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디스크를 안고 사는 원덬... 덕질 때문에 도쿄를 가야 하는데, 한달 전에 다시 재발하면서 취소를 고민하다가 1주일 남겨놓고 뇌와 허리의 극적 타결이 이루어지면서 일단은 도쿄를 가게 됨. (서도 아프고 걸어도 아프고 누워도 아팠...) 그래도 다리 방사통이 좀 남아서 '상사병 빼놓고 다 고친다'가 모토인 쿠사츠에 가게 됨.
쿠사츠가 멀기도 먼데, 가기가 나쁘기로 정평이 나있...지만, 내가 선호한 루트는 우에노에서 나가노하라쿠사츠 까지 가는 특급을 타고 버스로 갈아타기.

우에노역에 이거저거 구경하고 귀여운 곰 바틀 커피를 사들고 탐. 추위고 뭐고 아이스커피를 선호하는 한국인... (플랫폼 바로 옆에 있음) 시간 많다고 드럭도 갔다가 놀다 내려갔는데...그래선 안됐던 게 짐 놓을 공간이 꽉찼음(만석인 날이었다고 한다...) 캐리어를 번쩍 들어 머리 위에 올려야 하는 불상사 발생... 처음부터 기내용만 들고 갔고(큰 캐리어는 이틀 뒤에 도쿄 와야 해서 호텔에 맡김), 방사통만 있었던 거라 어찌저찌 잘 올림.
커피도 마시고 한가롭게 도착했는데, 역시 몰랐지만 내리자마자 바로 버스 타러 가야하는 거였음...(역에서 내리면 출구도 하나고 바로 앞이 버스 정류장) 화장실 들렀다가 돌아왔더니 줄이..줄이... 어차피 기차 타고 온 사람이 다 쿠사츠온천 가는 사람이라 추가 버스 배차해서 태워는 줌.
어찌저찌 도착해서 간 료칸은... 3주 동안 주사와 체외충격파 등등으로 병원비가 수억들어 최대한 경제적인 료칸이었음... 화장실 공용이라는 심각한 단점이 있지만 1박 15000엔(평일은 더 싼듯)에 저녁과 아침을 제공하는 미즈키라는 곳.
그냥 어디 시골집에 온 기분의 방. 가스 스토브...코타츠....

-이불 너머는 패딩 집어던져놓은 것이니 적당히 넘어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방이 추울 거 같은데 원래 추위를 안타는 편이기도 하고, 가스 냄새가 좀 나서 계속 환기 시켜줬는데도 별로 춥게 느끼지 않음. 이불이 뭔진 모르겠지만 하여간 내가 자본 료칸 중 가장 가볍고 따뜻해서, 아침에 일어났을 때 방이 15도 정도였는데도 전혀 못느낄 정도였음. 방에 크~~~게 신경 안쓰면 시골 체험(?) 정도로 생각해도 됨. 단점은 티비가 땅바닥에 있다...

이 료칸은 3개 탕이 있고 모두 개인이 쓰도록 되어 있어서(눈치싸움 치열하게 해야 됨) 들어가서 찍어봄. 노천 온천이고, 쿠사츠 온천들이 그런지 모르겠는데, 탕만 있는 온천들이 좀 있음. 이 료칸은 이 노천탕만 샤워시설이 없음. 다른 두곳은 아예 실내만 있는 곳, 실내+노천 있는 곳임. 샤워 먼저 하고 와야 하는 이 노천탕은 아무래도 조..금 인기가 떨어짐. 일단 옷 벗는 것도 노천이다 보니...

식사는 뻑적지근하게 나오지는 않고, 스키야키, 샤브샤브 중 고를 수 있음. 스키야키 고기가 아주 실하고, 일하시는 분이 처음부터 스키야키 해주셔서 잘 먹음. 료칸은 진짜 친절했어.

든든하게 잘 먹었으니 아침에 일어나 온천도 한 번 하고 유바타케 구경에 나섬. 쿠사츠 볼거리는 유바타케랑 아래에서 이야기할 유모미 쇼, 온천들임. 이곳저곳 온천지를 많이 가보긴 했지만 온천지에서 뭔가 관광이 될만한 건 없고, 자잘한 상점가 구경하고 군것질하고 온천 가서 쉬는게 다라고 생각함. 쿠사츠도 그렇고.
쿠사츠의 물이 워낙 뜨거운 물이라 온천에 쓰기 위해 식히는 과정을 유모미라고 하는 거 같은데, 전통춤을 쇼로도 볼 수 있고 주말에는 체험도 해볼 수 있음. 겨울은 아무래도 성수기라 거의 매일하는 거 같아. 시간이 정해져 있고 볼거리가 한정적이라 사람이 몰리는 시간은 무조건 가서 표를 먼저 사고, 줄을 서야 함. 그리고 당연히 1도 안찾아본 나... 표는 어찌저찌 바로 샀는데 입장줄 서는 줄 모르고 있다가 겨우 구석 자리로 감ㅋㅋㅋㅋㅋ 표 사면 바로바로 입장 줄을 서자...!


