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후 만난 문성민은 "사실 첫 득점을 의식하고 들어갔다. 얼른 득점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솔직히 다음 세트를 준비하는 상황이라는 생각도 했는데 내가 득점을 하는 순간부터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것을 느꼈다"고 활짝 웃었다. 이어 "(최)민호도 서브가 강해지고 상대 범실도 나오는 걸 보면서 왠지 4세트에서 이길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마지막에 (이)준협이가 블로킹 잡는 걸 보니 오늘은 절대 질 수 없는 경기였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사실 문성민은 24-23으로 앞선 상황에서 서브 기회를 잡았다. 과거 같았다면 강력한 대포알 서브를 상대 코트에 꽂았을 문성민이지만 가볍게 서브를 넣는 데 그쳤다. 문성민은 "솔직히 10년 전이었다면 욕심을 냈을 것 같다. 하지만 내가 범실을 하면 분위기가 꺾일 수 있으니 어떻게든 코트에 넣어서 경기를 끝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고 겸손한 소감을 전했다.
자신을 주인공으로 한 인터뷰였지만 문성민은 이날 승리의 공을 후배들에게 돌렸다. 특히 주전이 아닌, 자신처럼 제한된 기회를 얻어 코트에 서는 아웃사이드 히터 이시우와 김선호, 리베로 임성하, 미들 블로커 정태준, 김진영 등 여러 후배의 이름을 차례로 나열했다. 그런 뒤 "블랑 감독님이 오시고 원래 잘하던 선수들은 말할 것도 없고, 한 번씩 투입되는 선수들의 실력이 엄청 늘어 팀이 단단해졌다. 과거 익숙했던 위치로 돌아갈 자신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