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크다면 크고 작다면 작은 일을 당했고, 몇년간 힘들었어.
그러다 괜찮은척이 되는 날이 오고, 사람에게 마음을 열 줄 몰랐던 내가 사람에게 마음을 열게되고, 정말 괜첞아지고 있었는데 그게 잘 안됐지.
괜찮은척의 전보다 더 추락한 기분이야.
잠도 잠 수 없고, 먹는 것 도 할 수 없고. 숨 쉬는것 외엔 아무것도 안해.
너무 자고 싶은데 그게 안되니깐 더 미칠것 같아.
그래서 집에 예전에 비상용으로 모아뒀던 안정제 진정제 수면제를 한알 한알 까먹기 시작했어.
죽으려던건 아니야. 너무 자고 싶은데 며칠을 못 자니깐 이러다 진짜로 미쳐버리겠구나 머리 터져 죽어버라겠구나 싶었거든.
그게 스무봉지 가까이 됐던거 같아.
먹어도 전혀 잘 수 없어서 예전에 수면제 복용할 때 먹고 약효 안들면 따뜻한물에 샤워 했거든.
그 방법이 생각 났어.
그리고 샤워를 하고, 그 와중에 친구에게 연락이 와서 카톡도 주고 받았더라.
항상 샤워할때 노래틀어놓거나 해서 핸드폰을 욕실에 들고들어가.
샤워를 하러 들어가서 비누칠은 안하고 , 따뜻한 물을 맞고 있었던거 까진 기억나. 그 뒤의 기억은 다 날라갔어.
눈을 뜬건 다음날 점심넘어서 였고, 눈을 뜨고 난 놀랬어.
내 몸이 상처 수성이었거든.
양쪽 허벅지랑 양쪽 팔목들엔 붕대가 감겨져 있고, 머리는 아프고, 속도 이상하고,
핸드폰을 먼저 확인 하니 친구에게 카톡이 와 있더라. 저녁에 퇴근 하고 온다고.
친구한테 물어봤어.
어제 술 취한 사람마냥 이상해서(난 술도 못해) 저녁에 집을 왔는데 내가 응답이 없었고, 그래서 112에 신고를 하고. 119도 같이 출동을 하고. 나는 여기저기 피범벅이 돼서 침대에 쓰러져 있고.
구급대원이 봉합보다도 위세척이 염려되어 병원에 데려가려고 했지만 내가 괜찮다고 계속 안가고 버텼대.
그래서 상처들 응급처치반 해주고 가셨나봐.
아침에 친구 가는거 나 진짜 괜찮다면서 오늘 병원 가서 치료 받겠다면서 배웅도 해줬다는데 기억이 없어.
그리고 그 다음날 격찰에서 정보 받았다면서 자살예방센터? 에서 연락이 와서 상담도받았고, 다음주엔 정신과도 연결해주신다고 해서 갈 예정이야.
친구한테는 잘 말해서 요즘 계속 집에만 있어. 처음 힘들었을때 원래 대인기피도 조금 있었거든.
죽고싶은건 아닌데, 살고싶지도 않아. 다음날 깨어나고 싶지 않아. 평생 그냥 잠만 자버렸으면 좋겠어.
봉합한 부위를 볼 때마다 내가 이것밖에 안되나 너무 화가 나는데도 지금의 내가 나일까, 약에 취해 죽으려고 했던 내가 나일까를 고민해.
아직 이런 사실들을 그 친구 한명밖에 몰라. 가족한테도 말 못했어.
인간관계가 넓은것도 아니지만 굳이 이런 사실들을 주변에 알리고 싶지도 않고.
그냥 혼자 집에서 이러고 있는게 마음편해.
차라리 괜찮은척 지냈던 때의 내가 좋아.
정말로 괜찮아지는것 같아서 내일의, 미래의 일들을 생각하며 지내다가 그런것들이 없어져버리고 무너져버리니 더 미쳐버릴것 같아.
차라리 예전처럼 사람한테 정이란것을 주지 말걸. 예전처럼 혼자 있을걸.
왜 달콤함을 맛보고 나니 더 지옥인 삶이 되어버린걸까.
덬들은 어떻게 이겨내고 있어?
지금은 괜찮아? 아니면 그냥 괜찮은척 하루하루 버티고 있는거야?
그 버티는 하루하루가 버겁지는 않아?
내가 몇년간 어떻게 지내왔는지, 어떻게 버텨왔는지, 어떻게 괜찮은척을 해 왔는지 아무것도 기억나지않고 모르겠어.
뭐부터 어떻게 해야 하는 걸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