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art 1. '완전 즉흥형' 지효가 꼭 한 번 도전해 보고 싶은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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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연습생 생활만큼 아이돌로 살아왔는데도 여전히요?
A 네. 완전 초보 아이돌은 아니지만, 초중급자 정도.(웃음)
Q 상당히 겸손하네요. 8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만큼 지효 씨의 이미지도 많이 바뀌었어요. 아무래도 예전에는 소녀 같았는데, 지금은 조금 더 성숙한 느낌이 있죠.
A 저는 누구나 자연스러운 모습이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해요. 저 역시 그 나이에만 표현할 수 있는 모습을 하나하나 보여드리려고 하고요. 오늘 화보도 지금의 지효를 보여주는 새로운 시도였잖아요. 굉장히 신선하고 재미있었어요.
Q 트와이스에서 솔로 활동에 도전하는 두 번째 멤버가 됐어요. 연습생 생활이 길었던 만큼 솔로 활동이 결정됐을 때 감회가 남달랐을 텐데요.
A 솔직히 말하면 너무… 힘들었어요.(웃음) ‘와, 나 드디어 솔로 나온다!’ 이런 신나는 마음보다는 부담이 컸죠. 이미 솔로 앨범이 나온다는 이야기를 1년여 전부터 들었기 때문에 그랬을 수도 있지만, 가장 큰 건 앨범에 대한 어떤 디렉션이 없다는 거였어요. 트와이스 앨범을 만들 땐 회사에서 방향성을 제시해 주거든요. 그런데 이번에는 제가 해보고 싶었던 걸 해보라는 거예요. 곡도 제가 쓰고요. 아무것도 잡혀 있지 않은 상황이니, ‘뭘 해야 하나’ 고민이 정말 컸어요.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고, 또 팬들과 대중이 기대하는 내 모습은 무엇일까? 판단하는 데 긴 시간이 걸렸죠. 곡을 쓰면서도 마찬가지였어요. 내가 이런 가사를 써도 되는지, 내가 이런 노래를 부르는 게 맞는지, 하나하나 따졌죠. 전반적인 방향성부터 가사 하나하나의 표현까지, 정말 제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는 앨범이에요. 그래서 그만큼 힘들었고요.
Q 트와이스 활동 때 직접 프로듀싱을 한 경험이 큰 도움이 되었겠어요.
A 작사는 데뷔 초부터 해봤지만, 작곡을 한 지는 얼마 안 됐어요. 한 3~4년쯤 전에 (김)세 정이 작업실에 놀러 간 일이 계기가 됐죠. 곡을 쓰는 세 정이가 정말 예쁘고 행복해 보여서 저도 해보고 싶었어요. 가수로서도 내 노래를 직접 만든다는 건 하나의 도전이 될 테니까요. 막상 처음 해봤을 땐 너무 어려웠고, 아무것도 모르는 스스로가 부끄러웠어요. 그래도 많은 분의 도움을 받아 하나둘씩 차츰 익혀나가다 보니 여러 곡을 쓸 수 있게 됐죠.
Q 솔로 앨범 〈ZONE〉의 트랙 리스트가 공개된 후, 팬들은 지효 씨가 타이틀곡을 제외한 모든 곡의 프로듀싱 과정에 참여한 점에 큰 기대를 품더라고요.
A 음악적으로 다양한 모습을 담으려고 노력했어요. 트와이스에서 보여주지 못한, 지효만의 색깔을 녹이는 게 목표였어요. 그 일환으로 그룹 활동을 하면서는 선보인 적 없는 보컬 방식을 시도했고, 들려준 적 없는 곡을 담기도 했죠. 특히 팬들이 예전부터 저의 발라드를 듣고 싶어 하셨는데, 생각보다 트와이스 활동을 하면서 그런 보컬을 들려드린 적이 많지 않더라고요. 이번 앨범에 발라드 같은 R&B 곡이 있으니 좋아해주시면 좋겠어요.
Q 타이틀곡 ‘Killin’ me good’을 조금씩 공개해왔잖아요. 약간씩 듣는 것만으로도 중독성이 느껴졌는데, 어떤 곡인지 궁금해요.
A 한마디로 표현하면, 사랑에 빠져서 네가 너무 좋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난 너랑 함께하는 모든 순간이 다 행복해서 미쳐버릴 것 같아!’라는 느낌이죠. 퍼포먼스로는 굉장히 파워풀한 안무를 보여드릴 예정이에요. 아, 그리고 뮤직비디오에서 제가 연기를 해요. 트와이스 뮤비를 찍을 때도 잠깐 연기를 하긴 했는데, 코스프레를 하거나 예쁜 척을 하는 정도였거든요.(웃음) 그런데 이번에는 남자 모델이 뮤비 속 남자 친구 역할로 등장해서 대화도 하고, 또 여자 친구들도 출연해서 함께 연기하는 모습이 담겼어요. 다른 분들과 함께 연기하며 촬영하는 게 처음이라 어색하지는 않을까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즐거운 시간이었어요. 기대해주세요.
Q 수록곡 ‘Don’t wanna go back’은 헤 이 즈 씨와 함께 작업했더라고요. 이 곡에 대한 기대감도 상당히 크던데요.
