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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퀘어 조지 러셀이 기고한 회고록 원문 번역해서 가져와봄 : 0.00 by 조지 러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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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11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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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고록 내용 좋으니 러셀덬 아니어도 천천히 읽어봐도 좋을듯 

러셀이 어떤 삶을 살아오고 어떤 사람인지 담담하게 잘 나온거같아

1달 전에 기고한 회고록임

 

https://www.theplayerstribune.com/george-russell-f1-racing-mercedes

(번역은 코파일럿에게 부탁함)

 

스톱워치

내가 F1까지 달려온 여정을 하나의 이미지로 표현한다면, 그것은 바로 스톱워치다. 빌어먹을 80년대식 스톱워치.

 

어린 시절 카트를 처음 몰기 시작했을 때, 지금처럼 멋진 데이터 화면이 있어서 랩타임을 알려주는 없었다.

아버지는 낡은 스톱워치 하나로 연습을 기록했다.

나는 있는 힘껏 달렸다. 나를 몰아붙인 두려움이었다.

하지만 카트도, 속도도, 트랙도 두렵지 않았다. 두려운 바로 스톱워치였다.

그건 가장 같았다. 아무리 완벽하게 등을 시트에 붙이고, 그립을 단단히 잡고, 코너에 들어갈 페달을 정교하게 밟았다가 적절한 순간에 떼고, 미끄러짐도 감속도 없이 순수한 속도로 랩을 이어가도… 아버지를 올려다보면 있었다. 있었다.

 

“어땠어?” “아니야. 경쟁력 없어. 다시 해.”

얼음처럼 차가운 목소리. 처음엔 주말 레이스에 나가면서도 내가 이길 있다고 믿지 않았다.

‘내가 여기서 제일 빠를 리가 없지’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경기에 나가면 내가 이겼다.

그때는 혼란스러웠다. 목요일에 아버지와 함께 있을 내가 평범하다고 느꼈는데, 토요일이면 트로피를 들고 있었다.

3년 동안 거의 모든 경기를 휩쓸었다.

 

그리고 다음 날, 아버지와 함께.

 

딸깍. “아니야. 다시 해.”

 

내가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깨닫는 6년은 걸렸다. 결국 알아냈다.

아버지가 일부러 스톱워치를 늦게 눌러 기록에 초를 더한 것이었다. 내가 항상 ‘조금 부족하다’고 느끼게 하기 위해서였다.

그래서 모든 이기고 있을 때조차도, 나는 밀어붙일 있었다. 항상 조금 더.

 

가끔 시절의 성공을 떠올리면, ‘정말 멋진 순간들이었겠지’라고 생각한다.

분명 행복한 순간들도 많았을 것이다. 하지만 아버지 눈에 눈물이 맺힌 모습을 번뿐이다.

 

번은 누나 카라의 결혼식에서, 그리고 번은 2018년 소치에서였다.

그때 나는 윌리엄스와 함께 F1에 데뷔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것은 우리 모두에게 세상의 전부 같은 순간이었고, 아버지에게도 얼마나 의미였는지 그의 미소와 눈물이 말해주었다.

 

하지만 기억이라는 묘하다. 웃음을 순간들은 남지 않는다. 우리를 울린 순간들이 오래 남는다.

눈을 감으면, 나는 다시 아홉 살이 된다.

카트에 앉아 있고, 아버지는 뜨겁게 내리쬐는 햇살 아래 직선 구간에 있다.

 

그리고 나는, 좋은 경기를 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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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관중석 같은 곳을 오르내리며 팔을 휘두르고 있었다.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른 모습이었다.

 

나는 헬멧 속에서 생각했다.

“젠장, 완전히 망치고 있어.”

그건 내가 가진 가장 선명한 레이싱 기억 하나다. 그때의 감정을 지금도 눈을 감으면 바로 떠올릴 있다.

 

아마도 커리어의 10년 동안, 나는 랩마다 아버지가 어디에 있는지를 확인했다.

