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경에게는 얻은 게 많은 작품이다. 그는 윤소아의 까칠하지만 톡톡 튀는 캐릭터를 코믹한 연기와 함께 녹여내며 한층 성숙한 매력을 드러냈다. 이제 '로코퀸'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는 평을 듣기도 했다. 하지만 캐릭터의 매력과는 별개로 드라마를 둘러싼 대중의 반응은 분분했다. 원작과의 비교, 비교적 저조한 화제성 등으로 기대 이하라는 혹평에서 완벽히 자유롭긴 어려웠던 것. 신세경은 일련의 반응들을 충분히 이해한다며 “종합예술은 호불호가 갈리기 마련이다. 외부 반응 때문에 흔들렸던 적은 없다”고 전했다.
“캐릭터나 스토리는 굉장히 탄탄한 작품이었어요. 그래서 부족한 제가 확신을 갖고 연기할 수 있었고요. 특히 소아랑 실제로 닮은 점이 많아서 그런지 이해가 빨랐어요. 일단 저도 소아처럼 물 트라우마가 있거든요. 처음에 물에 빠지는 신이 있는지 확인했을 정도로 공포가 심해요. 어릴 때 수영을 미처 못 배운 상태에서 물에 빠진 이후로 엄청난 트라우마가 생겨서 지금도 수영은커녕 세면대에 물 받아놓고 얼굴만 담그는 것도 못해요. 하지만 이번 작품에선 물이 상징적인 소재라 수중신도 있었는데 다행히 그래픽 등 장치의 도움을 받아서 무리없이 촬영할 수 있었어요. 배려해 주신 덕분이죠. 사실 앞으로 연기할 때 필요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수영을 배우려고 해봤는데 쉽진 않네요.”
로맨틱 코미디는 주연배우들의 이미지가 극의 분위기를 좌우하기에 결코 쉬운 장르는 아니다. 신세경이 고전적인 여성미나 성숙한 분위기에도 로코에 어울릴 수 있었던 건 특유의 코믹하고 능청스러운 매력 덕분이다. 과거 ‘지붕 뚫고 하이킥’으로 사랑받았던 신세경은 이번에도 기대 이상의 코믹 열연으로 분위기를 전환시키곤 했다. “코미디가 정말 어려운 장르죠. 그런 면에서 ‘하이킥’은 개인적으로 자랑스러운 필모에요. 근데 이번엔 제가 잘 살렸다기 보다는 감독님께서 상황을 재미있게 연출해주셔서 무릎을 탁 칠만한 코미디로 잘 전환이 됐던 것 같아요. 사실 지인들은 밝고 예쁜 역할보다도 웃긴 캐릭터를 많이 추천해줘요. 제가 낯가림이 있긴 하지만 친한 사람들과 있을 때 개그 욕심까지는 아니어도 웃음이 많거든요. 탄탄한 캐릭터만 보장된다면 제대로 웃긴 역할도 해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