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 두서없는 이야기가 될 것 같아.
너무...정말 너무 힘든데... 어딘가 말하고 싶은데.. 듣는 사람이 특정되면 상대에게 미안하니까.
그러니까... 더쿠에 써보기라도 하려고.
나는 강아지보다 고양이가 좋았어.
내가 자립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기면 꼭 고양이랑 살고 싶었어.
대학생이 되고, 알바를 하면서, 적지만 돈이란게 쌓이니까.... 이젠 가능하다 싶었어.
원래는 러시안블루나 샴같은 애들이 귀여웠어. 뱅갈도 귀엽더라고. 씩씩하고.
페르시안같은 털이 길고 우아한 애들도 좋아보였고...
짧은 다리인 먼치킨도 아주아주 커다란 메이쿤도 괜찮다고 생각했어.
근데 알잖아. 운명은 가끔 그냥 찾아오는거...
여러가지가 겹쳐서지만,
우리집에 오게 된 아이는 아주 새까만 코숏이었어. 생각도 못 해 본 아이였지.
엄청 오래전인데도 아직 기억이 생생해.
집에서 구조되어 살고 있던 코숏 두 마리가 예상치 못하게 아이를 낳아서 분양글이 올라온거야.
심지어 일곱마리나 낳았지.
아이들 이름이 빨강 주황 노랑 초록 파랑 보라 남이 였어.
빨강은 새까만 아이였는데, 이어서 회색, 치즈테비, 삼색이등등 다양하고 막내인 남이는 올 화이트인 아이였어.
진짜 다양했지...ㅎ
빨간 애는 아주 새까만 작은 아이였고, 새침데기 공주님 이라고 설명이 쓰여있었어.
그 사진 한장, 글 한 줄이 시작이었어.
우리집 근처까지 아이를 데려다줬는데, 아마 그 날 대부분의 아이들이 분양가는 날이었나봐?
사람 품안에 가득차고 넘치는 커다란 박스안에 손바닥만한 새끼냥이들 네마리가 삐약거리고 있었어.
그리고 그 중 새까만 아이가 우리집에 왔지.
부모에게 사료먹는 법이랑 화장실 쓰는 법만 겨우 배운 작은 아이.
2008년 1월 8일 태어나 겨우 6주 째인 작은 고양이.
새침데기라는 말대로 아주아주 곱게자란 공주님 같은 아이였고,
또 나도... 그렇게 키웠어.
내가 오냐오냐 길렀다고 다들 그랬어. 너무 곱게만 길렀다고. 그치만 더 잘해줄걸 그랬어. 더 그럴걸 그랬어.
나만 좋아하고 나 아닌 사람은 물론이거니와, 고양이도 별로 좋아하지도 않았어.
어쩌다 임보를 처음 했을때 우리애는 그게 너무너무 싫어서 삼일간 벽만 보고 살더라고.
근데도 나만있으면 내 품에서 자고, 내 옆에서만 자고... 더워도 추워도 끌어안고 같이 살아왔는데....
...인간만큼 살길 바란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빠를 필요는 없잖아...더 있어도 괜찮은거잖아.
멋대로 밖에 나가는거조차 허락해 본 적 없고, 산책같은건 어불성설이라 여겨왔는데
게다가 이 세침대기 공주님이, 나 없이 어떻게 지낼려고
왜.... 왜 혼자 그렇게 먼 곳으로 돌아오지도 않을 여행을 떠나버리는 거지.
가지말라고 제발 가지 말라고 언니가 그렇게 말렸잖아... 조금만 더 같이 있어주지 왜...
상태가 정말 갑자기 나빠졌거든.
아이가 나이가 있어서 병원에서도 노화는 어찌하기 힘들다했고,
밖을 무서워하고 병원도 자주 안가던 아이라 연명치료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어.
근데 그러지 말았어야 했을까?
뭐라도 더 하는게 옳았을까? 자꾸 모든 선택에 후회만 들어.
아가 간병하느라 일주일은 제대로 잠을 못 잤어.
이불에 자면 너무 푹 자버릴 것 같아서, 그러다가 무슨 일 날까봐 무서워서....
한 일주일은 그냥 맨바닥에서 배개만 놓고 잤어.
한 손은 우리 고양이의 꼬리나 발에 닿아놓고.. 그 체온이 사라지면 바로 눈을 떴어.
그래서 거의 두시간 이상은 제대로 잔 적이 없었어. 잠들었다가도 소스라치게 놀라면서 깨고....