그의 얼굴 표정을 살피며 만족스러워하는지, 아니면 실망했는지를 찾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는 자랑스러워하기보다는 실망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는 나에게서 많은 것을 원했다. 아마도 그는 알고 있었을 것이다. 20석뿐인 F1 시트에 앉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

그것은… 모든 것을 바쳐야 한다는 뜻이었다.

 

시절 나는 영국 전역을 오가며 경주를 치렀다.

우리 가족은 작은 모터홈을 타고 매주 주말마다 레이스장으로 향했다.

내가 달리면 우리는 행복한 가족 같았다.

하지만 코너에서 추월을 당하거나 작은 실수를 하면,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세상에서 가장 여정처럼 느껴졌다.

우리는 노퍽까지 여섯, 일곱 시간을 달려야 했는데, 그 차 안은 침묵으로 가득했다.
막히는 침묵. 마치 가스레인지 위에서 끓어오르는 주전자처럼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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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아마 가장 힘든 부분이었다. 어린아이로서 그런 상황을 보고 느끼면, 마치 그 모든 게 내 잘못인 것처럼 느껴졌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나는 곧장 방으로 달려 올라갔다. 분노와 불안이 내 안에서 뭉쳐져 터질 듯이 차올랐다.

몸 안에서 뭔가가 근질거렸다. ‘나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무너져버릴 거야.’ 그런 느낌이었다.

 

우리는 시골에 살았다.

그래서 나는 쿼드 바이크를 타고 들판을 아무 목적 없이 달리곤 했다. 때로는 바이크조차 타지 않고 그냥 밖으로 뛰쳐나가 미친 듯이 달렸다.

우리 집에는 초콜릿색 라브라도, 알피가 있었다.

그는 사실상 내 가장 친한 친구였다. 내가 달리면 알피도 쫓아왔다. 그가 없었다면 나는 정말 미친 사람처럼 보였을 것이다.

말 그대로 정원을 빙빙 돌며 달렸다. 더 빠르게, 더 빠르게, 더 빠르게.

 

돌아보면, 나는 어린 시절 내내 긴장 속에 살았다.

아버지와 레이싱 때문에 불안감을 느끼기도 했지만, 또 다른 이유도 있었다.

우리는 정말 아무것도 없는 곳에 살았다. 가장 가까운 마을이 네 마일 떨어져 있었는데, 그마저도 아주 작은 마을이었다.

작은 시골길들이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었고, 그 사이에는 끝없이 펼쳐진 농지가 있었다. 들판에서는 늘 콤바인이 돌아다니며 곡식을 베고 정리했다.

아버지는 농업에 종사하며 자신의 사업을 운영했다.

그는 내 레이싱 꿈을 뒷받침하기 위해 매일, 하루 종일 일했다. 내가 깨어나기 전에 이미 일을 나갔고, 집에 돌아올 때쯤이면 나는 대개 잠들어 있었다.

그래서 주말에 트랙에 가지 않는 날이면, 나는 늘 머릿속에서 생각했다. “아버지는 지금 어디에 계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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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형 벤지가 있는데, 나보다 12살 많고, 누나 카라는 13살 많다. 그래서 어린 시절 집에는 늘 나와 엄마만 있었다.

밤이 되면 새들이 지저귀었는데, 그 소리는 결코 평화롭지 않았다. 마치 유령의 집 같은 소리였다.

 

가끔 혼자 TV를 보다가 괜히 무서워지곤 했다. 해가 지면 분위기는 으스스해졌다.

창밖으로 차의 헤드라이트가 스쳐 지나가면, 나는 속으로 외쳤다.

“뭐지? 무슨 일이야?” 차 한 대가 지나가는 것만으로도 긴장했다. 집 안에서 나는 작은 소리, 삐걱거림에도 ‘뭔가 일어나고 있어’라고 생각했다.

 

나는 사실상 내 그림자조차 두려워했다. 그때는 잘 몰랐지만, 돌아보면 나는 꽤 외로운 아이였다.

학교에서도 친구가 많지 않았다. 다른 아이들이 주말마다 생일 파티에 가거나 친구 집에 놀러 갈 때, 나는 레이스 트랙에 있었다. 결국 초대장은 더 이상 오지 않았다.

