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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30대 후반 들어서 매년 생각을 했다. 나에게는 지난 시즌이 고비였던 것 같다. 페퍼저축은행 합류와 함께 처음으로 36경기를 뛰었는데, 현실에 많이 부딪혔다. 체력적으로 한계도 느꼈다. 이제는 배구를 놓아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때부터 마음의 준비를 조금씩 했던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몇 년 전부터 정대영의 은퇴를 기다리고 있었던 가족들도, 정대영에게 “고생했어. 축하해”라고 말하며 따뜻하게 안아줬다고.
그는 “가족들은 작년에도 은퇴를 하길 바랐다. ‘이제 나이도 40을 넘었으니 그만해도 되지 않을까?’라고 하더라. 내 욕심에 계속 배구를 했던 것 같다. 이번에 그만둔다고 했더니 ‘그래. 이제 오래 떨어져 살고 했으니 셋이서 재밌게 살아봐’라고 이야기를 계속해 주더라”라고 웃었다.
사실 몸 상태도 몸 상태지만, 엘리트 배구선수의 길을 걸고 있는 딸 보민 양에게 미안함이 컸다. 엄마의 보살핌이 필요한 나이대다. 선수 생활하느라 챙겨주지 못했던 딸에 대한 미안함이 은퇴를 하는 데 계기가 되었다.
정대영은 “작년에 FA 계약할 때만 하더라도 배구를 더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최근 사춘기가 온 것 같다(웃음). 은퇴를 결심하게 된 계기가 있는데, 작년 가을이었다. 보민이가 ‘다른 친구들은 집에 가면 엄마가 있는데, 나도 엄마가 집에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하더라. 그 이야기를 듣고 나서 ‘지금 보민이에게 가장 필요한 사람이 나인데’라는 생각이 컸다. 당분간은 집에 있으면서 보민이 친구들과 배구도 하고, 알려주기도 하면서 지내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운동선수 정대영이 아닌 주부 정대영의 삶이 어떤지 묻자 그는 “지금 이 시간적인 여유가 너무나도 좋다. 선수할 때는 스케줄에 맞게끔 움직여야 했다. 그러나 지금은 시간의 자유로움이 있다. 또 복귀를 해야 된다는 생각이 없으니 편안하다. 아직 음식 같은 건 잘하지 못한다. 시댁이 이 근처라 저녁은 거기서 해결하고 있다”라고 미소 지었다.
그러면서 “당분간 지도자의 길은 걷고 싶지 않다. 그러면 가족들과 떨어져야 한다. 또 딸이 배구를 하고 있어 만약 프로에 가게 된다면 5년밖에 같이 살지 못한다. 지금으로서는 가족과 떨어지고 싶은 마음이 없다”라며 “그러나 해설위원이나 유소년 지도자는 가족들과 함께 하며 할 수 있기 때문에 제의가 들어온다면 고민을 해볼 것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정대영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언제인지 물었다. 정대영은 2012 런던올림픽 4강 그리고 2022-23시즌 흥국생명과 챔피언결정전에서 쓴 0%의 기적을 이야기했다.
그는 “지난 시즌 0%의 기적 순간에 내가 있었다는 게 아직도 감격스럽다. 런던 4강은 우리 선수들이 정말 똘똘 뭉쳐서 만든 결과다. 그때 이후로 배구 인기가 올라왔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후배 선수들이 열심히 해서 배구 인기가 더 올라왔으면 좋겠다”라고 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