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랑 병원 진료차 서울 갔다가 춘천 가서 바람이나 쐬려고 여행 얘기를 꺼낸 거 였는데 “엄마 어디 가고 싶은 곳 있어?” 하는 질문에 엄마가 “여수 가볼까” 하셔서 급 정해진 여수 여행 (봄에 엄마가 원주 출렁다리 가고 싶다고 하셨어서 원주 말씀하실 줄 알고 물어봤는데 여수요.....?😳 엄마의 눈이 너무 반짝거려서 차마 이번엔 춘천 가고 다음에 여수 가자고 말할 수 없었어 🥺)
여수 가는 기차 안에서 숙소 예약하고 여행방 검색하며 갈 곳 추려내는 본격 무계획 여행이었어 (첫날 밤에 일정 짜맞추다가 무계획으로 온 걸 땅을 치고 후회함 🥲)
[1일차] 여수엑스포역 도착 -> 숙소 도착
오후에 병원 진료 마치고 서울역에 세시 반에 도착해서 네시 반 열차 취켓팅 도전했으나 실패... 입석+좌석은 풀리던데 광명에서 여수까지 입석...? 어림도 없지
여수 도착하니까 아홉시 5분 전이었는데 역 맞은 편에 관광 안내소가 있어서 들어감
가이드님이 계셔서 어디 가면 좋을까요? 하고 물어봤더니 향일암 가는 시티투어 코스를 추천해주셨어
오동도 향일암은 원래 갈 계획이었는데 시티투어코스가 있다니 🥹
투어 전날 다섯시까지 예약 가능인데 평일이라 아마 현장 예매도 가능할 거 같다고 하셔서 내일 오전 오후는 시티투어로 하면 되겠다 생각함
그리고 숙소 도착
헤이븐호텔 브릿지뷰로 예약했는데 진짜 창 밖에 대교가 바로 보여서 너무 좋았어 (대신 돌아다니기에 위치가 다른 호텔에 비해 좀 애매함💦)
SRT매거진에 여수 관광 정보가 실렸었는데 엄마가 하필! 그 중에서도 거문도 백도에 꽂히셔서 갑자기 거문도를 가고싶다고 하셨어
무계획 여행이었지만 그래도 여수 둘러보고 순천 가서 순천만 선암사 낙안읍성까지 보고 귀가할 계획이었는데 거문도.... 거문도..... 거문도 가는 배가 하루에 딱 한 대 뿐이라 아무리 계산을 해봐도 답이 안나옴 ㅠㅠ 엄마가 “내가 거문도를 포기하면 되는데....”하시면서 시무룩해하시는데 차마 거문도 포기하라는 말을 할 수 없었어 ㅠㅠ
새벽까지 해양교통안전공단 항만공사 등등을 검색해봤는데 여수에서 거문도 가는 배가 결항이라는 정보를 얻음 🥲 그러고 한참을 검색해보다가 등대카페에서 여수->녹동 셔틀버스가 있다는 정보를 얻음 (역시 정보는 덕후들이 제일 잘 안다 🥹)
녹동-거문도는 오전에 들어가서 오후에 나오는 일정이라 당일치기도 가능한거야 이러면 갈 수 있겠다 싶어서 기쁜 마음으로 잠듬
새벽까지 검색한 덕분에 이렇게 창 밖으로 야경쇼도 볼 수 있었어 (다리 조명 쏘는 시간은 자정쯤부터 3시까지인 거 같았어 열한시 넘어서까지는 색이 안 변했었거든 그리고 3시 이후엔 조명 꺼져서 깜깜해짐)
[2일차]
숙소->스타벅스 더여수돌산dt점->여수엑스포역->오동도->진남관 유물전시관->이순신광장->해양수산과학관->향일암->수산시장->돌산공원->해상케이블카(왕복)->불꽃 크루즈
📍헤이븐 호텔
뷰 구경하면서 호텔에서 조식 먹음 (조식 평 좋던데 개인적으로 난 실망이었어 ㅠㅠ 창가 뷰는 좋으니까 뷰 감상하면서 먹으려면 조식 오픈런 해야 됨)
📍스타벅스 더여수돌산dt점
버스 정류장 가는 길에 스타벅스 더여수돌산dt점도 있어서 가봄
사람 많다 그래서 좀 쫄았는데 금요일 아홉시라 그런가 한적했어
📍여수엑스포역
여수엑스포역 건너편에서 시티투어버스 탑승