아가는 가끔 내 몸에 걸쳐서 날 쳐다보기도했고,
혹은 비틀거리면서 화장실도 갔고, 물도 마셨고, 잘 먹지도 못하면서 밥을 먹으려고 했어.
나이가 들면서 이젠 사람도 고양이도 덜 무서워하게 된 아가가,
이제는 혼자만의 시간이나 벽장속에서 숨어있지 않게 된 아가가,
어느 날 갑자기 구석만 찾기 시작했어.
옷장과 벽 사이틈을 물끄러미 쳐다보기도했고, 가끔 통로로 쓰던 내 책상뒤에 있기도했어.
근데 책상 뒤에 가만히 있다가 갑자기 그게 싫었나봐.
나는 원하는 장소에 놔둬야하는건가 내 옆에 둬야하는건가 제대로 판단도 못 내린체
혼란스러워하며 꾸벅꾸벅 졸고 있었는데,
아주 작게 야옹. 하고.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어. 새벽 3시 반.
아이를 내 옆으로 옮기고 잠이 오지 않았어.
아침까지 고민했어. 회사를 가야하나. 쉬어야하나.
당일 휴가는 조금 난감한 편이라... 아침에 계속 핸드폰을 열었다 닫았다 하며 고민했어.
아이는 어제랑 상태가 비슷한 편이었고.. 아침에 어머니가 조금 늦게 출근할테니 봐주겠다고 했어.
늦게 출근할까...했다가 오후가 무서웠고, 차라리 나갔다가 점심시간에 조금 시간을 빼서 집에 왔다갈까 별별 생각을 다 했어.
그 와중에도 회사일을 생각할 수 밖에 없는게 싫었어.
미리 아는 방법따위 하나도 없었지만, 휴가를 냈어야했을까?
무조건 아이옆에 있는 시간을 늘리는게 나았을텐데 내가 너무 소홀했나?
하지만 그제도 괜찮았고.. 어제도 괜찮았고....
걱정에 집까지 뛰어들어오는 순간 아이는 비틀대면서 날 반겨줬으니까.
근데.......근데 그날따라 너무 싫어서.
결국 회사에 나갔다가 한시간만에 급한 업무만 모조리 끝내버리고 조퇴를 했어.
뛰어서 지하철 플랫홈에 들어서는데 이상하게도 전철이 바로 들어왔어.
내가 원하는 차량 문 번호 앞에 서니까 문이 열렸어.
우리집은 도착 역에서 버스를 타고 들어가야하는데, 가장 빨리 가까이 내려주는 버스는 텀이 20~30분이란 말이야.
근데 이 버스가 나와 똑같이 정류장에 도착했어. 뛰어서 탔어.
그때 사실 나는 다리가 아픈 상태였는데 그런 것도 하나도 생각이 안났어.
내리자마자 뛰었어. 한시간 전에 집에서 출근하신 어머니한테서 아이 이야기를 전화로 들었지만 그래도 맘이 급했어.
집에 왔는데....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그 아이가, 내 방에서 신발장 턱까지 기어나와 있었어.
혹시 물이 마시고 싶을까봐, 누워있는 아이 근처에 작은 그릇에 물을 놔뒀었어.
원래 물그릇이 커서...일어나서 못 먹을까봐.
근데 기어나오면서 작은 그릇을 쳐서 엎었나봐. 애 목덜미가 다 젖어있는거야.
방에 쏟아진 물을 황급히 치우고, 현관 근처에 있던 아이를 다시 방으로 데려왔어.
젖은 털을 살살살 닦아내고 ... 내 방은 더울까 싶어서 에어콘이 있는 거실로 나갔어.
그리고...
그리고 그렇게 그렇게 내 눈앞에서 멋대로 고양이별로 여행을 떠나버렸어.
내가 집에 도착하고 겨우, 겨우 20~30분만에 그렇게... 그렇게
누구는 오래 살았다라고 말하겠지만,
나한테는 겨우 17년 7개월. 겨우 18살의 나이.
막판에는 내가 불러도 눈동자가 움직이지 않았어.
아까까지 신발장 앞에서만해도 고개를 돌려 나를 쳐다봤던 아이가,
응답의 기미가 없었어. 꼬리도 움직이지 않았어.
콜록콜록 힘들게 기침을 했어. 한번도 하지 않았었는데....
괜히 물을 놔둬서 그런가? 몸이 젖은지 30분은 더 됐을지도 모르는데 그게 추웠던거 아닐까.
