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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과천 국현미, 국중박 합스부르크전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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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22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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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보니 길어짐.
과천 국현미는 저저저번주 주말에, 합스부르크는 저번주 주중에 다녀왔어.
국현미는 이건희 전 보러갔다가 다른 전시도 다 보고왔는데 장르(?)가 다 달라서 다채로웠어. 

국현미 이건희전
나는 회화 작품을 좋아해서 피카소는 그냥 그랬구(그릇작품만 있었음) 카미유 피사로의 시장 그림, 모네의 수련 연못 그림, 오귀스트 르누아르의 여성이 책을 읽고 있는 그림, 샤갈의 결혼 꽃다발 이 인상적이었어. 인상적인걸로만 따지면 달리 그림이 화풍부터 강렬하게 압도적인데 상반기에 디디피에서 했던 달리전을 보고와서 그런지 아 이 아저씨는 걍 천재다 라는 감상뿐이었음. 그에 반해 다른 작가들 작품은 처음 보니까 신기한 마음이 더 컸어. 특히 샤갈 같은 경우는 교과서에서만 봤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샤갈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파란색' 그림을 눈앞에서 보니까 신기하더라고. 역시 이게 샤갈이구나였다면 모네의 수련은 아 이게 모네의 수련이구나. 작품 설명 보니까 시력이 저하됐을때 그린 그림이라던데 그래서 형태의 경계가 흐릿하고 구름처럼 섞인 느낌도 드는데 색감이 딱 중심을 잡더라고. 보면서 그림들이 다 상징적이고 예쁘긴한데 소장하기엔 개인적인 매력이 있나?라는 생각이 들던 찰나에 모네 그림을 보고 매력이 있다ㅇㅇ하면서 넋놓고 봄. 다소 차가운 초록색과 희뿌연 하늘색과 어디선가 스며든 노랑색등이 전체적으론 청명해 보였어. 다 보고나니 당연히 어디까지나 (((개인소장품)))전시 느낌이었는데 재벌2세의 개인소장품 다워서 기분이 오묘했음. 그리고 아직까지도 어떤 더쿠덬이 희대의 장물아비라고 쓴 표현이 잊혀지지 않음. 아무튼 덕분에 왠만하면 평생 보기 힘든 작가의 작품들을 1시간 반 발품 팔고 볼 수 있어서 사회에 감사했음.

국현미 백남준 효과
국현미 오랜만에 가서 암것도 모르고 들어가다가 입구컷 당하고 매표소로 되돌아와 표사서 들어감. 삼천원밖에 안하더라. 사회에 감사22 백남준과 백남준 영향을 받은 작품들이 전시돼 있는데 작품으로는 백남준 작품들이 인상적이었고 전시 자체는 각각 다른 개성의 작품들이 지루할 틈 없이 배치되어 있으면서도 같은 결로 느껴지게 해논게 좋았어. 개인적으로 설치미술과 현대미술에 조예도 없고 감흥도 없는 편이라 이 이상 표현하기가 어려운데ㅋㅋㅋㅋ 그런 취향인데도 별로 지루하지 않게 봄. 해체주의 안좋아 하지만 마지막에 차 부품을 사방 팔방으로 꺼내놓고 철사로 꿰어놓은 작품이 제일 인상적이었어. 특히 3층쯤에서 내려다 보면 미술관 온 것 같아서(?) 오지더라.

국현미 모던데자인
이 전시는 1945년 창립된 산업디자인부흥단체(정식단체명 이거 아닐거야)에 소속된 작가들의 작품을 주로 다룸. 그 중 한홍택이라는 작가가 가장 많이 등장하는데 그분이 처음엔 해방 관련 포스터, 해방했으니 우리말 되살리기 운동의 일환으로 어린이들 만화 이런거 그리셨는데 마지막 섹션에선 경주나 강원도, 제주도등 우리나라 관광지 포스터도 그리셨더라구. 이렇게 섹션도 시대->변화(움직임)->발전 순으로 나눠놓아서 더 뻐렁쳤어. 중간에 개인전 작품들을 배치해 산업디자인의 흐름 뿐 아니라 그 흐름을 주도한 작가의 개인 작품들을 들여다 볼 수 있게 해서 인간적인 호감도를 올려놓고 마지막에 관광포스터 섹션으로 마무리한게 진심 박수감이었음. 마음속으론 손이 부르트도록 박수침. 관광지 포스터는 배경이 이미 절경인데 목적은 한번이라도 쳐다보도록 그려야 하는거라 강렬하면서도 감각적이었어. 여기 온 목적이었던 이건희전 보다도 더 깊은 감정을 느꼈어.

