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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프랑켄) 0730후기 겸 규은에 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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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6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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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30도 규은이었음.
사연을 규은으로 자첫하고 지금까지 쳐돌아있는 이유를 생각해보면 대본의 결말을 전복하고 각자가 서로를 갈망하는것에 포커스를 맞추기 때문임. 이 극은 신의 권능에 도전한 인간이 결국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며, 그 비참함에는 한때 친구였으나 이제는 인간을 저주하는 괴물도 있다는 것이 정론인데, 그니까 내용은 맞는데 이제 속알맹이는 다른거임. 규빅은 혼이 빠져나간 상태에서도 괴물들을 포기하지 않고, 은괴는 빅터가 누구이건 그가 자신을 이해해주길 바라고 또 원함. 그러니까 어찌보면 두 사람은 같은 방향을 향해 가고있는거임. 그러나 불행히도 이 극의 대본은 두 사람을 양극단으로 떼어놓고 영원히 처절하게 싸우도록 만들기 때문에 결코 닿을 수 없을거라 생각했는데 안되는걸 알면서도 볼때마다 (위대한)망상에 사로잡혔음. 언젠가 두 사람이 서로를 이해하는 순간이 올 수 있지 않을까. 특히 언제나 고통속에 사는 은괴가 빅터에게 이해받는 순간이 한번쯤은 오지 않을까, 오리라 라는 상상. 그런데 그것이 2024년 7월 30일에 일어났습니다. 

 

일단 이 극은 빅터와 괴물이 결국 어긋나게 돼있음. 그렇게 짜여져있음. 그래서 치열한 2막과 결말인 북극을 보면서 감정적으로 해소가 되더라도 기반엔 슬픔이 깔리게 됨. 그런데 0730은 달랐음. 결국 둘은 또다시 어긋났지만 평소처럼 서로를 이해 못한채 끝난게 아니라 서로에게 분명히 한번 이상 닿았음. 0629때 은괴는 복수를 후련히 끝냈고 규빅은 미련을 버리지 못해서 신에게 분노하는 모습이 참 오연의 노선으로 빚어낸 전통의 규은이다 싶었는데 0730에 두사람은 두사람의 전통을 깨고 한발자국 더 앞으로 나옴. 은괴는 앙리로서, 그리고 괴물로서 마지막 순간에 빅터를 찾았고 규빅은 그 목소리에 치켜들었던 칼을 떨어뜨리고 멘탈이 흔들리면서도 다가감. 그 모습에 은괴는 이미 미련에 통달한 것 같으면서도 묘하게 보상을 받는듯 보였고. 연기처럼 사라질 것 같은 은괴의 목소리에 규빅의 불안이 요동치고 그걸 지켜보는 나 포함의 관객들. 결국 숨을 거둔 은괴에게 다시한번 다가가 '너 앙리맞지?!'라며 묻듯, 혼잣말하듯 외치는 규빅. 실제로 은괴는 앙리이기도 해서 규빅의 외침이 공허하지만은 않았음. 하지만 혼자남은 규빅은 처절해 보였음. 앙리건 괴물이건 눈앞에 죽은 사람 붙잡고 상대방에게 묻는다는거 자체가 인지부조화가 쎄게 온거니까. 그리고 규빅의 진가는 거기서 시작됨. 대답없는 괴물 손을 잡아 끌고가며 '내가 살려줄게.' '내가 살릴수 있어!'라고 소리쳐. 절대 포기 안함. 끝까지 하늘(신)을 향해 분노하는 규빅을 보면 인생을 좌우하는 운명을 형벌따위로 내리는 신과 달리 운명이란 불가항력에 맞서 싸우는 인간이 더 위대해보여. 그 싸움의 근본적인 이유에는 사랑하는 사람들을 되살리겠다는 목적이 있으니까. 그래서 1막에 이어 2막에서도 운명과 치열하게 맞서 싸우는 규빅을 보고 있으면 결말에서도 괴물들이 운명에 단지 이용당한게 아니게되서 좋음. 이건 늘 규빅으로 보면 이어지는 흐름인데 0730은 한발 더 나아가 규빅도 은괴도 순간적으로 지금까지 싸워온 이유가 서로를 향해 있단걸 어렴풋 깨달았어. 결국 해피엔딩으로 끝날 순 없지만 그 기나긴 싸움끝에 유의미한 접촉이 생긴거야. 그 순간 그들의 이야기가 관객들에게까지 확장되며 우리의 이야기가 됨. 그래서 막이 내린 후 커튼콜이 올라오기 전까지 박수가 멎지 않았던 것 같음. 갠적으론 대단한 것을 본 것에 대한 찬사보다도 그들의 외침에 화답하여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홀린듯이 박수쳤는데 약간 나처럼 얼빠진 분위기가 느껴졌음ㅋㅋㅋㅋ

 

대사나 노선등은 평소와 큰 차이가 없었음에도 묘하게 다르게 느껴지는 것들이 있었는데, 그런 느낌은 차치하고라도 두 배우의 연기로 장면마다 밀도 높게 채워지더니 마지막을 터트리는걸 보며 더없이 완벽한 관극이었고 이대로 끝내도 여한은 없는데 당연 페어막까지 관극 예정임. 오라 규은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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