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를 위해 음슴체 쓸께!
우선 내 방 창문은 이런식으로 막혀있음
(방 구조는 진짜 내 방 구조고 다른건 생략했음)
그래서 사실 막혀있지만 막혀있지 않은 느낌임 뿌시고 들어오면 들어올 수 있을거같음
심지어 살짝 탁한 투명한 재질이라 가끔 길냥이 지나다니는거 보임
아무튼 그런데
꿈 시작부터 저기서 누가 나를 쳐다보는 느낌이 들었음 감시하는듯이
그냥 기분탓이겠지, 저기는 사람이 다니는 길이 아니라 지붕쪽이니까 하고 무시했음
그 날은 오랜만에 만나는 사람들이랑 술약속이 있었음
만나서 다들 서로 한참동안 얘기를 하는데 요즘 이 동네에서 살인사건이 많이 일어난다는 얘기를 누가 꺼냈음
그 말이 나오자마자 어떤 언니가 안그래도 최근에 내가 누군가한테 감시를 당하는 느낌이 든다고 했음
심지어 그 사람이 누군지 얼굴도 봤다고 했음
나도 비슷한 경험이 있다고 하면 더 무서워할 것 같아서 굳이 얘기는 안했음
그 언니가 술도 들어가고 해서 오늘따라 겁이 많은가보다 싶어서 달래주고 우리들이 집에 데려다주기로 함
다 먹고 나와서 택시 잡으러 가는 길에 언니가 소스라치게 놀람
왜 그러냐고 물어보니 앞에서 걸어오던 사람을 가르키면서 덜덜 떨었음
어떡하냐고, 저 사람이라고 아까 말했던 그 남자라고 우리한테 작게 알려줌
근데 나도 그 사람이 저 멀리서 걸어올때부터 왠지 우리를 뚫어지게 쳐다보는것 같다고 생각하고 있었음
다들 잔뜩 긴장하고서 그 사람을 지나친 다음에 내가 슬쩍 뒤를 다시 살폈는데 그 남자가 우리쪽으로 다시 걸어오는거임
모두 너무 무서워서 눈 앞에 보이는 가게로 무작정 들어갔는데 마침 그 가게에 우리 회사 남자직원이 있었음
우리가 자초지종 설명하니까 그 직원도 놀라서 그 언니를 집에 데려다주겠다고 하고 우리들도 각자 한명한명 택시 태워서 보내줬음
나도 드디어 집에 도착했고 친오빠가 자기 방에서 불 환하게 켜고 게임중이었음
(오빠방은 위에 있는 그림 기준으로 화장실 왼쪽임 오빠방-화장실-내방 이런식)
씻고 자려고 누웠는데 거짓말처럼 보일러실 위에서 아까 그 남자가 나를 노려보는거임
플라스틱 그 천장을 얼굴 반만큼 뜯어내서 나를 보고 있었고 눈이 딱 마주쳤음
순간 그 남자가 쉿 하라는 제스쳐를 하고나서 너 죽었어 라는 입모양을 보여줬음
너무 무서워서 게임중인 오빠 방으로 달려가서 오빠 방 문을 닫았음
바닥에 주저 앉아서 오빠 다리 붙잡고 진짜 기어가는 목소리로 지금 누가 내 방에 들어와있다고 무서워 죽겠다고 했음
그거 말하고 다시 방 문쪽을 보는데 방문이 언제 닫혔었냐는듯이 열려있었음
진짜 딱 이 순간에 꿈이지만 온몸이 피가 솟구치는것 처럼 확 뜨거워지다가 순식간에 등골이 서늘해지고 손발이 달달 떨리기 시작했음
거실에는 불이 안켜져있어서 마치 그 문이 싱크홀처럼 공허하고 새까만게 너무 무서웠음
설마설마 하는 순간, 아까 천장에서도 봤고 밖에서도 봤던 그 눈의 남자가 시뻘건 앞치마를 메고 큰 칼을 들고 웅크린 채 문 뒤에서 몸을 빼꼼히 내밀었음
숨어있다가 나를 보려고 한건데 눈이 마주쳐버리니까 남자가 씩 웃으면서 칼 들고 천천히 일어섰음
나는 진짜 이렇게도 무서운데 꿈에서 깨지 않는게 억울해 미칠것같았음
호흡도 내 맘대로 못 하겠고 딱 이대로 숨이 멎을것 같은 기분이었음
소리 막 지르면서 오빠 다리 흔들면서 저 사람 들어왔다고 어떡하냐고 나 죽일거같다고 어떻게 좀 하라고 막 울부짖었음
근데 그 남자가 걸어들어오는 짧은 순간에 오빠가 나 때문에 죽으면 어떡하지 싶었음
그래서 내가 와다닥 달려가서 손에 칼빵을 맞든 어쩌든 상관없다 생각하고 칼 뺏어서 그 남자를 푹푹 찔렀음
살인범한테 쫓기는것보다도, 내가 사람을 죽였다는 것에 대한 공포감이 극에 달했는지 그때서야 잠에서 깸...
그치만 깨자마자 거실에서 들리는 가족들 발소리에도 소스라치게 겁을 먹어버려서 귀 막고 이불 덮고서 몇시간 더 고생했음
가족인건 알지만 가족이 아닌거같은 심리적인 공포감 때문에 미치는줄 알았음
저번달에 꾼 꿈인데 그 남자 얼굴이 아직도 기억남...
쌍커풀이 없지만 작지 않은 눈에
살짝 납작한 코를 가진 구릿빛 피부고
키는 보통에 체격도 보통
남들이 보면 매너있게 생겼을거라고 느낄 상임
아직도 기억남과 동시에 그 느낌들이 너무 생생했던 꿈이라서 이 글 쓰면서도 무서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