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6.5화밖에 안되가지고 많이 아쉬워서 원작을 사서 읽었어. 40챕터는 크리스가 화자고 11챕터는 깐이 화자로 나와. 드라마 상에서는 깐이 화자인 부분은 거의 안 나오는데, 소설에서는 디테일하게 뒷 이야기가 나와서 재밌게 봤어.
그 중에서 깐이 크리스에게 막말하고 헤어지는 장면에 대한 내용을 짧게 번역해봤어. 혹시 애플 본 사람 중에서 재밌게 볼 사람이 있을 수 있으니... 애플 팬이 다섯명은 되겠지 ㅋㅋㅋ
드라마에서는 깐이 이정도로 괴로워하는지는 잘 안나오는데, 소설에서는 엄청 여러번 나옴. 자기가 상처주고 더 괴로워함.
(나는 상처준 캐릭터가 나중에 후회하고 고통스러워하는 걸 좋아해.ㅋㅋ)
참고로 깐이 크리스를 지칭할 때 the arrogant-looking woman이라고 해. 크리스가 겉보기에는 거만해보이는 쿨녀타입인듯함. 속은 드라마에서보다도 더 여리고 내향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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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에서 가장 고통스러웠던 때는 엄마가 돌아가셨을 때와 크리스가 나와 헤어졌을 때였다. 나는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는 경향이 있다. 가끔은 무의식적으로 그렇게 하기도 한다.
가끔은, 그렇지 않을 때도 있는데... 내가 크리스와 싸웠을 때는, 그녀에게 말할 수 있는 가장 상처되는 말을 찾아봤었다. 너무도 화가나서 이 세상에 있는 모든 것에게 화풀이를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크리스... 나에게 단 한번도 화를 낸 적이 없는, 거만해보이는 여자는 내가 무언가나 누군가에게 화풀이하기 딱 좋은 시점에 나타났다.
"너와 함께 있는 게 행복하지 않아."
"같이 있는 게 이렇게 힘든데, 우리가 왜 서로 사랑을 해야하는 거야!"
"우린 만나지 말았어야 했어."
내가 그 말을 했을 땐, 내 머릿속은 완전 뒤죽박죽이었다. 제정신이 아니었다. 어떤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난 그저 이 일과 관련된 누군가에게 분노를 표출하고 싶을 뿐이었다, 그리고 크리스는 그 누군가였다. 나는 그녀와 싸우고 다시 화해하는 것에 익숙해져있었다. 크리스가 항상 그랬듯이 이번에도 나와 화해하려 할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때는 달랐다.... 크리스는 울었다.
눈물로 가득 차 있었지만 여전히 내게 미소 짓고 있던 그 얼굴을 보고서야 내 정신이 돌아왔다. 나는 충격을 받았지만, 내 입에서는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내 앞에 있던 그 사람이 이 말을 하고는 나에게서 멀어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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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지자... 우리 사랑은 끝났어."
크리스가 그 말을 했을 떄, 나는 완전히 정신을 되찾았다. 모든 죄책감이 나를 휩쓸었다. 조금 전 내게 등을 돌리고 간 사람을 부르려고 했지만, 입 밖으로는 아무런 말도 나오지 않았다.
https://img.theqoo.net/DQtFpo
가지마....
그런 말들을 하려고 했던 게 아니야.
크리스가 천천히 시야에서 사라져갈 때, 나는 공허하게 손을 내밀었다. 솔직히 나는 너무 두려웠다... 그녀를 잃고 싶지 않았지만, 그녀한테 거절당할까봐 무서웠다.
만약 내가 그녀를 불렀는데 그녀가 돌아보지 않으면 어쩌지... 그럼 난 어떻게 해야하지?
만약 내가 그녀를 쫓아갔는데, 계속 떠나겠다고만 하면... 나는 달리 어떻게 해야할까?
만약 내가 공기처럼 사라져 그녀에게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된다면, 나는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
하지만 나는 여전히 희망이 있었다. 스스로에게 말했다, "아니야, 크리스는 나에게 다시 돌아올 거야. 우린 분명 오늘 그랬던 것처럼 서로를 무척 그리워할거야." 나는 스스로에게 그렇게 말했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는 방금 일어난 일은 이미 벌어진 거라고 말하고 있었다.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었다.
나는 이 얘기를 아무에게도 한 적이 없다. 크리스도 그 사건이 내 죄였다는 걸 모르고 있다. 나는 그 일을 생각할 때마다 불안하고 죄책감을 느낀다. 그리고 그 일에 대해 악몽을 꾸기도 한다. 오늘 밤처럼.
맞아... 오늘밤이 그 일에 대한 꿈을 꾼 첫 번째 밤은 아니었다. 내 죄책감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