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중심으로 한 인공지능(AI) 반도체 공급망의 수급 부담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했다. 엔비디아가 HBM3E와 HBM4 등 차세대 AI 반도체 핵심 부품 공급망을 확보했다고 밝히면서도 공급 제약이 계속되고 있다고 언급한 만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메모리 업체의 HBM 공급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공급 확보에 전 세계 공급망이 움직여"
2일(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 그랜드 하이라이 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미디어 간담회에서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베라 루빈, 베라, HBM3E, HBM4, 웨이퍼, 패키징, 커넥터, 실리콘 포토닉스까지 공급망 전체의 지원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성장하는 속도와 규모에 필요한 공급을 확보하기 위해 전 세계 공급망이 움직이고 있다"며 "매우 강력한 성장을 뒷받침할 충분한 공급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황 CEO는 공급망 확보가 곧 수급 안정화를 뜻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는 "여전히 공급 제약은 있다"며 "모두가 이것이 부족하다, 저것이 부족하다고 이야기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엔비디아가 차세대 AI 플랫폼 수요 확대에 맞춰 공급망을 선제적으로 조율하고 있지만 HBM과 첨단 패키징 등 핵심 부품 수요가 여전히 공급을 웃돌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엔비디아가 HBM3E와 HBM4를 직접 거론한 점은 국내 메모리 업계에도 중요한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AI 가속기 성능 경쟁이 그래픽처리장치(GPU) 연산 능력뿐 아니라 HBM 성능과 공급 안정성에 의해 좌우되는 흐름이 강해지고 있어서다. HBM은 일반 D램보다 생산 난도가 높고 고객사 인증 기간도 길어 단기간에 공급을 크게 늘리기 어렵다. 공급 제약이 이어질 경우 가격과 장기 물량 협상에서 메모리 업체의 협상력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