도의 SKT T1)
이후 인터뷰에서 페이커의 잔류에 대한 이유가 밝혀지는데 실제로 페이커의 부모님에게 한 중국팀이 고액의 계약금과 함께 이적을
제시했지만 페이커는 지금, 이 멤버와 함께 다시 우승하고 싶어서 한국에 잔류하겠다고 의사를 밝혔다고함.
이 때 잘하던 선수들이 모두 중국으로 이적하던 상황이었기에 롤 판의 가장 큰 슈퍼스타였던 페이커가 한국 리그를 떠났다면
대부분의 관계자 및 팬들은 한국 리그에 대한 관심도나 인재풀에도 리그 규모에도 큰 영향이 있었을거라고 추측하곤 함.
다른 스포츠판도 그렇지만 업계 탑 선수의 연봉이 높으면 그 업계 내에 다른 선수들의 평균적인 연봉도 올라가거든,
페이커는 현재 추정치 50억 정도에 가까운 연봉을 받고 있고 우리나라 프로 선수 중 제일 많은 금액이기도 함.
이렇게 페이커가 한국에 남아서 자국 리그가 성장하는것을 함께한 덕분에
다른 선수들도 한국 내에서 억대 이상의 연봉을 받을 수 있었고,
SKT 이외에도 한국 리그에 수십억대를 투자하는 대기업들이 나타난 배경이 되기도 했어.
페이커와 같은 네임벨류를 지닌 선수가 이적한다면 다른 선수만큼 높은 연봉과 대우를 받을 수 있음에도 자국 리그에 남는 것을 선택했다는게
본인의 선택이기도 하지만 리그 규모를 키우는데 큰 공헌을 했다는 의미이기에 이에 감동 받는 팬도 많은 편.
(우스갯소리로 중국팀에서 100억을 제안했다, 북미 팀에서 백지 수표를 계약서와 함께 내밀었다는 소리가 있음.)
이후 16년도도 아슬아슬하게 위험을 겪기도 하고 우여곡절도 많았으나
결국 두 번 연속으로 롤드컵 트로피를 들어올리게 됨.
프로게이머는 수명이 굉장히 짧은 편에 속하고, 당장 6개월 내에도 경기력이 완전히 뒤바뀌곤 해서
최고의 폼을, 세계 최고를 유지하기 하기 힘든데 페이커는 데뷔 이래로 약 4년 간 자신이 세계 최고임을 입증함.
https://gfycat.com/DamagedUnsungAnura
생략해서 빨리 후딱 끝내고 싶었는데 내용이 많아서 더 쓰면 너무 길어질까봐 이 정도까지만 할게!
혹시 관심있는 덬이 많으면 16 ~ 현재까지도 이어서 써보고 싶은데 이런 글은 처음 써봐서 어떨지 모르겠다.
커리어에 대해 이야기 하느라 자세히는 못 썼으나..
페이커는 자기 영향력을 알아서 항상 말조심하고 함부로 말하지 않으려고 하고
본인의 영향력을 선하게 사용하려고 하는 올곧은 정신을 가진 프로 선수 중 하나임.
인기가 많다보니 본인이 언급하지 않아도 이곳저곳 언급되고 조금만 실수해도
까, 빠들 사이에서 치이기도 하고 예전의 페이커는 없다라는 말을 듣기도 하지만
그러면서도 묵묵하게 자기 자리를 유지하는게 정말 멋지다고 생각해.
16년도 롤드컵 시즌 결승전 직전, 뉴욕 양키스의 데릭 지터가 설립한 미국 스포츠 선수 기고문 사이트인 플레이어스 트리뷴에
페이커의 기고문이 E 스포츠 선수 최초로 올라왔는데 길진 않지만 페이커의 프로 정신을 엿볼 수 있다고 생각해서 가져와봤어.
그리고 오늘 오후 5시 정규 리그 준결승전을 치루니까 많은 응원 부탁해!
