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왠지 비오는 날이 참 좋아."
B: "365일 비만 온다면 광합성 작용을 못하는 건 둘째 치고 결국 우린 모두 수장되고 말거야. 이런 말도 안 되는 소릴 하는 거 보면 너의 말은 단 한마디도 신뢰할 수가 없어."
독자들은 위의 대화를 보며 피식 웃으실지 모르지만 실제 이런 류의 대화는 일상생활에서 심심찮게 접할 수 있다. 심지어 공적인 토론의 장에서도 이 같은 억지 논리가 전파를 타기도 한다.
B는 A의 말을 멋대로 해석해 마치 A가 비오는 날만 좋아하는 것으로 단정하고 그의 말을 공격하고 있다. A는 단지 비오는 날이 좋다고 했을 뿐 다른 어떤 언급도 하지 않았는데도 말이다.
이름하여 허수아비 때리기 오류다. 논리학 용어로 상대방의 입장을 곡해함으로써 발생하는 비형식적 오류를 말한다. 외견상 상대방의 입장과 유사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전혀 다른 명제, 즉 ‘허수아비’라는 환상으로 상대방의 주장을 대체하고 그 환상을 공격하는 것이 허수아비 때리기다. 허수아비 때리기의 핵심은 제 아무리 공격해봤자 환상은 환상일 뿐 상대방의 당초 입장은 전혀 반박되지 않은 채 고스란히 남는다는 점이다. 이 오류는 본디 전장에서 전투훈련을 하면서 가상의 적인 허수아비를 만들어 공격한데서 비롯됐다. 허수아비는 단지 훈련용 가상의 적에 불과한데도 거기에 자발적, 비자발적으로 매몰된 나머지 정작 적 자체에는 관심과 초점을 잃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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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없어 보이는 예시이지만 각종 커뮤니티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오류인걸 알 수 있을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