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먼저 고맙다는 말부터 하고 싶었어. 그때 심적으로 완전 절벽 끝에 몰린 상황이였는데 댓글 달아준 덬들 덕분에 많은 위로가 되었어. 정말 고마워.
병원에 약 타러 가서 솔직하게 말했어. 현상유지만 되길 바랬는데 동시다발적으로 장기가 안 좋아지고 아이가 힘들어하니 적극적인 치료는 그만하고 싶다고, 이전처럼 위기가 오면 그땐 보내주고 싶다고 했어. 그때까지는 집에서 약 먹이면서 애가 먹고 싶어하는 간식 실컷 먹이고 싶다고도 했어. 안 울려고 엄청 노력했는데도 울먹이니 선생님도 같이 울컥해 하시더라. 2주간 병원비도 할인 많이 해주셨는데 감사하게도 약값은 앞으로도 조금씩 할인해 주시겠다고 하시더라.
현재 우리 애는 장하게도 대소변 스스로 가리고(췌장염 판정 받았을때 3일간 못 일어났거든. 누운채로 일 봐서 기저귀 채웠었어) 간식캔은 하루에 2개씩 먹고, 그 외 간식 잘 먹고, 원래 먹던 사료는 잘 안 먹어서 간식 토핑해서 먹게 하고 있어. 3년간 아침저녁으로 놨던 수액은 폐에 또 물찰까봐 당분간은 놓지 말라고 하셔서 안 놓고 있고. 그땐 애 하체 닦아주고 밥 먹이고 이불빨래하면서 회사 다녔는데 지금은 안해도 되니 좀 살 것 같다. ㅎㅎㅎ
아이 마지막까지 맛난거 잘 먹이고 잘 돌보고, 사랑한다는 말도 자주 해줄거야. 아이 소풍 가기 전까지 힘내볼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