이유는 분명했지만, 내 관심은 다른 곳에 있었다.

 

그렇다고 친구를 원하지 않았던 건 아니다. 누구나 그렇듯 나도 친구가 필요했다.

처음에는 다른 드라이버들과 친구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곧 깨달았다.

라이벌과는 진정한 친구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카트 레이스는 정말 치열했다.

바퀴와 바퀴가 맞부딪히고, 코너마다 부딪히고 밀쳐내며 달렸기에 절반의 선수들과는 결국 사이가 틀어졌다.

부모들끼리도 다투었고, 그 갈등은 아이들에게까지 번졌다.

 

그래서 내 삶은 점점 고립되어 갔다. 하지만 솔직히 학교에 대해서는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

이미 어린 나이에도 내가 어디에 있어야 하는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늘 묻는다. “어린 시절 그렇게 많은 걸 포기하고, 재미있는 걸 놓치면서 살았던 게 힘들지 않았느냐”고.

하지만 내겐 그것이 희생이 아니었다. 그것은 선택이었다. 나는 트랙에 있고 싶었다.

 

나는 레이스를 하고 싶었다. 나는 이기고 싶었다.

 

나는 11살 때 첫 번째 주요 카트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2009년이었다.

시즌이 끝나고 큰 시상식에 초대받았다. 그곳에는 포뮬러 원 드라이버들, 팀 오너들, 팀 보스들이 있었다.

그때까지는 TV에서만 보던 사람들이었다. 내가 우상처럼 바라보던 사람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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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밤의 주인공은 브론 GP라는 팀이었다. 로스 브론은 원래 혼다 레이싱 팀의 기술 디렉터였다.

그는 뛰어난 두뇌를 가진 사람이었다. 전 시즌, 혼다의 F1 팀은 부진을 거듭하며 거의 파산 직전까지 몰렸다.

결국 2008년 말, 로스는 그 팀을 단돈 1파운드에 인수했다. 그리고 2009 시즌 동안 차 디자인에서 놀라운 혁신을 이루어냈다.

그들의 드라이버, 영국 출신 젠슨 버튼은 챔피언에 올랐다.

 

그날 저녁, 나는 구겨진 정장을 입고 커다란 버밍엄 컨벤션 센터를 걸어 다녔다.

화려한 곳은 아니었지만, 어린아이였던 내게는 거의 왕립 오페라 하우스처럼 느껴졌다.

내겐 엄청난 무대였다. 그곳에서 로스와 젠슨을 보았고, 나는 그저 경외심에 휩싸였다.

그들은 내게 전설 같은 존재였다.

 

영국인들은 모터스포츠에 엄청난 열정을 가지고 있다.

나는 가까이에서, 팬들에게 영국 드라이버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의미인지 직접 보았다.

그들이 승리를 향해 응원하는 모습을 보며, 나는 영국인이라는 사실이 자랑스러웠다.

그리고 나 역시 그들을 자랑스럽게 만들고 싶었다.

그날 밤의 한 장면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어느 순간, 나는 화장실에 갔다. 그리고 반쯤 지나서야 옆 소변기에 서 있는 사람이 로스 브론이라는 걸 깨달았다.

나는 그대로 얼어붙었다. 미안하지만 사실이다! 그때 나는 겨우 11살이었다.

어린 시절, 나는 드라이버들과 팀 보스들을 슈퍼히어로처럼 바라봤다.

내게 그들은 현실보다 더 큰 존재였다.

 

내 머릿속엔 이런 생각뿐이었다.
“와, 그도 화장실에 가는구나.”
우리가 같은 공간에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현실 같지 않았다. 그는 현실의 사람이 아닌 것 같았다.

 

그 순간, 나는 처음으로 내가 슈퍼스타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사실은 그냥 인간이라는 걸 깨달았다.

만약 그 경험이 없었다면, 지금 이렇게 글을 쓰고 있지도 않았을 것이다.

