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있어서 아무래도 그런 곳들이 생기는데...내겐 단연코 딱 두곳이 있어. 첫번째가 샌프란이고 두번째가 홍콩임.
오늘 여행방에서 샌프란 이야기가 나와서 치안 나오는 거 보니까 좀 더 그렇네. 내가 샌프란에 처음 간게 20여년 전인데 그때만 해도 노숙자는 많았지만 그래도 캘리포니아 다운 자유로움과 밝음이 느껴지는 도시였거든. 길거리에서 페스티벌을 마주치는 우연도 즐거웠고, 트램을 타고 가다 대학 교정에 들어가 산책도 하고. 언덕길 코너의 브런치도 맛있었고. 여름의 다정하게 선선한 바람, 겨울의 온화한 바람도 좋았어. (나중에 그 근처에서 잠깐 살았거든) 피어39에서 일광욕하는 바다사자인지 코끼리인지 물범인지 하는 친구들도 귀여웠고. 가장 좋아하던 건 유니언스퀘어 앞 치즈케이크 팩토리에서 빌딩에 둘러싸여 밥먹는 거.
물론 그 시절에도 못가는 곳이 있었고, 프리웨이 출구에서 맥주 사마시게 1불만 달라는 노숙자도 있었어. 일부러 유리창 치는 사람도 있었고. 정말 하루아침에 바뀐게 아니긴 해. 그렇지만 친구들의 아마추어 공연을 봤던 유니언 스퀘어가 사람이 들어갈 수 없는 지역이 됐다거나, 그 옆 메이시스가 당당히 강도를 당한다거나 하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너무 서글퍼짐. 내가 살았던 지역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던 스퀘어가 이제 마리화나 냄새 때문에 갈 수 없게 됐다는 것도 받아들이기 힘들었는데...
홍콩도 처음 간게 비슷한 시긴데, 몇년 전에 덕질 겸해 갔을 때, 내가 알던 그곳이 아니라서 좀 놀랐어. 내가 갔을 때도 중국화가 많이 됐다고 했지만, 홍콩이 가지던 그 묘한 문화, 감각이 많이 사라지고 그 빈자리를 중국과 일본이 채운 느낌이었어.
과거의 것이 반드시 더 좋은 건 아니라고 생각해. 지금의 홍콩을 더 좋아하는 사람도 있을지도 모르지. 그렇지만 그냥 그 시절의 내가 사랑했던 것이 조금씩 사라져가는 기분이라 서글플 뿐... 그래서 더욱 요즘은 갈 수 있을 때 여행을 가자는 마음가짐이 되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