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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마작 한달 걸려서 다 본 후기(긴 글 주의/약간의 스포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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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27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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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덬들아! 무려 한달이나 걸려서 다 본 마작 후기를 써보려고 해.
내가 글솜씨가 너무 없어서 읽을 때 이게 뭔 소리람? 하더라도 이해 부탁할게.

내가 하나에 빠지면 멀티가 안되는 편이라 한동안 중드를 좀 멀리 하고 살았어.
원래는 중드 보는 게 삶의 낙이었는데 이시국 관련 직업이라 그런지 올 초부터 체력 갈아넣으면서 일 했거든.
근데 아무래도 하나 봐야 좀 다시 제정신 돌아올 거 같은 거야. 그래서 웨이브도 결제 하고 이것저것 둘러보다가
2년정도.. 미룬ㅋㅋㅋㅋ 마작이 눈에 들어오더라고. 그래서 고민도 않고 눌렀어.
어제 밤에 다 봤는데 생각도 많아지고 마음이 복잡하더라.

내가 이상한 건지 쑤싼싱, 비중량한테도 왜인지 모를 연민같은 게 느껴졌어.
분명 이해 되지도 않고 이해하고 싶지도 않은 천하의 나쁜놈들인데 
난 이 두사람이 매국노인 점을 제외하고는 인간의 양면성을 가장 잘 투영한 캐릭터들이라고 느껴졌어.
겉으로는 센 척 하지만 항상 불안해하며 가장 가까운 사람을 끝없이 의심하면서 자신의 자리를 지키려 했던 비중량,
강자에게 굽신거리며 체면이 구겨질 지언정 권력 욕심은 놓을 수 없었던, 하지면 절대 1등은 될 수 없는 쑤싼싱.
이 두 사람에게 감정이입이 됐다기 보다는 그냥 저렇게까지 하고 싶을까.. 하는 나쁜 의미의 애잔한 마음?

근데 너무 아쉬웠던 건, 천선 쉬비청의 서사야
대체 이들이 왜 이렇게 애틋하고 가슴 절절한 사랑을 하는지 이야기가 쌓여가면서 점점 풀어주겠지 했는데
군사학교에 있을 때 스승과 제자 사이, 연인이었던 사이. 
이렇게 단조롭고 미적지근한 서사만을 던져줬다는 게 아쉬운 부분이야.
물론 사람 감정이라는 게 일주일을 사귀었어도 영원히 잊을 수 없는 사람이 될 수 있는 거지만
그래도 조국, 당, 나, 내 동료 수많은 사람의 목숨이 걸려있는 이야기를 전개시키고 싶었으면
적어도 이들이 서로가 아니면 안되는 이유를 시청자들에게 납득시켜줬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게 아니니까 이 둘이 키스를 하던 뭘 하던 이해도 안 가고 왕따 당하는 기분이었어.
그 와중에 쉬비청은 공사 구분 못 하고 고집 부리면서 헛짓거리나 하고 있질 않나,
그 뒷처리는 천선이랑 탕산하이, 따오다춘 이 셋이서 죄다 하고 있질 않나..
직장에 한 명쯤은 있을 법한 미친x이라서 보는데 너무 괴롭더라ㅋㅋㅋㅋㅋ
쉬비청의 모든 행위들이 천선을 위해, 천선이 좋아서, 천선이 그러라고 하니까, 천선이 천선이....
같이 온 동료는 주어진 임무 하다 죽어도 모자랄 판에 자기가 싼 똥 치우다 죽게 생겼는데
얘는 뭘 믿고 이렇게 제멋대로 구는지 정말 끝까지 이해가 안됐던 캐릭터야.
그래놓고는 탕산하이가 화내니까 '화낸다고 될 일이 아니잖아요' 하는데 혈압 올라서 영상 껐어.
그리고 내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주동우 입 삐죽거리면서 훌쩍- 소리 내면서 어깨 들썩거리는 연기 불호인데
비중량이랑 둘이 이야기 할 때랑 탕산하이 앞에서 고해성사 하는 장면은
안그래도 쉬비청 짜증나는데 연기도 이상해서 흐린눈으로 겨우 봤어.
배우의 연기 자체도 나한테 설득력이 없었지만 성우 목소리도 너무 안어울려서 아쉬워.
영화에서 훨씬 설득력있는 연기를 한다고 다시 한 번 느낀 배우야.
 (내 기준임. 주동우 안티 절대 아님.)

https://gfycat.com/ChubbySkeletalAustraliancattledog
그치만 내가 이 드라마를 끝까지 보게 만들어준 장본인 중 하나인 탕산하이
앓다죽을 탕산하이가 무슨 말인지 너무 알겠더라.
(아직도 앓고 있어서 짤 추가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 초반에는 나 연기해요! 하는 연기를 하길래 음? 싶었는데, 
회차가 진행되고 서사가 쌓일 수록 그냥 품을 수밖에 없었어.
이성적인줄만 알았던 탕산하이가 쉬비청과 죽음 앞에서만큼은 그냥 여리디 여린 사람일 뿐이었으니까.
죽기 전날 천선이 머리카락 잘라주는 장면에서는 정말 눈두덩이가 아플 정도로 많이 울었어.
(다음날 아침에 눈에 마카롱 생김ㅠㅠ)
눈물 흘리는 그 모습이 진짜 산하이의 모습인 거 같아서 너무 짠하더라.
앞머리가 내려와있어서 그런지 울 때 어린아이의 모습이 보인 것 같기도 했고..
산하이는 어떤 상황이던 쉬비청이 일을 저지르던 말던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했잖아.
자기에게 주어진 만큼, 하지만 쉬비청이 원한다면 얼만큼이 됐든 더 사랑해줄 수 있는 사람이었을 텐데
쉬비청은 그걸 알면서도 무시해버렸고, 자신을 진짜 사랑했던 류메이나는 자신 때문에 죽었으니..
결말이 결국 죽음이란 걸 알고 있었지만 탕산하이 죽고 나서 며칠간 이 드라마 다시 시작 못 했었어.
속고 속이는 가짜만이 판치는 곳에서 진짜를 보여준 내 인생남주!
(사실 천선X쉬비청도 자기들끼린 진심인데 납득이 안 가서 패스,,,)

그리고 탕산하이 다음으로 리샤오난 때문에도 많이 울었어.
리샤오난이 닥터일 거라고는 전혀 생각을 못 했고, 그냥 천선 바라기 정도로만 생각 했었거든.
그런데 리샤오난이 해왔던 그 모든 것들이 전부 천선을 지키기 위한 연기였다는 게 정말 소름이 돋더라.
리샤오난 역할을 통해서 감청자 배우도 다시 보게 됐어.
작가는 쉬비청을 여주인공으로 만들어놨지만 나한텐 리샤오난이 여주인공이야..
대체 천선은 왜 리샤오난을 사랑하지 않는 건지 작가가 원망스럽기까지 했음.


 더 쓰다간 내 구린 필력이 더 드러날 거 같아서 여기까지만 쓸게!
오랜만에 울고, 웃고(?), 화내고 욕하면서 중드 달려서 기분 좋았어.
또 현생 갈아야 해서 한동안 멈춰야겠지만ㅜㅜ
중드 100편 넘게 보면서 쉬비청같은 역할은 정말 오랜만에 봐서 그런지 아직도 짜증이ㅋㅋㅋ
긴 글 읽느라고 수고 많았어 덬드라 좋은 하루 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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