내 이야기가 가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로스를 평범한 사람으로 본 그 경험은 내 아버지를 더 뚜렷하게 바라볼 수 있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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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이를 먹고 나서야 아버지가 얼마나 큰 스트레스 속에 있었는지 제대로 깨달을 수 있었다.
지금은 그의 입장이 되어 돌아볼 수 있다.
아침 7시부터 밤 9시까지 일하고, 그 주에 번 돈을 모두 주말 레이싱에 쏟아붓는데…
아들이 진지하게 임하지 않거나 장난을 치거나 어리석은 실수를 한다면, 당연히 속상했을 것이다.

 

아버지는 모든 것을 걸고 있었다.
정말 모든 것을.

 

우리는 좋은 삶을 살 만큼은 충분히 편안했지만,
레이싱 커리어를 감당할 만큼 부유하지는 않았다.
솔직히 말해, 아버지는 내 레이싱 커리어에 100만 파운드 이상을 썼다.
엄청난 돈이다.
하지만 모터스포츠 세계에서는 그 정도로도 F1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그것이 우리가 가진 거의 전부였다.
아버지는 그 꿈에 깊이 몰두했고, 우리 모두가 그랬다.
나, 아버지, 엄마, 벤지, 카라.
모든 칩이 내게 걸려 있었다.

 

어느 날 나는 스스로에게 물었다.
“아버지가 늘 머리를 쓰다듬으며 ‘잘하고 있어’라고 말해주는 관계를 원했을까?
아니면 지금 내가 아는 것처럼, 그의 엄격함이 내 인생을 준비시켜 준 관계를 원했을까?”

 

아버지는 내게 전통적인 어린 시절의 온기를 다 주지는 못했다.
하지만 그는 주머니 속 모든 돈을 내게 내어주었다.
자신의 사업을 팔아 내 레이싱을 지원했다.
그리고 돈보다 더 귀한 것을 희생했다.
바로 시간.
깨어 있는 모든 순간을 내 꿈을 위해 바쳤다.

 

그건 내게 세상의 전부다.

 

16살이 되었을 때, 나는 스스로 길을 만들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영국 포뮬러 4 첫 해였는데, 부모님은 더 이상 내 커리어를 지원할 자금이 없다고 했다.
그 순간 내 머릿속은 완전히 바뀌었다.
16살이면 성인까지 2년 남은 나이, 스스로 어른이 되어가는 기분이지만,
그때 나는 얼마나 부족한지 깨달았다.
‘이제 내가 나서야 한다. 스스로 해내야 한다.’

 

그때 나는 몇몇 F1 팀 보스들의 전화번호를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전화를 걸고, 이메일을 보내고, 누구든 내 얘기를 들어줄 사람과 대화했다.
매니저가 다른 드라이버를 통해 토토 볼프의 이메일을 얻었는데,
그는 내가 직접 보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내게 이메일 주소를 건네며 말했다.
“빨리 메일을 보내.”

 

솔직히 말해, 주소는 뻔했다.
아마도 totowolff@MercedesF1.com 같은 거였을 것이다.

 

그날을 아주 또렷하게 기억한다.
2014년 아부다비 그랑프리 직후 화요일이었다.
나는 이렇게 썼다.

Dear Toto,

제 이름은 조지 러셀입니다.
저는 포뮬러 4에서 달리고 있습니다.
이번 시즌 챔피언십에서 우승했습니다.
내년에는 포뮬러 3로 진출할 예정입니다.
제 커리어에 대해 조언을 듣고 싶습니다.

나는 ‘이게 내 이력서입니다, 나를 뽑아주세요’ 같은 메일을 보내고 싶지 않았다.
그냥 “조언을 듣고 싶다”라고만 했다.
그게 그와 직접 얼굴을 맞대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15분 만에 답장을 보냈다.

 

맥라렌과도 좋은 대화를 나눴고, 레드불과도 접촉이 있었지만,
솔직히 토토는 달랐다.
그는 진심으로 다가왔다.

 

우리는 2015년 1월, 실버스톤 근처 메르세데스 본사에서 만났다.
토토는 늘 내가 정장과 넥타이를 매고 서류가방을 들고 들어왔다고 이야기하지만,
사실 그렇게까지는 아니었다.
기록을 바로잡자면, 나는 단지 가장 좋은 신발을 신고 있었다.
나는 어릴 때부터 늘 나이 든 사람처럼 옷을 입었기에 셔츠에 V넥 스웨터 같은 걸 입었을 것이다.
16살 치고는 꽤 단정해 보였다.

