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애정 이런 거라고 생각함.
류솔의 경우 사진을 직업으로 삼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냥 아버지와 취미를 공유하고 싶어서 배운거고 그게 아버지에게 사랑받고 싶은, 또는 사랑하고 싶은 마음에서 출발했어도 또 굳이 경쟁할 필요 없으니 취미로 쭉 좋아하며 할 수 있었던거고. 의외로 이게 핵심이라고 봄. 생계수단도 꿈도 아니지만 좋아하는 거. 취미로 하는 거.
붙임성없는 솜이에 비해 솔이 붙임성 좋고 실속은 좋지 않아도 친구 많고 가정폭력에 시달려서 못 자란 어린애가 아무에게나 졸래졸래 정 주고 친하게 달라붙고 그런 느낌인데 솜은 이런 결핍에서 비롯된 친근하고 격의없는 태도덕에 친해졌지. 그리고 나중에 좋은 면만 보다가 환상 깨진 이후에도 솔이 사진 찍어주는 건 기대하고 있고. 아마 인간 감정 잘 모르는 솜이한테도 보였겠지. 솔이에게 사진찍는 건 계기는 어쨌든 순수하게 사랑하는 취미라는 거.
그리고 길규온이랑 사귈 생각한 계기도 똑같음. 길규온이 첼로를 순수하게 취미로 사랑하고 있다는 걸 알고 난 뒤지. 명소민은 길규온이 첼로를 잘 켜서 좋아한 게 아니지. 의대 다니는 동안 할 필요 없는 취미에 열정을 쏟는 걸 보고 흥미를 가진거야. 길규온은 나중에 첼로 취미보다는 승마에 더 취미를 붙이게 되는데 길규온에게 취미는 계급상승욕구랑 맞닿아있는 편인듯ㅋㅋㅋㅋ 명소민이 소명이 앞에서 길규온이 오랜만에 첼로 키는 모습보고 못났다고 하는 것도 길규온 하는 짓 때문에 정털린 것도 정털린 거지만 첼로를 좋아하는 마음이 순수하지 않았다는 걸 느껴서라고 봄.
그리고 소명이가 자기를 원망하는 눈을 보고 그렇게 환희에 찬 것도 의지할 곳은 엄마밖에 없는 아이가 동생의 죽음이 엄마때문인 걸 알고 엄마를 원망하고 있다는 걸 깨달아서인데 이게 저 위의 둘이랑 결이 다른 것 같지만 어떤 면에선 같음.
개인의 커리어(스펙으로 잴 수 있는 인생)에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데, 오히려 방해가 될 수 있는데도 좋아한다는 점에서
제일 소름끼치는 게 바로 이점이긴 함... 명소민이 피크닉을 완벽한 증거로 만들어서 돌려주면서. 나랑 명진이 둘 중 하나를 택해보렴 이런거... 그니까 이 싸패가 소명이가 자기를 원망하는 건 명진이를 죽였기 때문이고, 소명이가 동생을 좋아했다는 걸 알고 있다는 거.
그 좋아하는 마음 때문에 엄마를 의식하고 의심하는 미워하는 모습을 몰입하고 있는 인간은 얼마나 아름다운지 이러고 있는거라고 생각하면 참 인간이 안쓰럽기도 함...
차라리 뭐 투디덕질에 빠졌으면 모두에게 좋았을 거 같은 솜이...
++추가 물론 류솔에 대해서는 명소민 착각도 매우 컸다고 생각함 ㅋㅋㅋㅋㅋㅋ 류솔이 사진을 그만큼 좋아해서가 아니라 명소민이 류솔에게 사진을 선물로 받아서 의미부여가 된거라고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