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망한 여행담 올렸던 덬인데 이정도 자표는 해도 될 거 같... 그냥 옛날이야기긴 하지만 요즘 여행방 불안감이 높아지는 것 같아서 웃긴 이야기라도 해보려고.
아이폰이 등장하기 "직전"의 일임. 이제 원덬은 직장에서 혼자 출장을 보낼 수 있는 사람으로 자라났음. 피로쓰인 영어실력... 어느날 갑자기 상사가 싱가포르에 다녀오라고 함.
물론 처음 감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가라면 가야지. 하고 씐나게 감. 근데 낮에 일정이 끝나면 밤엔 혼자니까 뭘 할 게 없잖아. 스마트폰도 없던 시절이고 노트북 지급 이런것도 없으니 일을 할 수도 없고(참 그리운 시절이었다...⭐️). 그래서 양심과 윤리에 맞는 나이트 사파리에 감(?).
나이트 사파리는 정말 재미있었는데 싱가포르는 대도시니까 최소한 11시에는 지하철이 다닐 줄 알았음(=막차 시간을 안보심). 서울이랑 도쿄는 자정까지 다니니까 다 그런 줄 알았지. 그리고 이것이 다시 비극의 시작. 출구에 셔틀 기다리는 줄이 엄청 길었는데, 어차피 내 호텔 가는 게 보이지도 않고 지하철 시간될 거 같아서 지하철을 탐.
당시 호텔이 차이나타운 쪽이었는데 환승해야했거든? 환승역까지는 갔는데 그 역에 가보니 사람 하나 없이 "운행이 종료되었습니다" 문구만이 나를 반겨줌............ 스마트폰이 없던 시대고 딱 나이트사파리 루트만 알아보고 온 거라 지도도 없고, 지금 내가 어딨는지도 모르고, 환승역은 더더 모르고... 에스컬레이터를 올라가는데 너무 암담한 거야. 국제미아는 한두번이 아니긴 한데 대체 여기가 어딘지 알아야 동으로 가든 서로 가든 할 거 아님. 내 인생에서 제일 긴 에스컬레이터...
다행히 출구를 나오니 버스 정류장은 있더라고. 사람도 많길래 붙잡고 차이나타운 어떻게 가냐, 무슨 버스를 타면 되냐 물어봄.
예, 아무도 몰랐다고 합니다...하........ 차이나타운이 아니라 다른 이름이었나 싶기도 하지만 이젠 슬슬 멘붕이 찾아옴. 택시를 타야 하나 싶은데, 현금이 아마 그렇게 많지는 않았을 거야. 애당초 출장이니까 나도 필요경비만 챙기고 개인적인 건 카드 쓰고 그랬거든. 그래서 택시에서 카드가 되는지 아닌지도 모르고! 돈이 모자라면 아저씨가 기다려줄지도 모르겠고. 호텔에도 현금이 엄청 많은 건 아니니까 머리가 아픈 그 때.
"너 차이나타운 가니?"
웬 잘생긴 싱가포르 청년 하나가(추억보정임) 물어오는 거. 그치 웬 외국인이 이곳저곳 다니며 차이나타운 다니냐고 물어보고 있었으니까. 그래서 고개를 끄덕이니까, 아주 젠틀하게 자기도 마침 차이나타운 간다면서 자기가 물어봐주겠다는 거야. 그리고 막 버스 이곳저곳 물어보러 다니더라고.
결론: 여기서 거기 가는 버스가 없음.
그래서 곰곰이 생각하던 그 남자가 자기 친구랑 택시를 쉐어하자는 거야. 내가 평상시였으면 뭔소리냐고 외면했을텐데 제정신이 아닌 상태였거든. 아침에 짐싸서 귀국도 해야 하는데 여긴 어딘지도 모르겠고. 홀린듯이 그러자고 함. <= 다 알겠지만 이러면 안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남자가 데려온 친구는 역시 남자였고, 택시 바로 잡아서 타고 가는데..........한 5분 쯤 지나니까 집나간 정신이 돌아옴 = 어 ㅅㅂ 이 택시에 나만 외국인이고 나만 여자네? 그 순간 공포가 몰려오는 거야. 택시기사도 남자 둘도 다 싱가포르인에 모르는 사람이고. 그때부터 어떻게 해야 하나 깊생을 하게 됨. 차가 멈추면 뛰어내릴까(안됩니다) 시속 5키로 이하는 굴러떨어져도 덜 다치지 않을까(안됩니다. n차선 도로였음) N이라 온갖 나쁜 생각과 시뮬레이션을 백만번 하는데 남자애가 "넌 왜 싱가포르에 왔냐" "일이 뭐냐" 등등 스몰토크를 시작하는 거.
나의 공포심을 알게 하면 안돼...무슨 일이 있어도 아방하게 있자...모드로 친절하게 대답해줌. 그렇게 대화를 주고받는 사이 택시가 도착하고 그 당시 환율로대충 17000원 정도 나온 거 같은데 "우리는 둘이니까 너는 5000원만 내렴" 하더라고. 그리고 그들은 왼쪽으로 나는 오른쪽으로 헤어져서 돌아옴. 그냥 아주 친절하고 착한 친구였음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우리 친구 정말 고마웠어요(?)
제목 어그로긴 하지만ㅋㅋㅋㅋㅋㅋ 내가 어지간해서 공포를 느끼는 일은 없는데 저게 최고로 공포스러운 경험이었어(두번째는 (내 잘못 아닌 일로) 한겨울에 미국 아파트에서 쫓겨날뻔 한 사건). 껄껄........... 그래서 그 다음에 나가사키에서 막차 끊겼을 땐 아주 여유로웠다⭐️
그러고보면 스마트폰 생기면서 부터는 이런 에피소드가 더 많지는 않긴 한데....스마트폰도 스마트폰이고 저런 일 한 번 겪으면 조금 긴장을 하게 되는 거 같긴 해. 물론 스마트폰 쓰면서는 갤스 커버 절벽에서 떨어뜨렸다가 허공에서 부메랑처럼 날아돌아와 같이 절벽 위에 있던 모두에게 박수받은 사건 같은 거 이런거 있음ㅋㅋㅋㅋㅋㅋㅋㅋ
조금씩 긴장하며 우리 모두 안전여행 합시다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