 

어쨌든 방에 들어서니 여섯 명의 사람들이 있었다.
모두 각 부서의 책임자들이었다.
주니어 프로그램 책임자, 갓 합류한 그웬 라그뤼.
독일 투어링카 마스터즈(DTM) 책임자.
F1 팀의 몇몇 멤버들.
그리고 토토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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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의 대화는 단순히 그들이 나를 더 잘 알기 위해서였고, 당시에는 존재하지도 않았던 프로그램에 어린 드라이버를 영입할지, 조금은 모험적인 결정을 내릴지 판단하기 위한 자리였다.

 

나는 이미 그들의 레이더에 들어와 있었다.

그냥 길거리에서 이메일 하나 보낸 사람이 아니었다. 갑작스러운 일도 아니었다. 그

들은 이미 내 잠재력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고, 아카데미 책임자로 그웬을 막 영입한 상황이었다. 모든 것이 딱 맞아떨어졌다.

메르세데스와 계약했을 때, 나는 2년 동안 그들의 유일한 아카데미 드라이버였다. 지금의 F1 팀들은 보통 10명씩 드라이버를 영입해 가능성을 분산시키지만, 메르세데스는 나에게 올인했다.

 

그들은 분명히 말했다.
“우리는 너를 믿는다. 이제 시험이 아니다. 우리는 네 잠재력을 실현하기 위해 여기 있다.”

그 말 그대로였다. 엄청난 순간이었다. 지금 돌아보면, 그들이 나를 그렇게 믿어준 것은 큰 특권이었다.

성과를 내야 하는 책임은 내게 있었지만, 그들은 모든 것을 단순하게 만들어주었다.

그리고 그 미친 듯한 순간, 어린 시절의 꿈이 현실이 되었을 때, 나는 아버지를 떠올렸다. 모든 세부사항을 빨리 말해주고 싶었다.

 

그의 반응은 예상과 달랐다. 그는 질문을 퍼붓지도 않았고, 회의에 함께 가겠다고 묻지도 않았다. 그저 나를 축하해주었고, 우리는 포옹했다.

그 순간은 마치 내가 오랫동안 우리 안에 갇혀 있었고, 아버지가 나를 길들이며 지금의 나로 만들어온 것 같았다.

그리고 메르세데스가 나를 영입하자, 그는 나를 놓아주며 날아가게 해준 듯했다.

 

나는 토토와 나눴던 한 대화를 절대 잊지 못할 것이다. 그것은 계약을 맺고 1년쯤 지난 뒤였다. 나는 미래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F1에 들어가고 싶었다.

 

하지만 곧바로 메르세데스에서 시작할 수는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런 일은 거의 전례가 없었다.

물론 지금은 키미 안토넬리가 그렇게 했지만, 내게는 그런 길이 열려 있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토토의 사무실에서 온갖 질문을 쏟아냈다.

 

“우리가 뭘 해야 하죠? 누구와 얘기해야 하죠?”

 

토토의 특별한 점은, 그는 사람을 무장해제시킨다는 것이다.

내가 얼마나 긴장으로 꽉 조여 있었는지조차 깨닫지 못하다가, 그의 한마디가 나를 조금은 편하게 숨 쉬게 만들었다.

 

토토는 이렇게 말했다. “조지, 네가 성과를 내면 돼. 나머지는 내가 알아서 할게.”

 

그 말은 단순했지만, 나는 깊이 새겨두었다. 그 이후 내 여정의 모든 단계에 그 조언을 적용해왔다.

 

그리고 지금도 그렇다.

 

나는 메르세데스 F1 가족의 일원이 된 지 거의 10년이 되었다.

그 사실을 결코 당연하게 여기지 않는다. 2026 시즌을 앞두고 설레지만, 올해는 아직 여섯 번의 레이스가 남아 있다.

내가 집중하는 것은 오직 다음 경기뿐이다. 왜냐하면 모든 경기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카트 시절부터 지금까지 늘 그래왔다.

