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에 온라인 모임에서 우연히 알게 된 친구인데 처음에는 그렇게 친하지 않았어
지인의 지인이라서 마주치면 인사하고 서로 가끔 잡담 나누는 정도?
어느날도 잡담 나누다가 서로 비슷한 취향을 발견했고 그걸 계기로 말을 트게 됐어
처음에는 좀 낯을 가리고 경계심 많은 사람이구나 생각했는데
같은 취향으로 말을 트기 시작하니까 서로 맘이 맞고 비슷한 부분이 많더라고
그러면서 급속도로 친해졌어
그래도 그때는 서로 자주 마주치지는 않아서 잘 지냈고
같은 취향이 있다는걸 알게되니 대화가 길어지고
취미 활동을 하면서 같이 있는 시간이 길어지니
조금씩 안맞는 부분이 보이고 서운함이 생기더라고
그래도 서로 잘 맞춰가보자고 투닥거리면서 관계를 이어왔어
근데 항상 어느 정도 선 이상으로 가까워지는 걸 무서워하는 것 같았음
하루는 세상에 둘도 없는 사이처럼 사생활, 속얘기, 깊은 고민 다 나누다가
그다음 날은 갑자기 남처럼 싸늘해지는거야 갑자기 잠수를 타거나 며칠간 연락 안되는 경우도 있고
그때는 이 부분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못하고 사람이 왜이렇게 들쭉날쭉하지? 하는 생각을 했었더랬어
그래서 자기 선이 굉장히 확실한 사람이구나 싶어서 그 선을 넘지 않으려고 굉장히 조심했었거든?
근데 내가 거리를 두면 왜 더 안 다가오냐고 화를 내고, 막상 다가가면 선을 넘지 말라며 밀어내고
지금와서 보니 조련당했던거지
한 일년정도 같이 시간을 보내면서 상대가 힘들때 내가 위로도 많이 해주고
나한테 약한 모습을 굉장히 많이 보이길래 내가 정말 최선을 다했어
내 기준으로 인생 베프급으로 마음을 썼던거지
근데 계속 마음이 헛헛한거야 저 들쭉날쭉함이 전혀 변하지가 않아
나는 상대를 챙기는데 상대는 나를 먼저 챙기는 적이 없어
그냥 자기 기분 좋을때, 같이 놀고싶을때 다가오고 끝이야
취미활동도 같이 하자고 약속했는데 그 약속도 가볍게 여기고
나는 바람맞고 하는 일들이 계속 반복되면서
더이상은 안되겠구나 하는 판단이 들어서 내가 물어봤어
"너도 나를 좀 챙겨주면 안돼?"
"나는 너를 베프라고 생각했는데 너는 아니야?"
라고 했더니 자기는 부담스러워서 그렇게 못 해준대 그런 사람 못된다면서
그리고 내가 서운함을 느끼는게 자기는 이해가 안간다는거야
자기가 챙겨주길 바랬으면 말을 하지 그랬녜
왜 말 안하고 있다가 자길 나쁜사람 만드냐고 오히려 나한테 화를 내더라?
너무 어이가 없어서 그래 알겠다 하고 한동안 서로 연락없는 상태가 길어졌는데
얼마전에 보니까 나를 차단하고 모든 연락수단을 끊어버린거있지?
뭐 이런 경우가 있지?
나중에 알고보니 중간에 있던 그 지인도 어느순간부터 안보여서 그냥 바쁜가보다 했는데
이 친구랑도 무슨 트러블이 있었어서 서로 정리했다고 그러더라구 이유는 자세하게 말은 안해줬는데
나한테는 이 지인이랑 정리하게 된 것도 얘기를 안했던거지
우리가 나눴던 그 수많은 대화가 '부담'이라는 단어 하나에 다 부정당한 기분이라 너무 허탈해
그냥 친하게 지내고 싶었을 뿐이었는데 그게 뭐가 부담이 되었던걸까???
나는 얘한테 도대체 뭐였던걸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모르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