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환율 얘기부터 해보죠. 달러원 환율이 1450원선 밑으로 밀려 내려왔죠. 장중 한 때 1430원도 하회했던 것을 참고한다면… 큰 폭 하락한 이후에 환율이 다시 슬금슬금 고개를 들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환율이 어느 정도 숨을 죽이려면 무엇이 더 필요한 것일까요? 물론 과거와 똑같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과거에도 이렇게 환율이 급등하면서… 외환 시장에서의 달러 매수 쏠림이 너무 강했던 기억이 있었겠죠. 그 때는 어떻게 환율을 밀어내릴 수 있었을까.. 그 생각을 해보는 겁니다.
2016년을 돌아보면요… 당시에는 원화가 아닌 위안화가 주인공이었습니다. 중국의 대규모 부채 문제로 인해서 위안화가 트랩에 걸려버렸고 해외 환투기 세력에게 강한 공격을 받았죠. 카일 배스, 혹은 조지 소로스 등이 이 때의 주인공이었습니다. 16년 1월 중순… 이들의 공격을 뿌리치기 위해 중국의 외환 당국이 시장에 한 번 강하게 개입을 하면서 환율의 상승 속도는 한 풀 죽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다만… 확연히 환율의 방향이 바뀌었던 것을 그해 2월 연준이 추가 금리 인상을 포기하면서 가능할 수 있었죠. 네.. 15년 12월 연준은 16년에만 4차례의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했던 바 있는데요, 실제로는 16년 12월 한차례 기준금리 인상이 고작이었습니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현!저!히! 늦어질 것이라는 시장의 확신은 당시 강세를 보이면서 위안화를 압박하던 달러의 힘을 크게 빼놓았죠. 중국 당국의 개입과 글로벌 훈풍… 이게 환율 안정에는 큰 도움을 주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두번째는 2022년 11월의 기억이죠. 당시 달러원 환율은 1445원까지 뛰었죠. 레고랜드 사태와 맞물려 주가도 급락하면서 당시 분위기는 그 자체로 염세적이라는 느낌이 들게 했었죠. (그래서 그 이듬 해에 위기에 대해 정확히 이해해보자는 취지에서 ‘위기의 역사’라는 책을 썼더랍니다) 지금 당국이 도입하고 있는 각종 환율 안정화 정책… 당시에도 상당히 많이 나왔었죠. 그러나 환율의 상승세는 제한이 되어도 방향이 바뀌는 데에는 다른 하나의 조건이 있었죠.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의 속도 조절에 들어가면서 계속해서 인상될 것이라던 시장의 두려움을 상당 수준 달래주었죠. 그러면서 당시… 23년 9월부터 기준금리 인하로 전환되면서 24년 말까지 200bp 금리 인하가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형성됩니다. 당시 기준금리가 5%정도 되었으니까요… 24년 말에 3%로 내려온다는 의미인가요… 그렇지만 그 3%의 금리는 26년 초인 지금도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애니웨이.. 당시에는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은 거의 끝났고 머지 않아 인하로 돌아서게 될 것이라는 기대가 형성되면서 글로벌 달러 약세 분위기가 조성되었습니다. 그리고 당시 일본 엔화도 약세 기조를 이어가면서 일본 당국이 골치를 앓았는데요… 일본 엔 역시 강세 전환하면서 원화 환율의 큰 폭 하락(원화 강세)을 측면 지원하는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결국 국내적인 환율 안정에 대한 노력도 중요하지만… 미국 연준의 스탠스 변화와 같은 대외 요인의 변화 역시 환율 안정에는 도움을 준다는 점을 느낄 수 있는 대목입니다. 지금 시장을 볼 때 한가지 불편한 점은 엔 약세 기조가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성탄절에 대규모 개입을 할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이 무색할 정도로 엔화 약세 기조에서 변화를 주지 않고 있죠. 현재 156~7엔 수준을 유지하는데… 달러원 환율만 큰 폭 하락해서 내려오니.. 100엔 당 940원 정도에서 횡보하던 엔화가 910원대까지 무너져내리게 됩니다. 엔 약세 & 원 강세가 나오게 되는 것이죠. 지금의 환율 상승, 즉 원화 약세에는 엔 약세의 지분이 상당합니다. 그런 엔화 약세 기조가 꺾이지 않으면… 대외 요인에서 훈풍이 불지 않는다고 볼 수 있겠죠. 엔화 강세로의 전환이 지금의 환율 안정에 매우 매우 중요한 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대내적 요인이 홀로 힘을 쓰는 것보다는 대외적인 환경의 지원도 필요하지 않을까요?
다음으로 금리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죠. 환율의 상승.. 그로 인한 수입 물가의 상승은 물가 부담을 높이면서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를 매우 불편하게 합니다. 그리고 높아진 환율 레벨.. 그 자체로서도 금리 인하에 매우 큰 불편함을 가져다주죠. 많은 분들과 대화를 나누다보면… 이제 환율이 과거의 그 낮은 레벨로 돌아가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데 공감을 하는 듯 합니다.
환율이 과거보다 높은 수준이 뉴노멀로 고착화된다면… 그런 환율에 대해 부담을 느끼는 금리는 어떻게 움직일까요? 환율 상승이 뉴노멀이라면… 금리 역시.. 과거의 그 낮은 레벨로 돌아가기 어렵지 않을까요? 과거의 패턴대로라면… 이미 한은은 지난 해 하반기에 기준금리를 1~2차례 인하했어야 할 겁니다. 그렇지만 환율과 가계 부채 부담이라는 변수는 한은의 발목을 잡아버렸죠. 환율이 과거보다 높은 수준을 장기로 유지하게 된다면… 금리 역시 과거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할 듯 합니다. 요즘은 많이 안쓰는 단어이지만요.. H4L이라는 단어 기억하시나요? Higher For Longer의 약자인데요… 시장이 기대하는 것보다는 높은 금리가… 생각보다 오랜 기간 지속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23년 하반기에 이 단어가 처음 회자되기 시작했는데요… 적어도 미국 금리에 있어서는 H4L이 맞는 듯 합니다. 한국 국고채 금리 역시… 계속해서 기준금리 인하와 함께 침몰할 것으로 봤는데… 다시금 밀려올라오면서 저금리 기조로의 복귀… 이 테마에 상당한 불편함을 안기고 있죠. 네.. 고환율이 이어지면 수입 물가 상승으로 인해 기존보다 높은 물가를 만들어냅니다. 그리고 높은 물가는 금리 인하를 제약하면서 고금리로 이어지게 되죠. 고환율, 고물가, 고금리… 3고의 이야기는 2026년을 맞이하는 올해에도 화두가 될 듯 합니다.
이상의 내용들을 포함해서.. 지난 해 말 에세이부터 2026년 전망을 위한 키워드들을 적어보고 있죠. 이들을 모아서 주말 에세이 등 몇 편으로 연간 전망을 적어볼 계획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구요, 올 한 해도 더욱 건승하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https://www.facebook.com/share/p/1FavijnvZ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