이걸로 글 마칠게. 긴 글인데 읽어줘서 고맙고 롤방도 놀라오길 바래!
'UNKILLABLE'
제 이름은 이상혁입니다. 미국 팬들은 저를 ‘신’이라고 부릅니다. 한국 팬들은 저를 ‘불사의 대마왕’이란 별명으로 알고 있습니다. 사실 저는 ‘갓’을 더 좋아합니다. 그게 더 수준이 높아 보이거든요.
게임 안에선, 저는 단지 ‘페이커’입니다. 저는 20살이고, 세계 최고의 <리그 오브 레전드> 선수입니다.
(중략)
<리그 오브 레전드> 커리어가 시작됐을 때, 저는 유명해진다는 것에 대해 환상을 갖고 있었습니다. 대중의 관심을 숱하게 겪어본 지금은, 유명세를 그렇게 동경한다고는 말할 수 없겠네요. 그렇지만 팬들이 사진을 찍어달라고 하거나 사인을 부탁할 때마다, 친절한 태도의 중요성을 항상 기억합니다. 앞으로도 e스포츠에 몸을 담던 그렇지 않던 간에 항상 그것을 기억하면서 살아갈 것입니다.
앞으로 평생 <리그 오브 레전드>와 관련된 삶을 살고 싶은 거냐고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하고 싶은 일이 많으니까요. 지금도 가끔 e스포츠 커리어가 끝나면 학교에서 과학을 공부하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항상 물리와 화학에 관심이 있었는데, 지금은 신경과학에 더 관심이 있습니다.
지금부터 20년이 지나면 e스포츠는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방식으로, 선수들도 더 많아지고 시청자들도 더 많아지고 전세계에 더 큰 경기장도 많아질 것이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그때쯤 되면 북미 팀이 롤드컵에서 우승했을 지도 모르는 일이죠. 그때쯤이면 제가 어느 위치에 있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 업계에 속했을 수도 있고, 아니면 완전히 다른 일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저와 제 동료들은 평범한 사람들입니다. 저는 테일러 스위프트를 좋아하고, 쉬는 날에는 가끔 같이 <워크래프트 3>를 합니다(참고삼아 말씀드리면, 저는 팀에서 워크래프트를 제일 잘합니다. 세계에서도요).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제가 정말로 바라는 것은 하나입니다. 사람들이 나중에 제 명장면들을 돌아볼 때 즐거워하는 것이요. 만약 다음 세대가 ‘페이커’가 되길 원하면서 자랄 수만 있다면, 저는 좋은 본보기가 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중략)
이번 주말, 저희는 LA 스테이플스 센터를 다시 찾아 삼성 갤럭시 팀과 롤드컵 결승전을 치릅니다. 언제나처럼, 저희는 승리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SKT와 함께한 제 시간들은 정말 놀라운 여정이었습니다. 그 나날들 하루하루에 감사합니다. 올해 초, 저는 제가 점점 약해진다고 느꼈습니다. 제 실력이 점점 나빠지고, 세계의 다른 이들이 제게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가끔 저는 왜 제가 <리그 오브 레전드>를 잘하는지 생각해봅니다. 그리고 그건 제가 계산과 직감을 통해서 제 플레이스타일을 다지기 때문이라는 게, 가장 좋은 설명인 것 같습니다. 저는 항상 새로운 것을 배웁니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미리 예상하기 때문에 다른 이들보다 한 박자 빨리 있어야 할 곳에 있고 해야할 플레이를 할 수 있습니다.
한동안 저는 제 직감이 떨어졌다고 느꼈고, 그걸 회복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저는 영원히 플레이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올해 초, 저는 두려움을 갖고 있었습니다. 제가 최고의 자리에서 내려오고 있고, 다른 선수가 저를 뛰어넘고 있다고 말했던 사람들의 말이 옳았을 수 있다는 두려움을.
이제는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