사진이 흔들린 건 동영상을 캡쳐한거라서 그래ㅎㅎ 연령대가 다양한 여성들이 나와 온천물 식히는 춤을 보여줌. 이런 문화가 있었구나 정도로 생각하면 되고, 700엔은 좀 비싼 감이 있지만 홈페이지 캡쳐하면 650엔(쿠사츠온천 관광협회)으로 할인 됨. 체험은 300엔 들어.
체험해보면 저 춤추시는 분들이 얼마나 대단한지 실감하게 됨....나무 판자가 일단 무겁고 저렇게 물 튀게 하기가 쉽지 않음. 체험하면 혼자 간 사람은 직원들이 열과 성을 다해 사진과 동영상을 찍어줌...
쿠사츠에는 료칸과 별개로 유료로 들어갈 수 있는 대형 온천 3개를 엮어서 패스를 파는데 3개 다 지금 당장 못가더라도 가볼 수 있는 패스가 있음. 3개 다 가볼거면 이득이고, 아니면 개별적으로 결제해도 됨. 료칸에서 갈 수 있는데도 가려는 건 정말 거대한 노천온천이거나, 편의시설이 좋거나. 3개중 추천하는 곳은 노천온천인 니시노카와라 온천. 산 기슭에 있는 대형 노천온천으로 샤워시설이 없음. 그래서 유바타케 뒤에 있는 고자노유(실내만 있음)에서 샤워겸 1차 온천 하고 이동하는 것을 추천함.
주의할점은 유료라도 타올은 무료가 아님. 료칸에 머물고 있으면 료칸 타올 가지고 나오거나 하나 사야함. 보통 300엔 대. 렌탈도 있긴 한데 내가 갔을 땐 렌탈을 중지했더라고.
동선으로는 아예 아침부터 거길 가서 내려오면서 간식 먹고 위의 유모미쇼도 보고 하는 건데...어차피 도보로 거기서 거기인 곳이라 꼼꼼하게 짤 필요는 없어 보임.
간식거리는 쿠사츠는 이거저거 유명하긴 한데 보통 온천만쥬(작은 단팥만쥬를 온천 증기로 익히는 거)랑 당고, 온천타마고(수란 같이 나오는 반숙달걀)가 대표적인듯?
온천만쥬는 이곳저곳 있는데 튀겨주는 곳이 하나 있어. 만쥬는 거기서 거기지만 튀겨주는 맛이 특이해서 추천하고(사진 안올라감ㅠ) 튀긴 모찌도 있는데 단거 힘들면 이거도 괜찮은듯 보통 150엔 정도.

당고 집은 딱 하나인데 저 온천 표시 직접 찍어주게 해서 유명함. 500엔인데 일반적 당고보다 크고 가래떡에 가까운 식감임. 소스는 콩가루 꿀이나 미소 등등 고를 수 있는데 군마 특산 미소 소스 골라봄. 이것도 그럭저럭.

온센타마고는 내 추천은 니시노카하라에서 온천하고 내려오는 길에 먹는 거 추천해. 온천하고 나면 나름 힘들기도 하고 니시노카하라는 오르막에 있어서 힘들진 않아도 아주 가벼운 운동이기도 함... 개당 150엔 이었던듯. 타마고에 소스도 주니까 걱정 하지 마

온천도 돌고 간식도 먹고 쇼핑도 하다보면 해도 지고 유바타케도 전혀 다른 분위기로 바뀌어. 밤낮이 다르니까 꼭 살펴보기.그리고 여기 제설작업 잘 안해서 빙판길인 곳이 많음. 겨울에 간다면 신발을 잘 챙겨야 해. 허리 안좋은데 걸어가다 엉덩방아 찧었어..ㅠㅠ 마침 바로 온천 가서 대형사고(?)는 안됨
추가로, 쿠사츠의 특이한 점 하나. 돌아다니다 보면 아래 같은 건물이 있음.

공중화장실이라기엔 뭐하고 그렇다고 집이나 상업시설로는 안 보이는 이곳은 ⭐️무료⭐️ 온천임. 물이 워낙 많이 샘솟아서 그런지 저런 무료 시설이 도처에 있는데 수건만 가지고 있으면 이용해도 됨. 그리고 기념품점에서 수건을 다 팜... 내가 간 료칸은 아예 지퍼백에 담긴 걸로 줘서, 가지고 나가도 되게끔 해줌. 나는 저기까지 갈 시간은 안돼서 패스했는데 나중에 가면 한 번 들러볼까 싶긴 함.
온천 자체는 물이 굉장히 뜨거운 편이라서, 온천에 익숙하거나 뜨거운 걸 잘 참는 사람에게 추천할만 함. 보통 온천은 데우는데, 여기는 식혀서 쓰는 물일 정도라서. 병을 다 고친다 어떻다는 말은 선전문구 같지만, 그래도 다녀온 뒤로 좋아져서 나 정도로 심각하지 않더라도 약간의 관절염이나 신경통 가진 분들 모시고 가기는 좋을 거 같아. 온천, 하면 이름 나올만한 곳 다 가봤는데, 몸에 좋은 느낌을 준 곳으로는 쿠사츠가 제일이었던 듯. (피부는 우레시노) 곧 게로도 갈 거 같은데 또 후기 올려볼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