 

이 스포츠에서는 언제나 계약 이야기가 오간다. 하지만 솔직히 나는 한 번도 그것에 대해 걱정한 적이 없다.

내가 성과를 내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팀이 얼마나 끈끈한지에 대해 아무리 이야기해도, 결국 이건 거래다. 비즈니스다.

나는 내가 왜 여기 있는지 안다. 팀은 빠른 드라이버를 고용하기 위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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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때때로 내가 조금은 오해받는 성격이라고 느낀다.

나는 오직 한 가지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빠른 것.

나머지는 모두 잡음일 뿐이다.

나는 단지 성과를 내고 싶다.

내 마음가짐은 단순하다. 나는 F1 월드 챔피언이 되고 싶다.

그리고 한 번 우승하면, 또 다른 우승을 원할 것이고, 또 그 다음도 원할 것이다.

루이스와 토토 곁에서 배운 것이 바로 그것이다.

 

나는 내 스포츠뿐 아니라 모든 스포츠의 ‘GOAT(위대한 선수)’들을 바라본다.

그리고 생각한다. “어떻게 하면 저렇게 될 수 있을까?”

 

사실 내 눈을 크게 뜨게 해준 사람은 따로 있다. 바로 노박 조코비치다.

그는 정말 영감을 주는 인물이고, 위대한 운동선수다.

어느 날 나는 그에게 체력 관리 루틴에 대해 물었다.

오랫동안 정상에서 활약할 수 있게 해준 비결이 무엇인지 궁금했다.

그는 예상할 만한 대답을 했다. 식단을 철저히 관리하고, 훈련에 엄청난 노력을 기울인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내가 “20대 때와 비교하면 지금은 어떤가요?”라고 묻자, 그는 웃으며 말했다.

 

“조지, 내 20대 시절에는 모든 게 훨씬 쉬웠어.”

 

그는 그때는 필요 이상으로 많은 걸 했다고 했다.

지금 돌아보면, 이틀쯤 헬스장을 빠졌어도 경기력에는 전혀 지장이 없었을 거라고.

하지만 그랬다면 지금은 대가를 치르고 있을 거라고 말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내 안에서 무언가가 ‘딱’ 하고 맞아떨어졌다.

F1 시즌은 점점 더 가혹해지고 있다.

호주에서 상하이, 도쿄로.

중동을 거쳐 다시 유럽, 몬트리올, 또 유럽, 싱가포르, 그리고 다시 미국으로.

지금 나는 몸이 건강하고, 정신도 맑다. 7개월간의 피로한 여정이었지만 오늘은 괜찮다.

하지만 10년 뒤, 내가 30대 중반이 되면 이 일정은 정말 잔혹할 것이다.

최고의 신체 조건을 유지하고, 정신 건강을 지키기 위해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그리고 내 커리어에서 수년간 바로 옆에 앉아 있던 또 다른 GOAT가 있었다. 그는 내 사고방식에 엄청난 영향을 주었다.

 

루이스가 페라리로 떠난다는 소식은 솔직히 놀라웠다.

 

그를 대신해 말할 수는 없지만, 나는 가끔 생각한다.

그는 자신이 F1에서 이룬 업적을 온전히 실감할 수 있었을까?

그의 시야는 훨씬 더 크고, 멀리, 높이 뻗어 있기 때문이다.

그는 마이클 조던을 목표로 삼았고, 스포츠적 관점에서 이미 그에 도달했다.

하지만 루이스의 사고방식은 늘 이렇게 흘러간다.

“조던이 상업적으로 더 성공했을까? 아니면 다른 누군가가 더 큰 사회적 영향을 남겼을까?” 그의 ‘위대함’의 정의는 계속 확장된다.

 

하지만 내가 루이스에게서 배운 가장 큰 교훈은 이것이다.

승리가 먼저다. 그리고 나머지는 그 뒤에 따라온다.

 

이제 그는 자신에게 최고의 선물을 주었다. 바로 ‘선택할 수 있는 자유’라는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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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내가 언젠가 이루고 싶은 것이다.

