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은 책은 최진영의 <해가 지는 곳으로>, 장은진의 <날짜 없음>
,김성중의 <개그맨>에서 허공의 아이들이야.
연속으로 인간이 멸종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을 보니 코로나가 창궐하던 2월 말에도 평온하던(아 더 조심해야지 정도)
내 마음이 폭풍우 치는 바다 한가운데에 있는 기분이야.
나는 평소에 공포영화를 웃으면서 볼 정도로 공포감 허들?이 높은 사람인데ㅠㅠ저 책들은 읽고 와 무서워, 라는 생각이 들었어.
세 책 다 종말이 닥친 세계를 엄청 자세하게 묘사하지는 않았어.
어떤 이유로 인간이 끝을 맞는지 안 나와.설명이나 설정이 친절하지는 않아.
근데 내가 그 세계 한가운데 서 있는 듯한 기분이 들어서 조금 무섭더라ㅠㅠ
<해가 지는 곳으로>에서는 원인 모를 바이러스가 퍼져. 백신을 만들면 계속 변종 바이러스가 나타나. 결국 군대와 정부는 무너지고 차로 러시아 대륙까지 갈 수 있는 수준까지 가.
바이러스 보다 더 끔찍한 건 인간성의 붕괴였어.
평범한 사람이 사람을 죽여가며 피난을 떠나.
아이의 간을 먹으면 살 수 있다는 유언비어에 어른들은 아이들을살해해.
언제 죽을지 모르는 재난 속에서도 남자들은 여자를 강간해.
그 와중에 무장단체는 새로운 나라를 세운다며 피난 중인 사람들을 잡아들여 노예로 부려. 여자인 주인공은 낮에는 일 하고 밤에는 무장단체 세력에게 강간당해. 그 끔찍한 곳에서 마침내 탈출하고 안전한 곳이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상황에서도 주인공들은 포기하지 않고 어디론가 가. 사랑한다고 말해줘야 할 사람이 있기때문에.
<날짜 없음> 은 이상기후로 1년 내내 회색 눈이 내려.
대부분의 사람이 여기보다 더 나은 곳을 향해 떠나. 이 책의 인물들은 떠나지 않고 남아. 머무르면서 평범하지 않은 상황 속에서 평범한 삶을 살아가. 우산 장사를 하고 분식집을 운영하고 신발을 고치는 등. 원래 하던 일을 해. 그러다 마침내 ‘그게’와.
‘그게’ 온다는 날 도시에 남아 있던 사람들은 집 안에서 혹은 밖에서 자살을 해. 끝이 온다는 게 너무 무서워서. 주인공은 그게 오는 날 서로를 꼭 끌어안고 스르르 죽어.
<허공의 아이들>은 단편 소설인데 어느 날 갑자기 사람들이 투명해지면서 사라지고 땅이 꺼져서 집이 허공에 떠. 세상에는 주인공 소년과 앞 집 소녀만 남았고. 짧지만 같이 시간을 보내던 소녀마저 투명해지고 소년만 덩그러니 남아. 그리고 마지막 남은 땅이 무너지는 소리가 들려. 아마 소년도 죽겠지.
세 권의 책을 읽고 무서웠던 이유는 끝이 너무 갑작스럽고 평범해서야.
요란하고 난리법석인 상태에서 끝이 오는 게 아니라
그냥 오늘 다음에 내일이 오는 것처럼 인류의끝이 너무 당연하고 평범하게 왔다는 거야.
소행성이 충돌합니다!! 빙하가 녹았습니다!! 핵이 터졌습니다!!
이렇게 소란스럽게 끝나는 게 아니라 어느날 갑자기.
끝이 왔을 때는 자는 것 마냥 스르르 내 삶이 끝난다는 거.
혹은 끝이 오기 전에 내가 먼저 끝을 낸다는 거.
그게 무서웠어. 끝이 대단한 게 아니라 너무 평범해서.
언제든 현실에서 가능한 일이겠구나 싶어서.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아니라서.
우주를 탐험하고 로봇을 만들어 인간의 삶을 윤택하게 웅앵웅 해도 결국 끝은 이렇게 갑작스럽고 지극히 평범하구나. 결국 내 차례는 기어이 오는구나.
진짜 저 책 세 권으로 방구석에서 인류의 종말을 간접경험했다니까ㅠㅜ
인류종말에 관한 영화나 좀비영화 보면 저 상황에서 끝까지 사는 게 좋을까 아님 빠르게 죽는 게 나을까 고민했는데 이제 고민 안하려고. 난 나로 살 수 있는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꼭 살래. 그러고 싶어졌어.
