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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꽃 피면
그대 오신다고 하기에
매화더러 피지 마라고 했지요
그냥,지금처럼
피우려고만 하라구요
그리움 / 김용택
내가 울 때 왜 너는 없을까
배고픈 늦은 밤에
울음을 참아내면서
너를 찾지만
이미 너는 내 어두운
표정 밖으로 사라져 버린다
같이 울기 위해서
너를 사랑한 건 아니지만
이름을 부르면
이름을 부를수록
너는 멀리 있고
내 울음은 깊어만 간다
같이 울기 위해서
너를 사랑한 건 아니지만
너의 이름을 부르면 / 신달자
가끔
아주 가끔 이런 생각을 해봤어
화분에 물을 자주 주면
뿌리가 썩는 것처럼
너무 많은 네 생각 하다 보면
혹 내 그리움도
뿌리내리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하지만 이건 잘못된 생각일 거야
그리움이 깊다 보면
바위에도 뿌리내리는 게 사랑이거든
그리움이 깊다 보면 / 윤보영
꽃이 꽃에게 다치는 일이 없고
풀이 풀에게 다치는 일이 없고
나무가 나무에게 다치는 일이 없듯이
사람이 사람에게 다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꽃의 얼굴이 다르다해서
잘난 체 아니하듯
나무의 자리가 다르다해서
다투지 아니하듯
삶이 다르니 생각이 다르고
생각이 다르니 행동이 다르고
행동이 다르니 사람이 다른 것을
그저 다른 뿐 결코 틀린 것은 아닐테지
사람이 꽃을 꺽으면 꽃내음이 나고
사람이 풀을 뜯으면 풀내음이 나고
사람이 나무를 베면 나무내음이 나는데
사람이 사람에게 상처를 입히면 사람내음이 날까
사람이 사람에게 / 이채
가을비 오는 날
나는 너의 우산이 되고 싶었다
너의 빈손을 잡고
가을비 내리는 들길을 걸으며
나는 한 송이
너의 들국화를 피우고 싶었다
오직 살아야 한다고 바람 부는 곳으로 쓰러져야
쓰러지지 않는다고
차가운 담벼락에 기대 서서
홀로 울던 너의 흰 그림자
낙엽은 썩어서 너에게로 가고
사랑은 죽음보다 강하다는데
너는 지금 어느 곳
어느 사막 위를 걷고 있는가
나는 오늘도
바람 부는 들녘에 서서
사라지지 않는
너의 지평선이 되고 싶었다
사마가 위에 피어난 들꽃이 되어
나는 너의 천국이 되고 싶었다
너에게 / 정호승
네 물줄기 마르는 날까지
폭포여, 나를 내리쳐라
너의 매를 종일 맞겠다
일어설 여유도 없이
아프다 말할 겨를도 없이
내려꽂혀라, 거기에 짓눌리는
울음으로 울음으로만 대답하겠다
이 바위틈에 뿌리 내려
너를 본 것이
나를 영영 눈 뜰 수 없게 하여도,
그래도 푸른 멍이 되어도 좋다
네 몸은 얼마나 또 아플 것이냐
풀포기의 노래 / 나희덕
흐르는 물 위에도
스쳐가는 바람에게도
너는 지워지지 않는 발자국을 남긴다
한때는 니가 있어
아무도 볼 수 없는 걸 나는 볼 수 있었지
이제는 니가 없어
누구나 볼 수 있는걸 나는 볼 수가 없다
내 삶보다 더 많이 널 사랑한 적은 없지만
너보다 더 많이 삶을 사랑한 적도 없다
아아, 찰나의 시간 속에
무한을 심을 줄 아는 너
수시로
내 삶을 흔드는
실렁줄 같은 너는, 너는
너의 의미 / 최옥
내가 너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너는 몰라도 된다
너를 좋아하는 마음은
오로지 나의 것이요,
나의 그리움은
나 혼자만의 것으로도 차고 넘치니까
나는 이제 너 없이도
너를 좋아할 수 있다
내가 너를 / 나태주
그리운 날은 그림을 그리고
쓸쓸한 날은 음악을 들었다
그러고도 남는 날은
너를 생각해야만 했다
사는법 / 나태주
우리가 저문 여름 뜨락에
엷은 꽃잎으로 만났다가
네가 내 살 속에 내가 네 꽃잎 속에
서로 붉게 몸을 섞었다는 이유만으로
열에 열 손가락 핏물이 들어
네가 만지고 간 가슴마다
열에 열 손가락 핏물자국이 박혀
사랑아 너는 이리 오래 지워지지 않는 것이냐
그리움도 손끝마다 핏물이 배어
사랑아 너는 아리고 아린 상처로 남아 있는 것이냐
봉숭아 / 도종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