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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춘천 호반체육관에서 치러진 올스타전 사전행사에도 참여해 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낸 문정원은 행사 종료 후 <마이데일리>와 만나 “2년 전에는 좀 더 얌전한 분위기에서 전야제를 즐겼는데, 오늘은 더 신나고 시끌벅적한 분위기 속에서 팬 여러분들과 함께한 날이었다. 내 옆자리에 앉으신 분이 내 팬이라서 더 좋았다”며 사전행사를 마친 소감을 먼저 전했다.
벌써 여섯 번째 올스타전에 나서는 문정원이다. 그는 “한 팀에 오래 있었기도 해서 그런지 팬 여러분들이 저를 많이 사랑해 주시는 것 같아 감사한 마음이다. 비록 지금은 신인 리베로지만(웃음), 서브를 열심히 때릴 때는 그 모습도 사랑해 주셨다. 그렇게 저에게 보내주신 사랑 덕분에 올스타전에 여섯 번이나 올 수 있게 됐다. 올스타전은 팬들과 소통할 수 있는 무대라서 재밌다. 다른 팀 선수들과도 교류할 수 있어서 좋다”며 또 한 번 팬들이 사랑하는 별이 된 소감을 밝혔다.
올스타전 단골손님 문정원이지만, 세리머니에 대한 고민은 여전하다. 문정원은 “이제는 리베로라 점수를 낼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 일단 다치지 않고 신나게 즐겨보는 게 목표다. 뭘 하게 될진 모르겠지만, 최대한 즐겁게 해보겠다”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문정원이 이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 맞은편 테이블에서는 차지환과 이민규가 25일 본 경기에서 선보일 세리머니를 한창 연습 중이었다. 세리머니가 기대되는 동료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문정원은 그들을 가리키며 “저분들이 기대된다(웃음). 오히려 요즘은 남자부 선수들이 더 열심히 준비하시는 것 같다. 벌써 연습을 하고 계시다니 정말 대단하다”고 말하면서 웃음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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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원은 “(임)명옥 언니는 너무 레전드라서, 언니랑 비교되는 구도가 조금 부담스럽기도 하다. 언니와 대등한 승부를 벌일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은 마음은 늘 있지만 말이다. 서브 퀸-리시브 퀸을 모두 차지할 수 있게 된다는 사실도 저한테는 부담”이라며 머쓱한 미소를 지었다.
문정원은 그러면서 “하지만 이건 이벤트 매치니까, 함께 하게 될 팬분과 함께 재밌게 즐겨보겠다. 좋은 파트너를 뽑아야 할 텐데 걱정이다(웃음). 승부욕이 발동될지도 모른다. 제 리시브를 잘 못 받아주시면 바로 남 탓을 하겠다”며 장난스럽게 웃음을 터뜨렸다.
팬들이 기대하는 모습은 하나가 더 있다. 아포짓 시절 날카로운 서브와 재빠른 공격을 선보였던 문정원이 오랜만에 코트 위에서 볼을 때리는 모습이다. 문정원은 “그걸 기대하시는 분들이 좀 많긴 하다. 그런데 괜히 무리하다가 다칠 수도 있다. 우선 안 다치는 게 최우선이다. 몸을 잘 풀고, 할 수 있는 만큼만 해보겠다”며 신중하게 약간의 여지를 남겼다.이후 문정원과 시즌, 그리고 리베로 문정원의 플레이에 대한 이야기도 짧게 나눴다. 리시브 1위를 질주 중인 문정원이지만, 늘 그랬듯 스스로의 플레이에 100% 만족하고 있지는 않았다. 그는 “기록이 많은 걸 말해주는 건 맞지만, 팀 스포츠인 배구에서 가장 중요한 건 기록보다도 팀에 얼마나 도움이 됐는지라고 생각한다. 아직 그 부분에서 나는 조금 부족한 리베로다. 범위가 겹치는 경우도 있고, 리시브 실패도 종종 나온다. 이런 것들을 최대한 안 하고 싶다. 찰나의 순간에 내가 해야 하는 것들을 더 잘하고 싶다”며 자신의 플레이에 대한 아쉬움을 표했다.
이처럼 문정원은 언제나 자신에게 조금은 박하다. 늘 스스로를 의심하고, 더 높은 곳을 갈구한다. 문정원은 “남들이 보기엔 ‘왜 이렇게 겸손을 떨까?’ 싶을 수도 있다. 김종민 감독님께서도 ‘잘하고 있는데 왜 자꾸 스스로 깎아내리냐’고 말씀해 주신 적이 있다”며 이를 인정했다.
그러면서 문정원은 “하지만 이게 그냥 내 성격이다. 기자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그럼에도 늘 나를 의심한다. 그 의심을 하는 이유는 내가 지금보다 더 잘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처음 배구를 시작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이 믿음과 의심은 변한 적이 없다. 이런 내 성격을 코치 선생님들이 걱정하시기도 하지만(웃음), 다행히 옆에서 (배)유나 언니나 (황)연주 언니가 잘하고 있다고 응원도 해주시고, 피드백도 아끼지 않으신다. 좋은 언니들 덕분에 스스로 하는 의심에 지치지 않고 더 좋은 리베로가 되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수 있다”며 지금의 자리까지 올라선 자신의 방식을 밝혔다.
그런 문정원도 잠시 과거를 돌아보더니 “이런 저도 스스로 정말 만족했던 순간이 배구하면서 딱 한 번 있었다.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을 때다(2022-2023시즌). 그때는 실수를 해도 마음이 괜찮았을 정도로 정말 재밌고 만족스럽게 배구를 했다”며 기적의 우승을 차지했던 시즌만큼은 스스로에게 만족했음을 털어놨다.
신나는 올스타전이 끝나면, 문정원은 또 한 번 스스로에게 만족할 수 있을 만한 해피엔딩을 만들기 위해 5-6라운드에 임한다. 문정원은 “우리가 항상 초반부는 어려워도 후반부에 좋은 경기를 했던 팀이라고 생각한다. 이번에는 초반부 페이스가 좋았기 때문에 오히려 후반부에 체력이나 집중력이 좀 떨어질 수도 있겠다는 걱정이 있다. 이 부분에서 방심하지 않고 좋은 페이스를 잘 유지하고 싶다. 또 팀워크를 더 잘 다져서 전반기보다도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여섯 번이나 올스타에 선정될 정도로 V-리그를 대표하는 선수가 됐지만, 여전히 스스로에게 의심을 거두지 않는 문정원이다. 그러나 아포짓 자리에서 볼을 때렸을 때도, 리베로 자리에서 볼을 받는 지금도 문라이트는 변함없이 반짝반짝 빛난다. 이 사실만큼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번 올스타전에서도 어쩌면 부상의 위험 때문에 볼을 때릴 수 없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 시절 최선을 다해 볼을 때리던 문정원이 뿜어내던 달빛은 모두의 기억 속에 선명히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