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장치 언제봐도 신기
https://www.youtube.com/watch?v=0kPlQdi8EeU
이 한 장면의 무대연출을 설명하겠습니다.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Maybe Happy Ending)'**의 넘버 **"Where You Belong"**은 주인공 올리버가 그의 옛 주인인 제임스와 함께했던 기억을 회상하며 자신의 정체성과 소속감을 탐구하는 극의 핵심적인 장면입니다.
이 장면은 단순히 과거를 재현하는 것을 넘어, 올리버라는 로봇이 세상을 바라보는 '프리즘' 역할을 하며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과 복합적인 감정을 전달합니다.
이 넘버의 시각적 연출은 이전의 무대와 극명한 대조를 이룹니다.
이전까지 올리버와 클레어의 공간이 수평적, 수직적 움직임과 입체적인 박스 형태의 구조물로 제한되어 있었다면, "Where You Belong"에서는 울창한 나무와 숲이 무대를 채우며 자연스러운 따뜻한 빛과 세피아 톤의 광원이 활용됩니다. 이러한 연출은 관객들에게 시각적인 해방감을 주는 동시에, 올리버가 간직한 기억이 얼마나 풍요롭고 따뜻한지를 강조합니다.
특히 이 장면에서 처음 도입되는 **'도넛 리볼브(donut revolve)'**라는 회전 무대 장치는 공간의 제약을 깨는 중요한 도구로 사용됩니다.
마치 발레처럼 정교하게 움직이는 무대 장치와 풍경들은 올리버를 중심에 두고 세상을 회전시킵니다. 제작진은 이를 통해 올리버가 거대한 세상 속에서 얼마나 미미한 존재인지, 동시에 그 안에서 얼마나 특별한 존재인지를 시각적으로 구현해 냈습니다.
하지만 이 기억은 완전한 사실이라기보다 올리버의 '노스탤지어'가 투영된 이상화된 기억에 가깝습니다.
제작진은 이를 **'어쩌면 기억(maybe memory)'**이라고 부르며, 올리버가 제임스에 대해 가장 아름다운 버전만을 선택적으로 기억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극의 후반부에서 제임스의 실제 모습이 드러나기 전까지, 이 환상적인 기억은 올리버가 세상을 처리하고 이해하는 기준이 됩니다.
이러한 올리버의 진심 어린 회상은 곁에 있는 클레어에게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클레어는 올리버의 감정에 깊이 공감하며 그와 정서적으로 연결되지만, 동시에 현실을 알고 있는 그녀의 관점에서 올리버의 지나친 몰입은 다소 혼란스럽고 disturbing하게 다가오기도 합니다. 결국 이 넘버는 환상적인 기억의 정점에서 staging이 무너지며 올리버가 다시 자신의 방으로 돌아오는 마법 같은 순간으로 마무리되며, 그가 처한 현실과 이상 사이의 간극을 명확히 보여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