예약자 우선 탑승하고 남은 좌석 있을 때만 현장 예매 가능하기 때문에 시티투어 이용할 생각 있으면 전날 오후 다섯시까지 예약하는 게 좋아
📍 오동도
오동도는 자차로는 출입이 안되고 걷거나 동백열차를 타거나 시티투어버스 타고 들어갈 수 있어
이건 초입에 있던 오동나무! 가이드님이 오동도에 있는 식물들에 대한 정보를 이야기해주시는데 모르면 그냥 지나쳤을텐데 설명 덕분에 구석 구석 훑을 수 있었어
이것도 무슨 나무라고 알려주셨는데 기억이 안나네 💦
여섯개로 나눠자란 게 너무 신기했는데
연리지도 있는데 가이드님이 사랑하는 사람 손 잡고 연리지 사이를 걸으라고 하셔서 엄마랑 처음으로 손 잡고 걸어봤어 혼자 울컥한 건 안비밀 🤣
투어 특성상 시간이 한정되어 있어서 자유롭게 구석구석 보지 못하는 건 아쉬웠지만 가이드님 설명 들으니까 그냥 지나칠 곳들도 멈춰서서 자세히 보게 되어서 좋았어
📍 진남관 유물전시관
진남관은 수리중이라 근처에 있는 유물전시관 갔는데 여기서도 가이드님이 엄청 자세하게 설명해주셔
가이드님이 퀴즈도 내시는데 작년에 한산 3번 봤어서 알고 있던 내용들 대답하니까 가이드님이 잘 안다고 칭찬해주심 🤭
이날 투어 같이하시는 어른분들이 대답도 잘하시고 아는 것도 많은 편이라 가이드님이 질문 할 때마다 누군가는 항상 대답을 했는데 가이드님이 이런 적은 처음이라며 엄청 신나하셨어 ㅋㅋㅋㅋ
📍이순신광장
이순신광장에 좌수영음식문화거리 있어서 거기서 점심 먹으라고 1시간 30분 정도 자유시간이 있어
우리는 서대회랑 장어탕 먹었는데 의외로 장어탕이 장어 냄새도 별로 안나고 맛있었어 서대화무침은 서대회가 끝물이라 그런지 아니면 내 기대가 너무 커서인지 쏘쏘
📍해양수산과학관
투어가 아니었다면 아마 가지 않았을 곳....이었을 거 같아 입장료는 대인 3천원이고 시티투어 이용자는 할인 있어서 2.5천원
입구에 있는 수조에 돌돔이 가득한 걸 보는 순간부터 갑자기 흥미로워짐 🤩 (사진에 다른 관광객들이 찍혀서 못올리는 게 아쉽네 ㅠㅠ) 알고보니 그 수조는 돔들만 들어있는 수조였는데 돌돔 가득한 수조를 보니 들뜸 😊
내가 투어할 때 대부분 중장년층들이셨는데 어른들도 구경하시면서 우와 우와 하실 정도로 예상 외로 되게 흥미로운 곳이었어
빨판상어인데 우리가 가니까 갑자기 수족관 유리에 붙어서 빨판 구경시켜줌 ㅋㅋㅋㅋㅋㅋㅋ 덕분에 빨판 실컷 봤어 ㅋㅋㅋㅋㅋ
그리고 로봇 물고기들도 있었어
가오리 안녕 🖐🏻
전시관 바로 옆에 있는 체험관으로 가면 물고기들 먹이도 줄 수 있고 닥터피쉬 체험도 할 수 있어서 어린아이 있으면 데리고 가면 좋겠더라 우리엄마는 여기서 손주 생각 엄청 하시더라고 ㅎㅎ 나도 조카 오면 좋아했겠다 하는 생각하기도 했고
그리고 체험관 바로 뒤에 바다가 있어서 전시관 다 둘러본 뒤에 바닷가 산책하기도 좋을 거 같았지만 투어 일정이 빠듯해서 사진만 찍고 버스 탑승했어 😢
📍향일암
사람들이 코 엄청 만졌는지 코에 때탔어 ㅋㅋㅋㅋㅋㅋ
향일암 힘들다는 얘기는 많이 들었는데 진짜 진짜 힘들어 💦💦 낙산사보다 3배 이상 힘든 듯 ㅠㅠ 봄-가을에 향일암 갈 덬들은 손풍기 챙겨가! 손풍기 바람 쐬면서 올라가니까 그나마 낫더라
향일암은 서기 644년에 생겼는데 보살님이 위아래 두 분 계셔서 기도빨이 엄청 쎄대
그리고 향일암에는 6개의 문이 있어서 6개 문에서 엄마 사진 각각 찍어드림 📸
구름 없는 화창한 날씨라 땀이 뻘뻘 났지만 그래도 풍경은 좋았어