A 아까 말씀드린 발라드 느낌의 R&B 곡이 바로 이 곡이에요. 사랑했던 연인에게 ‘이제 나는 너를 사랑하지 않아’라고 말하는 노래죠. 가사를 제가 썼는데, 정말 아프게 쓰려고 노력했어요. 이렇게까지 솔직해도 되나 싶을 정도의 가사가 나왔죠. 이렇게 말씀드리면 되게 파격적으로 들리겠지만, 사실 그 정도는 아닐 것 같기도 하고… 저도 반응이 궁금하네요.(웃음)
Q 〈ZONE〉에서 유독 애착이 가는 곡이 있나요?
A 이 질문에는 답을 드릴 수가 없어요. 한 곡 한 곡 정말 최선과 진심을 다해 작업했거든요. 앨범을 준비하는 모든 과정이 힘들었지만 그만큼 모든 순간이 추억으로 남았어요. 그래서 딱 하나를 꼽을 수가 없어요. 그냥 이 앨범 자체가 저에게 너무나 소중해요.
Q 예전에 키우다 죽은 선인장의 이야기로 ‘선인장’이라는 노래를 썼다고 들었어요. 이처럼 경험을 반영한 곡을 주로 쓰는 편인가요?
A 경험에서 나오는 경우는 별로 없어요. 제가 그렇게 다양한 경험을 많이 못 해봤거든요. 너무 바쁘게 살다 보니.(웃음) 보통 곡을 준비할 때는 테마를 먼저 정하는데, 거기에 맞춰서 노래를 쓰는 편이에요.
Q 어떤 음악을 만들고, 어떤 노래를 하고 싶어요?
A 가수가 자신이 부르는 노래를, 그 무대를 즐길 수 있어야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게 발라드든 댄스 곡이든, 어떤 곡이든 부르는 사람이 행복해야 좋은 감정을 전달할 수 있겠죠. 그래서 저는 제가 즐길 수 있는 음악을, 행복할 수 있는 노래를 하고 싶어요.
Q 예전에 ‘더 이상 목표를 두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했어요.
A 목표에 쫓기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어요. 제가 목표를 쫓아가야 하는데, 어느 순간 제가 쫓기고 있더라고요. 뭔가를 이뤄내고 싶고, 꼭 저기까지 올라가고 싶고… 그렇게 애를 쓰는데 자존감은 더욱 떨어졌어요. 문득 그렇게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저 충분히 열심히 살아왔잖아요.(웃음) 당시 목표를 두지 않겠다고 한 건, 이제는 아등바등 목표에 매달려 살고 싶지 않다는 의미였어요. 오늘은 이런 일이 즐거웠고 내일은 또 다른 일이 행복할 거라고 생각하면서 살고 싶어서요.
Q 그럼 이번 솔로 활동에도 따로 목표는 두지 않을 예정인가요?
A 거창한 목표는 없어요. 그저 내가 후회하지 않고, 아쉬움이 없게 활동하고 싶어요. 좋은 앨범이지만, 인기가 없을 수도 있겠죠. 그런 것에 연연하지 않으려고 해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오든 제게 후회나 아쉬움이 남지는 않을 테니까요.
Q 목표에 쫓기고 있다는 걸 깨달은 순간이 언제 였나요?
A 몇 년 전, 자존감이 낮다는 걸 느낀 순간이 있었어요. 아침에 세수를 하고 거울을 보는데, 제가 계속 저를 지적하고 있더라고요. 여기는 왜 이렇게 생겼고 무대에서 왜 저렇게 했고 사진 찍을 때 그런 식으로밖에 못하고… 그런 제가 너무 별로더라고요. 내가 나를 가장 사랑하지는 못할망정 내가 나를 제일 싫어하고 있으니까요. 그날부터 밤마다 ‘지효야 사랑해’ 같은 말을 일부러 육성으로 하고 잠들었어요. 매일 저의 예쁜 구석을 찾으려고 노력했고요. 효과가 있었죠. 최선을 다해 살아왔으니 이제는 즐기자는 마음도 그때쯤 갖게 됐어요.
Q 최근 가장 행복했던 때는 언제예요?
A 매일매일 행복한 순간이 있어서, 이것도 어떤 순간이라고 콕 집어 말하기는 어렵네요. 예전에는 ‘아, 왜 이렇게 사는 게 재미가 없을까’라는 생각을 가끔 했어요. 지금은 일상이 얼마나 달고 소중한지 알죠. 푹 자고 일어나서 햇빛을 볼 수 있고, 커피를 마시러 카페에 갈 수 있고, 간식을 사러 편의점에 갈 수 있다는 그 모든 소소한 것들이 엄청나게 큰 행복이에요. 굳이 꼽자면 얼마 전에 비 많이 왔을 때, 혼자 돌아다니면서 사람 구경했던 것? 또 어떤 게 있을까요. 키우고 있는 화분에 돋아난 새싹을 본 것? 못 보던 친구들을 오랜만에 만난 것? 많네요. 행복한 일.(웃음)
Q 그럼 질문을 바꿔볼게요. 오늘의 가장 행복한 순간은 언제였나요?
A 아까 촬영할 때 다들 너무 예쁘다고 해주셔서 행복했어요.(웃음) 또 지금 배가 고파서, 이따 먹게 될 식사가 정말 행복할 예정입니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