에어콘이 있는 거실에 괜히 나갔나?
혹시 추운건가 싶어서 담요도 다시 덮어줬는데 ... 그게 약해진 몸에는 안좋았던거 아닐까.
보통은 방에 얌전히 있던 애가, 내가 없으면 원래 방밖으로 나오지도 않던 애였는데..
이 며칠 계속 방밖으로 나가려는 시도를 했었거든... 차라리 현관 밖으로 나가고 싶던거 아니었을까.
근데 내가 막 ... 멋대로 방으로 데려오고, 거실로 데려가고....
진짜 나를 기다렸던 건지도 모르겠고,
너무 나 좋을대로만 생각하고 있는거 아닌지 싶고... 모든게 내 잘못같고 막 그래.
차라리 아침에 욕을 먹더라도 휴가를 내고 오전 시간 내내 아이랑 있어주는게 더 좋았을까?
진짜 나를 기다린걸까? 그런 거면 어떡하지? 근데 그런건 너무 인간 중심 생각 아닌가?
아무것도 해주지 못하는 내가 그냥 미웠던거면 어쩌지?
남들은 선산에, 뒷산에, 아는 곳에, 아이가 좋아하던 공원에
뿌려준다는 이야기가 많더라고
근데 고양이는....밖에 나가는 애도 아니고, 아가는 나만 좋아했고, 나만 따랐고
나는 놔줄 수가 없어서 이대로 어디 뿌리지도 못하고 그저 안고만 지낼 것 같은데
이조차 그냥 내 이기심같아서 아무것도 선택할 수가 없어.
미리 잡혀있던 약속들을 다 취소하면서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그저 우리 아이가 아파서라는 말로만으로는 어려울때가 있어서
아파서 여름을 못넘길지도 모를 것 같아서 무섭다. 이런 말을 해버렸던 것 자체도 후회가 몰려와.
일상을 살아가는 나도 싫어...
가만히 있으면 자꾸 우니까, 일을 하고, 계속 뭔가를 보고, 게임을 하고, 애니를 보고, 만화책을 보고있어.
보면 웃기고 재밌어. 웃고 있을때도 있어. 많아. 웃음이 나는구나? 싶어지고.....
근데 신경을 팔지 않는 그 순간 또 그냥 계속 울고만 있어...
만화책보다가 이제 자야지 싶어서 이불을 펴기위해 일어나면, 그 순간 부터 누워잘때까지 눈물만 나...
그러다 또 지쳐 잠들면 ... 그때가 너무 힘들었는지 너무 잘 자고 일어나고 또 스스로가 싫고...
이런게 나아질때가 있는건가.
자꾸 내가 모든걸 잘못했던게 아닐까,
이럴때 저랬어야 했을까 이런 생각만 계속 들고 모든게 내 욕심만 같고... 아가가 보고싶고.....
아가랑 똑같이 생긴 검은 고양이들이 행복하게 사는 영상과, 구조된 영상, 유투브, 이런걸 마구 찾아봐....
그냥.........
아이가 너무 보고싶어.....
주변 사람들...가족 , 친구, 지인, 회사동료등...
모두가 이런 이야기를 하면 나를 위로하기 위해서라도 아이는 너를 좋아했고, (근데 사실 나도 그건 안단말이야.....)
그런거 아닐거고, 아가 행복했을거라고 진심이든 입발린 말이든 다 나올텐데
지금의 내가 그걸 견딜 수가 없어서.....
근데 어딘가 토해놓지라도 않으면 미칠것 같아서 그냥 써봤어..
길고 횡설수설한 이야기 미안해.
그리고 사실..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못했던 아이의 마지막 사진을 한번이라도 어디 누군가 봐줬으면 했어.
아는 사람은 서로 너무 힘드니까....
근데 나는 다시 아이랑 만나기위해 약속했다고 말하고 싶어서,
말을 해야 이뤄지지 않을까 싶어서....................
누군가 봐줬으면 하는 욕심인가봐.
혹시나 이 글을 다 읽은 사람도 없겠지만,
만약 사진이 걱정된다면 가장 마지막 사진만 패스해주면 좋을 것 같아...
나한테는 그 사진조차 너무 소중해서 경고문구를 더 쓰는 것 조차 힘들어서 사진위에는 못 쓸 것 같아.




평생 사랑했고
평생 보고 싶겠지....
가슴에 묻고 싶지 않아...
품에 안고싶어...
보고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