향일암이 거북이 등에 있는데 그건 가이드님 설명 없었으면 모르고 지나갔을거야 ㅋㅋㅋㅋ 역시 아는만큼 보인다 😎
(엄마 화나서 주먹 쥔 거 아님 💦 )
내려오는 길에 먹은 해풍쑥 빙수
약속시간까지 25분정도 남았는데 엄마가 빙수 먹고 싶다고 하셔서 시간이 될까 걱정하면서 주문했는데 이게 액체를 얼리면서 바로 가는거라 만드는데 7분이 걸림 ㅠㅠ 그래서 급하게 먹었는데 쑥향도 의외로 많이나고 쑥맛이 꽤 나고 얼음이 엄청 부드러워서 너무 맛있었어 ㅠㅠㅠㅠ 다음에 빙수 먹으러 향일암 또 갈지도 👀
버스 타러 가는 길에 부레옥잠 꽃도 봤어
부레옥잠은 많이 봤어도 꽃 핀 건 처음 봄
📍수산시장->돌산대교->돌산공원->해양케이블카
수산시장이 마지막 여행지라 여기서 미리 투어 끝내시는 분들이 많은데 우리도 케이블카 타려고 수산시장에서 내려서 돌산대교 지나서 케이블카 타러 갔어
시티투어 가격이 인당 1만원인데 대중교통비만 계산해도 뽕은 뽑았다며 시티투어덕분에 편하게 잘 둘러봤다고 엄마랑 하하호호하며 걸었어 😙
케이블카는 일반 캐빈이랑 크리스탈 캐빈이 있는데 크리스탈 캐빈은 바닥이 유리라서 아래가 훤히 다 보여 크리스탈 캐빈이 왕복 기준 일반 캐빈보다 7천원 더 비싸 인터넷으로 예매하면 할인되는데 당일은 사용 못하니까 케이블카 할인 받아서 타려면 최소 전날에는 구매해야 해
크리스탈캐빈 탔는데 고소공포증이 있는 타고 5분동안 후회함 🫣 내가 내 주제를 모르고 크리스탈캐빈을 예약했구나....😱 근데 3분 정도 지나면 적응되면서 괜찮아지긴했어
케이블카에서 보는 풍경, 특히 윤슬이 아름다워서 한번은 타볼만 해
고소공포증 없으면 바닥 뚫린 크리스탈캐빈 추천, 고소공포증 심하면 일반 캐빈 추천해 💦
📍불꽃 크루즈
돌산공원에서 내려서 크루즈 선착장까지 걸어감
크루즈는 이사부크루즈랑 미남크루즈가 있는데 이사부크루즈가 30분 먼저 출항해 미남크루즈가 배도 크고 불꽃놀이도 좀 더 화려하다고 하더라 나는 호텔 연계되서 할인 받을 수 있는 게 이사부이기도 했고 다음날 일정때문에 일찍 자야하기도 했고 노을 보고 싶어서 이사부로 탔어
이사부크루즈 불꽃놀이 명당은 사진에 보이는 하얀색 철제물 아래라고 하던데 우리는 다리 아파서 그냥 사이드 벤치 앉아서 봤어
(왼쪽 상단은 무시해줘 🫣)
오동도 근처로 가서 불꽃놀이를 4분 정도 하는데 지난 여름 불꽃축제 때 한시간 넘게 불꽃놀이를 봤던 우리 모녀의 성에는 차지 않았어 🙄
그래도 배 타고 여수 둘러보는 건 운치 있었어
돌아가는 길에 미남크루즈랑 만났는데 서로 엄청 반갑게 손 흔듬 👋🏻👋🏻👋🏻 이산가족 상봉한 것 같은 그런 느낌ㅋㅋㅋㅋㅋㅋ
아, 이사부는 돌아오는 길에 매직쇼하고 미남은 라이브 노래 불러준다고 하던데 내가 갔던 날은 돌아오는 길에 1층에서는 매직쇼 하고 선상에서는 가수분 오셔서 기타 치면서 노래 불러주셨어 처음엔 김광석의 슬픈 노래들에도 둠칫둠칫 스텝 밟으며 춤 추시던 어르신분들 덕분에 즐거웠어
크루즈에서 내려서는 숙소까지 바다따라 쭉 걸었어
이렇게 2일차 일정 끝!
여행방에서 도움 많이 받아서 나도 다른 덬들한테 도움되고 싶어서 쓰게 됐는데 생각보다 길어졌네
한 글에 다 쓰고 싶었는데 쓰다가 날릴 거 같아서 일단 여기서 그만 쓰고 올릴게 ㅠㅠ 남은 일정은 내일쯤 여기에 추가하거나 새로 글 써서 마저 올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