국현미 원형정원, 옥상정원
둘이 이어져있엉. 원형정원 돌고 계단 올라가서 옥상정원 한바퀴 돌면 됨. 원형정원도 좋은데 옥상정원은 꼭 올라가보길 추천해. 전시 제목이 <옥상정원_시간의 정원>이었는데 무슨 뜻인지 알 것 같은 기분이었어. 원반고리 같은 복도를 걸으며 해의 방향, 햇빛의 색깔, 저 아래 미술관 잔디와 종알종알 걸어오고 가는 사람들을 보고있자니 외부와 차단된 채 외부를 관망하는 기분이었어. 저 밖의 풍경과 내가 걷고 있는 복도의 시간은 다르게 흐르는 듯하고. 근데 사실 한바퀴 도는 내내 나밖에 없어서 그랬던거 같음. 오픈런으로 들어간거라 아무리 주말이라도 오전엔 사람이 별로 없더라ㅇㅇ

다다익선: 즐거운 협업
요건 다다익선 재가동 기념 겸, 과천관의 랜드마크인 다다익선 자랑 겸 연 전시같았음. 그럴만 하잖아 다다익선인데. 암튼 제작 당시 회의록, 노트, 백남준 작가가 보낸 편지, 다다익선 모니터에서 나오는 8개 영상의 원본등 자료들과 계속적 가동을 위한 전시주최측의 입장, 노력등이 담긴 자료들이 전시중임. 끝엔 백남준 작가의 말년의 생애 기록도 조금 있고.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건 작가는 언젠가 이 작품이 영원하게 재생될 수 없단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대목과, 그러므로 작품을 어떻게 유지시켜야 하는가? 라는 질문이었어. 일단 과천관 측은 계속 가동을 위해 노력했고 최근에 가동이 다시 시작됐나봐. 난 시간때가 안맞아서 못봤지만 여유있는 사람들은 충분히 볼 수 있는 시간대에 상영중이야. 마지막 전시여서 좀 대충보긴 했지만 전시회가 던지는 질문과 욕심과 노력에 대해 고찰하게 됐어. 전시관 발밑에 작가가 "영원성의 숭배는 인류의 가장 오래된 질병이다.", "예술은 짧고, 인생을 길다."라는 문구가 더욱 생각에 생각을 하게 만듦. 아 그리고 맨 위층에 다다익선 끝이랑 닿을듯한 천장에 원형으로 문구가 써져있더라. 문구 뒤에 새긴 날짜 써져있는게 진짜 뭔가 멋있었어.

국중박 합스부르크전
우리카테에 요즘 제일 핫한 전시를 아니 가볼 수 없겠죠? 네시쯤이 한산하단 얘기 듣고 수요일 네시로 예매해서 다녀왔는데 수요일에 간게 패착이었던걸까.. 사람 개많던데..ㅋㅋ큐ㅠㅠㅠ 일부러 회사 조퇴하고 갔는데 그 시간에도 줄서서 보길래 우리나라 사람들은 뭐가 이렇게 문화적인거야 라며 힘들어짐ㅋㅋ큐ㅠㅠ 암튼 처음 예매했을때부터 메인인 공주 초상화가 마음에 들었고 근래 뮤지컬덕후도 됐고 그래서 뮤 배경에 자주 등장하는 양식들을 찐 작품으로 보는 것 자체가 이건 남는 장사다 싶어 보러왔어. 아무래도 왕가의 유물들이 많다보니 초상화가 제일 많았는데 초상화 보는거 좋아해서 흥미롭게 봄. 그때나 지금이나 한껏 예쁘고 멋있게 꾸며놓고 프로필 사진 대신 초상화로 그려지는 거잖아. 그래서 애초에 공주 그림이 제일 끌렸나봐. 아직 애기여서 어른의 계산된 표정이 덜해서 마냥 인형같기만 했거든. 너무 인형 같애서 엄청 큰 감동은 안와닿았지만.. 암튼 그러고 그래도 돈값하는 전시네 하고 둘러보다가 아예 따로 방 마련된데 들어갔는데 아 돈값함. 루벤스의 그림이 검은 벨벳느낌나는 벽에 홀로 걸려있었는데 사이즈도 사이즈지만 신과 인간이 가운데 테이블을 두고 마주보고 앉아있는 상황이, 모습이, 표정이, 모든게 보면 볼수록 교화되듯 경이로워져서 한참 다른 생각은 머리에 들어오지도 않았어. 오로지 그림에만 열중했어. 개인적으론 이런 집중력으로 그림을 감상하는 경험은 앞으로도 많지 않을것 같아. 이어서 정물이나 사냥 그림들이 조금 있고 다시 오스트리아 왕족의 초상화로 이어지는데 엘리자벳이 내가 생각했던거랑 완전 다른 인상이었던게 인상적임. 그리고 마지막에 조선이 오스트리아에 선물로 준 갑옷이랑 투구가 인상적이었어. 계속 서양식 복식과 양식에 눈이 평준화 되다가 갑자기 우리께 나오니까 다르게 귀한 기품과 품격이 느껴졌어. 최근까지 월드컵이었어서 내가 좀 국뽕이 차있는 상태라 더 그럼(tmi국현미는 월드컵 시작때쯤 다녀왔다)

두 곳 다 시간 내서 가볼만한 전시라 추천해. 되도록 사람없을때가 제일 좋겠지만 합스부르크는 당분간 힘들거 같ㄷㄹ.. 개쓰레기요일 4시에 줄서서 보는 전시 대단했다..
쓰다보니 더 길어졌는데 읽어봐 준 덬이 있다면 고맙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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