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웬 쿠퍼(Owen Cooper)는 앞으로 몇 주 동안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릴 이름이 될지도 모른다. 적어도 넷플릭스의 새로운 미니 시리즈 ‘소년의 시간’을 끝까지 본 사람들에게는 말이다.
감정적으로 강렬한 이 4부작 드라마는 감독 필립 바라티니(Philip Barantini)와 작가 잭 손(Jack Thorne), 스티븐 그레이엄(Stephen Graham)이 공동 집필한 작품으로, 겉보기에는 평범하고 잘 적응한 13세 소년 제이미가 같은 반 여학생을 살해한 혐의로 체포되면서 완전히 뒤집히는 영국 한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다.
오는 3월 13일 공개를 앞두고, 영국 언론에서는 이미 이 작품을 "우리 시대에서 가장 충격적인 TV 드라마" 라고 묘사하고 있다. 작품은 왕따, 독성 남성성(toxic masculinity), 그리고 외견상 화목한 가정에서 자란 어린아이가 어떻게 인셀 문화와 남성 중심 온라인 문화권에 의해 조용히 극단화될 수 있는지를 탐구한다.
원샷 촬영 기법이 더하는 강렬함
특히, 이 작품의 모든 에피소드는 이 작품의 연출자인 필립 바라티니의 BAFTA 수상작 ‘Boiling Point’(보일링 포인트) 와 마찬가지로 한 번의 촬영(one-shot) 기법으로 제작되었다. 이는 시청자들을 실시간으로 감정적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하며, 더욱 강렬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스티븐 그레이엄은 공동 집필과 프로듀싱뿐만 아니라 주연으로도 출연하여, 아들의 체포 이후 "어떻게,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가?"를 고민하는 충격받은 아버지 역할을 맡았다. 또한, 넷플릭스 시리즈 '더 크라운' 출신의 에린 도허티(Erin Doherty)는 아동 심리학자로 등장하며 강렬한 연기를 선보인다.
그러나, 이 드라마의 가장 큰 화두가 될 인물은 단연 주인공 제이미 역을 맡은 오웬 쿠퍼이다.
연기 경험이 없는 신인 배우가 넷플릭스 주연으로 발탁되다
올해 15세(촬영 당시 14세)인 쿠퍼는 연기 경험이 전무한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두 편의 에피소드에서 경찰의 새벽 급습으로 가정에서 끌려나가는 겁에 질린 소년부터, 점차 사건의 전말이 밝혀지는 심리 상담 장면까지 압도적인 연기를 펼친다.
더 놀라운 점은 ‘소년의 시간’이 쿠퍼의 첫 연기라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독 바라티니는 쿠퍼의 연기력이 "많은 베테랑 배우들이 평생 노력해도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 수준" 이라고 극찬했다.
“배우들은 수년간 연기를 배워도, 오웬이 해낸 것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는 그냥 그 순간에 존재하고, 상대 배우의 말에 귀 기울이며, 진실된 연기를 펼쳤어요.”
이러한 재능이 일찍이 주목받아, 쿠퍼는 ‘소년의 시간’ 촬영 도중 에메랄드 페넬(Emerald Fennell) 감독의 신작 영화 ‘폭풍의 언덕(Wuthering Heights)’에 캐스팅되었다.
‘소년의 시간’으로 넷플릭스 데뷔, 그리고 첫 장편 영화에서 마고 로비(Margot Robbie), 제이콥 엘로디(Jacob Elordi)와 함께 출연하는 스타트라니—이보다 더 화려한 커리어 출발이 있을까?
쿠퍼, ‘소년의 시간’에서 ‘폭풍의 언덕’까지
Variety와의 인터뷰에서, 오웬 쿠퍼는 연기를 시작한 지 불과 몇 년 되지 않았으며, 원래는 축구 선수가 되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냥 한번 해보고 싶었어요. 그러다 연기 수업을 듣게 되었고, '소년의 시간'의 셀프 테이프 오디션 기회를 얻었죠. 그리고 그게 전부였어요.”
그가 다닌 곳은 ‘The Drama Mob’ 이라는 연기 학원으로, 주 1회 한 시간짜리 수업을 들으며 연기를 취미 삼아 배웠다고 한다. 그러나 '소년의 시간'의 캐스팅이 확정되면서 그는 본격적으로 연기를 배우기 시작했다.
‘소년의 시간’의 캐스팅 과정
감독 바라티니는 "13세 소년을 연기할 배우를 실제 13세 배우로 캐스팅할 수 있을까?" 라는 고민에서 시작했다고 말했다.
“보통 이런 역할은 16살 정도 배우를 기용하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12~14세 사이의 미묘한 신체적, 감정적 변화를 포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죠.”
결국, 캐스팅 디렉터 샤힌 베이그(Shaheen Baig)가 수천 개의 테이프를 확인한 끝에 쿠퍼를 발굴해냈다.
첫 촬영에서 모두를 울린 쿠퍼의 연기
쿠퍼는 첫 촬영 날, 한 시간짜리 원샷 테이크를 촬영하면서도 전혀 긴장하지 않는 듯 보였다.
“첫날부터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어요. 모니터를 보던 사람들이 촬영이 끝나자마자 울음을 터뜨릴 정도였죠.”
촬영 현장에는 심리학자가 대기하며 쿠퍼의 정신적 건강을 체크했지만, 그는 촬영이 끝나면 "그냥 스윙볼을 하러 가곤 했다"고 한다.
‘소년의 시간’의 독특한 촬영 방식
드라마의 모든 에피소드는 약 10번의 롱테이크 촬영 후, 가장 좋은 테이크를 선택하는 방식으로 제작되었다.
“우리는 하루에 두 번씩 촬영했어요. 하지만 촬영 도중 멈춰야 할 때도 있었기 때문에, 총 15~16번의 테이크가 진행되었죠.”
쿠퍼는 처음엔 원샷 촬영 방식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도 몰랐다며 “처음엔 한 장면만 이렇게 찍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모든 에피소드가 원샷이라는 걸 알고 ‘절대 못 할 것 같아’라고 생각했죠.”
‘소년의 시간’ 이후, 차세대 스타 탄생?
쿠퍼는 현재 ‘폭풍의 언덕’ 촬영을 거의 마쳤으며, 제이콥 엘로디 및 마고 로비와 함께 촬영장에서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고 전했다.
“연기는 계속하고 싶어요. 앞으로도 기회가 있으면 도전하고 싶습니다.”
감독 바라티니 역시 쿠퍼와 다시 작업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치며, “우리가 함께 할 또 다른 작품을 찾고 싶어요. 아마 영화가 될 수도 있겠죠.” 라고 말했다. 연기 경험 없이 넷플릭스 드라마의 주연을 맡고, 단숨에 헐리우드 영화에 캐스팅된 오웬 쿠퍼. 그의 다음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
'Adolescence' Breakout Owen Cooper on Leading Netflix's One-Shot Dram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