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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리뷰) 내가예 언젠가는, 다시 함께 하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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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16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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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같이 살고 싶다며, 얼굴만 봐도 떠오르는 것도, 생각나는 것도 있지만,

그럼에도 같이 살자며 울먹이던 예지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환에게 너와 같이 살면 형도 영원히 잊지 못할 거라던 모습이 겹쳐졌다.


어쩌면 환에게도 그렇게 말하고 싶었을 것이다.

함께 살자고,

때때로 생각이 나겠지만, 어느날은 둘이 싸우기도 하겠지만, 차라리 헤어졌어야 했다며 서로에게 상처주는 날도 오겠지만.

그래도 함께 살자고, 그렇게 말이다.



허나,

예지에게 있어 환은,

한 마디 고백도, 한 번의 키스도 없었지만. 내내 사랑받고 있음을 한 번도 의심조차 할 수 없었을 만큼,

그렇게 매 순간을 온 마음으로, 온 몸으로 자신에게 사랑을 주었던 사람이었다.


돌이켜보면 스스로도 제대로 사랑하지 못했던 시절이건마는,

환과 만난 후의 그 모든 순간은, 한결같은 모습으로 그 자리에 있던 환의 존재가 있음으로써 

결국은 그 시절이 예지의 가장 아름다운 시절이 되었다.

앞으로의 수많은 아픔 앞에서도, 예지를 다시 일어서게 할 만큼.


그리고 그러므로,

어둠 속에서도 자신의 곁에 있던, 그리고 자신을 기어이 빛으로 끌어내주던 존재가 자신과 같은 아픔을 겪는 모습을 볼 수 없었을 거다.

예지에게 서환이 그렇게나 반짝거리는 사람이어서, 역설적으로 그래서 그것을 지키고 싶었을테니.



환은, 기꺼이 그런 예지의 말을 받아들였다.

어떻게 거부할 수 있었을까.

예지는 환이 너무 반짝이는 사람이라 내 곁에 둘 수 없다 하지만, 

결국은 환에게 그것이 빛이라고 알려준 사람이 예지인 것을.


예지의 거절에 겨우 돌아섰지만, 예지가 메일을 읽었다는 그 사실 하나에 떠나기 전 보고 싶은, 넘치는 마음을 주체할 수가 없어서 예지를 찾아왔을 거다.


그런데 또,

막상 조금은 가벼워진, 행복해진 그 얼굴을 보니

함께해달라는 말도, 사랑한다는 말도 건넬 수가 없었으리라.


그렇게 내내 하고 싶었을 말을,

서로를 눈 앞에 두고, 3인칭을 빌려 겨우 내뱉은 그 마음들이 너무 애달파서 마음이 아팠다.


무엇 하나 제대로 해본 것도 없어서, 초라한 사랑이어서 서글펐다는 환의 말도,

그저 존재만으로 추억이고 힘이였다고 에둘러 말하던 예지의 말도.

그리고 결국은, 그 말이 안타까웠는지 '사랑해'라는 말과 함께 환의 지난 사랑을 다 알아주는 예지를 보며,

어쩐지 내가 대신 보답받는 기분마저 들었다.


기다려주지 못해서 미안하다는, 어쩌면 아주 오래전부터 예지의 마음 속에 있었을 그 한마디와,

그저 내 세상에 와 주어서. 예지라는 존재 그 하나에 감사하는 환의 그 마음이.

볼수록 참 고운 사람들이라 마음이 아렸다. 




사랑임을 긍정하면서도, 매 순간순간 이루어질 수 없다는 말을 마치 다짐처럼 덧붙이던 두 사람은,

그렇게 서로의 행복을 빌며,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길을 걸어가게 되었다.


그러나 나는 생각한다.


나를 나로 존재하게 한 사람을,

나라는 존재 그대로 사랑해 준 사람을, 존재 그 자체로 사랑한 사람을.

그렇게 내가 가장 예뻤을 때를,

어떻게 잊을까.


다짐하듯 영원을 말하지도 않았지만,

그저 오래 기억하기를, 오래 기억되기를 바란다는 것은

부러 그 빛나는 시절을, 그리고 마음을. 

잊으려 애쓰지도 않겠다는 뜻일테다.

그래서 어쩌면 그 '오래'의 끝은, 두 사람에게는 오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다 어느 날,

긴 시간이 흐르고 난 어느 날엔가는,

서로가 서로에게 사랑이라 명명하지 않더라도 그저 서로가 함께 같은 길을 걸어가는 날이 올 수도 있지 않을까-.

그렇게 어쩌면 올지 모르는 나날을 가끔은 생각하며,

열심히 지금 이 순간을 살아낼 그들의 시간은 그렇게 내내 빛나리라.





+)이렇게 글을 쓸 계획도, 이렇게 길게 쓸 생각도 아니었는데,

마지막회가 자꾸 생각나서......너무나 새드인데 그런데 또 나는 그냥 언젠가..아주 오랜 시간이 흐르면. 싶어지기도 하고 뭔가 어...나만의 행회도 돌아가고...

여튼 그냥 좋아서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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