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초반 직장인 여자고, 키 160cm에 몸무게는 거의 100kg 다 되어가는 것 같아. 원래 비만은 아니었고 체대 졸업해서 대학 다닐 때는 체중은 60kg 언저리, 체지방은 20% 미만 유지했었어. 식단을 한 적은 없고 오히려 술 좋아해서 매주 술자리 있고 먹는 거 좋아해서 가리지 않고 잘 먹는 대식가st였는데 그 때는 운동량 자체가 많아서 살은 안 쪘던 것 같아. 당시 운동량은.. 전공실기 수업이 주3회 각 3시간씩 있었는데 이게 보통 기초체력 관련된 거라서 하고 나면 진짜 너덜너덜해질 정도로 운동했고 실기 없는 날은 축구동아리에서 한두시간씩 풋살 경기 뛰었어. 주말에는 농구동호회 같이 하는 친구들이랑 연습하고 대회 나갔고 러닝은 운동의 기본중의 기본이라 매일 2km라도 뛰려고 했고 한두달에 한 번은 마라톤대회 나가서 10km 기준 55분 언저리에 완주했던 걸로 기억. 건강검진 하면 모든게 더할나위 없다고 하는 그냥 건강한 대학생의 전형이었어.
그러다 졸업하고 취업을 했는데 아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체육 분야가 워라밸 없는 곳이 진짜 많거든. 내 회사도 그랬어. 매일 자정 넘겨서까지 야근은 기본이고 주말에도 출근을 하느라 하루에 서너시간 자면 오늘 꿀잠잤다! 할 정도였고 나중에는 밥 먹을 시간이 아까워서 종일 초코바 물고 일하기도 했어. 1년 쯤 지나니까 제대로 먹지는 못하는데 군것질만 해서 그런가 10kg 좀 넘게 쪘는데 근육 다 빠지고 지방만 차오른 게 느껴질 정도였어. 거기서 회사를 그만뒀어야 하는데 가스라이팅의 귀재인 상사한테 잘못 걸려서 정신과 다니면서 우울증 약 먹어가면서도 일을 했어. 결국 2년 좀 넘게 일하고 쌓여왔던 게 터져버려서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회사 그만두고 6개월 정도는 집 밖에 나가지도 않고 집 안에만 틀어박혀 있었어. 그 때 10kg 정도가 더 쪘고 재취업한 이후에도 찔끔찔끔 우상향해서 결국 세 자리수가 목전에 왔어.
다행인지 불행인지는 모르겠는데 점진적으로 쪄서 그런가 이렇게 고도비만인데도 생리도 매달 같은 시기에 꼬박꼬박 하고 건강검진을 해도 피검사나 초음파에서 아직까지는 정말 아무런 문제 없이 깨끗하다고 나오는데 이게 길어지면 당연히 문제가 생길 거라고 생각해. 그래서 다이어트를 진짜 맘먹고 해야겠다는 결심을 했어. 이것도 다행인 것이 관절에도 아무 문제가 없어서 놀랍게도 세 자리수 직전인 지금 저 몸무게도 두 달 동안 매일 만 보씩 걸어다니면서 10kg 정도 감량한 게 저거야. 가장 큰 문제는 몇 년 동안 완전히 대사가 망가진 것 같다고 느껴져. 뭐랄까.. 포만감에 관한 뭔가가 단단히 고장난 느낌? 어떤 때는 아침에 사과를 반 쪽 먹으면 점심 때도 배가 하나도 안 고플 때가 있고, 반대로 아침 식사를 제대로 하고 나왔는데 한두시간도 안 되어서 배가 고파서 눈이 돌아갈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해. 오늘만 해도 점심 때 대창덮밥을 먹었는데 밥을 다 먹지도 않고 오히려 밥 자체는 1/3 정도 남겼거든? 근데 8시간이 지난 지금도 배가 고프다는 느낌이 전혀 없어. 그거 말고 다른 걸 먹은 게 아니냐 할 수도 있는데 진짜 대창덮밥만 먹었는데 배가 안 고파. 그런데 또 어제는 점심에 카레 얹어서 밥 한 공기를 다 먹었는데 3시쯤 눈이 돌아가게 배가 고프다고 느껴서 탕비실에서 과자 가져다 먹고 결국은 편의점 가서 김밥을 한 줄 먹고 왔어. 그러고 나면 배가 터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는데.. 이게 너무 들쭉날쭉하니까 뭐부터 해결해야 할지 모르겠어.
잘 모르니 일단 일반식 하면서 두 달 동안 매일 만 보 정도를 걸어서 살을 빼긴 했는데 지금도 솔직히 고고고도비만이잖아. 그래서 다방에 이런저런 글을 다 읽어봤는데 스위치온이랑 다방식 다이어트가 제일 많이 보이더라고. 스위치온은 대사가 망가진 고도비만이 하면 좋다고 해서 솔깃하고 지금 책이랑 영상을 보고 있는데 내가 하는 게 맞을지 잘 모르겠어. 아니면 뭔가 병원에 가서 도움을 받아야 하는지.. 건강검진 최근에 갔을 때 몸무게가 너무 많이 나가니까 살을 빼야 하는 건 맞는데, 그렇다고 고도비만 특유의 성인병 위험이거나 이런 것도 전혀 없어서 약을 쓸 필요는 없고 그냥 식단이랑 운동 병행해서 점진적으로 빼면 된다고 하셔서 어느 병원에 가야하는지도 모르겠고.. 도움을 받을 곳이 없어서 다이어트 지식에 도움 많이 받았던 다방에 남겨봐.
긴 글이라 여기까지 읽은 사람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좀 특이한? 상황이다보니까 이런 식으로 나의 상황에 대해서 다 밝혀야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자세히 써 봤어. 하다못해 이런 상황에서는 어떤 병원에 가는 것이 좋다거나, 본인 이야기를 해 줘도 나에게는 큰 도움이 될 것 같아. 여기까지 읽어준 것만으로도 정말 감사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