,김성중의 <개그맨>에서 허공의 아이들이야.
연속으로 인간이 멸종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을 보니 코로나가 창궐하던 2월 말에도 평온하던(아 더 조심해야지 정도)
내 마음이 폭풍우 치는 바다 한가운데에 있는 기분이야.
나는 평소에 공포영화를 웃으면서 볼 정도로 공포감 허들?이 높은 사람인데ㅠㅠ저 책들은 읽고 와 무서워, 라는 생각이 들었어.
세 책 다 종말이 닥친 세계를 엄청 자세하게 묘사하지는 않았어.
어떤 이유로 인간이 끝을 맞는지 안 나와.설명이나 설정이 친절하지는 않아.
근데 내가 그 세계 한가운데 서 있는 듯한 기분이 들어서 조금 무섭더라ㅠㅠ
<해가 지는 곳으로>에서는 원인 모를 바이러스가 퍼져. 백신을 만들면 계속 변종 바이러스가 나타나. 결국 군대와 정부는 무너지고 차로 러시아 대륙까지 갈 수 있는 수준까지 가.
바이러스 보다 더 끔찍한 건 인간성의 붕괴였어.
평범한 사람이 사람을 죽여가며 피난을 떠나.
아이의 간을 먹으면 살 수 있다는 유언비어에 어른들은 아이들을살해해.
언제 죽을지 모르는 재난 속에서도 남자들은 여자를 강간해.
그 와중에 무장단체는 새로운 나라를 세운다며 피난 중인 사람들을 잡아들여 노예로 부려. 여자인 주인공은 낮에는 일 하고 밤에는 무장단체 세력에게 강간당해. 그 끔찍한 곳에서 마침내 탈출하고 안전한 곳이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상황에서도 주인공들은 포기하지 않고 어디론가 가. 사랑한다고 말해줘야 할 사람이 있기때문에.
<날짜 없음> 은 이상기후로 1년 내내 회색 눈이 내려.
대부분의 사람이 여기보다 더 나은 곳을 향해 떠나. 이 책의 인물들은 떠나지 않고 남아. 머무르면서 평범하지 않은 상황 속에서 평범한 삶을 살아가. 우산 장사를 하고 분식집을 운영하고 신발을 고치는 등. 원래 하던 일을 해. 그러다 마침내 ‘그게’와.
‘그게’ 온다는 날 도시에 남아 있던 사람들은 집 안에서 혹은 밖에서 자살을 해. 끝이 온다는 게 너무 무서워서. 주인공은 그게 오는 날 서로를 꼭 끌어안고 스르르 죽어.
<허공의 아이들>은 단편 소설인데 어느 날 갑자기 사람들이 투명해지면서 사라지고 땅이 꺼져서 집이 허공에 떠. 세상에는 주인공 소년과 앞 집 소녀만 남았고. 짧지만 같이 시간을 보내던 소녀마저 투명해지고 소년만 덩그러니 남아. 그리고 마지막 남은 땅이 무너지는 소리가 들려. 아마 소년도 죽겠지.
세 권의 책을 읽고 무서웠던 이유는 끝이 너무 갑작스럽고 평범해서야.
요란하고 난리법석인 상태에서 끝이 오는 게 아니라
그냥 오늘 다음에 내일이 오는 것처럼 인류의끝이 너무 당연하고 평범하게 왔다는 거야.
소행성이 충돌합니다!! 빙하가 녹았습니다!! 핵이 터졌습니다!!
이렇게 소란스럽게 끝나는 게 아니라 어느날 갑자기.
끝이 왔을 때는 자는 것 마냥 스르르 내 삶이 끝난다는 거.
혹은 끝이 오기 전에 내가 먼저 끝을 낸다는 거.
그게 무서웠어. 끝이 대단한 게 아니라 너무 평범해서.
언제든 현실에서 가능한 일이겠구나 싶어서.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아니라서.
우주를 탐험하고 로봇을 만들어 인간의 삶을 윤택하게 웅앵웅 해도 결국 끝은 이렇게 갑작스럽고 지극히 평범하구나. 결국 내 차례는 기어이 오는구나.
진짜 저 책 세 권으로 방구석에서 인류의 종말을 간접경험했다니까ㅠㅜ
인류종말에 관한 영화나 좀비영화 보면 저 상황에서 끝까지 사는 게 좋을까 아님 빠르게 죽는 게 나을까 고민했는데 이제 고민 안하려고. 난 나로 살 수 있는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꼭 살래. 그러고 싶어졌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