나는 미래를 위한 구조적 기반을 만들고 싶다.

그래서 내가 35, 36, 40에 가까워졌을 때,

F1을 계속할지 말지는 오직 내가 결정할 수 있도록.

성과가 떨어지거나, 여행과 시차 적응을 더는 감당할 수 없어서가 아니라.

언젠가는 그런 날이 오겠지만, 갑자기 절벽에서 떨어지는 게 아니다. 서서히 기울어가는 것이다.

그리고 그 시점이 27인지, 30인지, 35인지, 40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나는 지금 27살이다.

처음 내 여정을 털어놓으려 앉았을 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잠깐, 무슨 여정? 내가 은퇴라도 하나? 아직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는데.”

나는 한두 번의 우승에 집착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다 첫 우승의 마법을 떠올렸다.

그 느낌은 절대 잊지 못할 것이다.

그것은 내가 늘 꿈꿔온 순간이었다.

어린 시절 밤마다 침대에 누워 상상했다.

예선에서 프런트 로우에 서서, 선두로 달려가 끝내 우승하는 모습.

혹은 2020년처럼 압박이 있는 상황.

루이스가 코로나에 걸려 내가 그의 자리를 대신하게 되었을 때.

(아마 그날은 누군가가 내가 이기지 못하길 바랐던 모양이다.)

 

나는 늘 그 순간이 어떤 기분일지 궁금했다. 하

지만 한 가지는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느낄지에 대해서는.

 

상파울루의 폭우 속에서 내가 우승했을 때,

팀원들이 감격에 눈물을 흘리고,

가족들이 눈물을 흘리며 자랑스러워하는 얼굴을 보았다. 그것은 절대 잊지 못할 장면이다.

 

결국 그 모든 사람들이 내 여정에 큰 영향을 주었다.

그들이 있었기에 내가 지금 여기에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 우승은 내 것이자, 그들의 것이기도 했다.

 

내가 이 글을 쓰고 싶었던 이유도 바로 그것이다.

내게 문을 열어주고 믿어준 사람들을 위해.

무엇보다 아버지와 사랑하는 어머니. 오늘의 내가 될 수 있도록 모든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메르세데스의 레이더에 오르기 4년 전부터,

첫날부터 나를 믿어준 그웬 라그뤼에게도 감사드립니다.

13살 때부터 늘 내 편이 되어주고, 나를 믿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믿을 수 없을 만큼 바쁜 삶 속에서 나를 지지해주는 카르멘.

내가 원하는 곳에 서기 위해 필요한 헌신을 이해해주어 고맙습니다.

 

우리 집에는 메르세데스와 F1 계약을 맺은 날 찍은 사진이 있다.

당시 우리는 네덜란드 잔드보르트에 있었다. 그 사진은 늘 소중히 간직할 것이다.

우리의 얼굴에는 꿈이 현실이 되어가는 순간이 담겨 있었으니까. 카르멘, 당신은 언제나 나의 닻이다.

이제는 나와 아버지가 자리를 바꾼 것 같다.

이상하게도, 내가 차에 있을 때 그는 늘 내 곁에 있다.

내가 패배하면 그의 좌절을 느낀다.

하지만 이제 그 좌절은 곧 나 자신의 것이다.

 

UREAjh
 

레이싱이 피 속에 흐른다면, 모든 것은 시간과 관련된다.

나는 10살 때부터 늘 그랬다.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밤에 잠들기 직전까지,

내가 하는 모든 일은 거의 초 단위로 계획된다.

단 하나의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다.

“이게 나를 더 빠르게 만드는가?”

 

이 글은 수년 만에 처음으로 미래를 향한 것이 아닌,

지금의 내 이야기를 담은 것이다.

하지만 나는 기쁘다.

마침내 내 생각을 글로 옮겼으니까.

내 진짜 이야기. 이 자리에 오기까지의 진짜 여정.

 

솔직히 말해, 조금은 가벼워진 기분이다. 조금은 더 자유롭다.

 

나는 나 자신과 팀을 믿는다. 다가올 것을 준비했다. 나는 챔피언이 될 준비가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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