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6월 말에 피겨커뮤 한바탕 쓸고 지나간 문제이긴 한데 이대로 묻히면 안되겠어서 다시 끌고와.
카테 부적절할 경우 알려주면 수정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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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긴 글 읽기 싫어하는 분들을 위한 정리
1. 저번 주니어월드에서 우리나라 선수가 잘해서 주니어 그랑프리 출전권 14장을 따옴 (2명씩 7개대회 출전 가능)
2. 울나라 남싱선수들 규정상 주니어 그랑프리 출전 가능한 7-8급 선수가 5명밖에 없음
3. 피겨팬들은 당연히 5명은 2대회씩 나갈 거라 생각하고 4장 버리겠다 아깝다고들 했음
4. 근데 파견기준 발표된 걸 보니 선발전 1-2등은 두대회씩, 3등은 한 대회 파견하고 그 이하 등수는 자비로 1대회 파견함 --> 자비출전포함해도 쓸 수 있는 티켓 7장.
5. 우리가 안 쓰고 버린 티켓 일본에 갈 확률이 아주 높음
(+ 그동안 한국 빙연은 너무 친일적인 행태를 보여 일본연맹 2중대라는 비아냥을 받아옴)
기사원문: http://withinnews.co.kr/m/content/view.html?§ion=99&no=12330&category=124
평창 올림픽이 개최되는 피겨 시즌 개막이 불과 한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7월 28일부터 30일까지 인천 선학 국제빙상장에서 올림픽 파견선수 선발전과 주니어 그랑프리 시리즈 파견선수 선발전이 동시에 열린다.
상당히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올림픽 선발전 못지않게 주니어 부문도 큰 기대를 모은다. 한국 대표팀은 올해 주니어 세계선수권에서 차준환과 임은수의 활약으로 남녀싱글 모두 주니어 그랑프리 최다 티켓인 14장을 가져온 바 있다. 사상 전례가 없는 최대의 수확이었다. 총 7개 대회에 두 명씩 출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중략)
당혹스러운 빙상연맹의 공고
그러나 6월 23일에 올라온 빙상연맹 홈페이지의 공고는 많은 이들을 당혹케 했다. 한국은 남녀싱글 모두 14장의 티켓을 보유하고 있지만, 여자싱글은 5위까지 2개 대회에 연맹지원, 차순위 선수당 1개 대회에 자비 참가를 허용하는 반면 남자싱글은 1,2위만 2개 대회, 3위는 1개 대회에 연맹지원으로 파견하고 차순위 선수당 1개 대회에 자비 참가를 허용한다는 것.
일단 여자싱글의 파견 방침은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그런데 7급 이상만 해도 선수가 넘치는 여자싱글과는 달리, 남자싱글의 인원은 턱없이 적다. 현재 주니어 그랑프리 선발전에 출정 예정인 7급 이상의 선수는 앞선 5명이 전부. 두 대회에 모두 배정하더라도 4장이 남는데, 그마저도 다 배분하지 않고 티켓을 더 포기하겠다는 것이다.
빙상연맹은 주니어 그랑프리 선발전의 여자싱글 참가 인원이 점점 많아지자 2014년부터 싱글 종목의 참가 가능 급수를 5급에서 7급으로 변경해 시행하고 있다. 훨씬 적은 수의 남자싱글도 동일하게 급수 제한을 둔 것. 또한 여자싱글은 7급 획득에 트리플-트리플 점프가 필요하지 않지만, 남자싱글의 경우 7급은 트리플-트리플 콤비네이션을, 8급은 트리플 악셀을 뛰어야 하는, 바뀐 승급 규정의 문턱 또한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많다.
환경은 열악하고, 고난도 점프를 익힐 수 있는 여건도 되지 않는데, 국제대회에 출전하려면 주니어 연령이 되기 전부터 스케이팅이나 기본기보다 점프 난도를 올리는 데만 집중해야 하는 승급 제도. 그리고 고난도 점프를 뛰지 못하면 대회 티켓이 있어도 출전 경쟁조차 할 수 없게 만든 빙상연맹의 규정은 과연 선수들의 성장을 바라고 있는 것인지 다소 의문이 들게 한다.
ISU 주니어 그랑프리 대회는 주니어 연령이 되고 국내 선발만 통과하면 출전할 수 있어, 출전의 문턱이 낮으면서도 상당히 비중이 큰 ISU A급 국제대회다. 주니어 선수들이 A급 국제대회를 경험하고, 챔피언십 대회를 위한 최소기술점을 딸 수 있는 가장 쉬운 방편이기도 하다. 주니어 그랑프리 출전을 못한다면 큰 비용을 들여 다른 대회에 출전해야 하는데 이는 더욱 어렵다.
시니어 그랑프리의 경우 10명으로 한정되어 있고 초청받기가 굉장히 어려운 반면, 주니어 그랑프리는 전 시즌 주니어 세계선수권에서 국가당 티켓이 할당되고 그에 맞춰 선수를 얼마든지 내보낼 수 있다. 선수의 실력이 어떻든, 트리플을 뛰든, 더블을 뛰든, 심지어 싱글 점프만 뛰어도 출전 가능하다.
이는 그만큼 국제빙상연맹이 주니어 연령대의 선수들에게서 많은 잠재력을 찾을 수 있다고 여기고, 그 재능을 발굴하기 위해 충분한 기회를 주는 것이다. 주니어 그랑프리 시리즈는 성공적인 시니어 선수로 발돋움하기 위한 포석과도 같다. 차준환이 시니어 그랑프리 2개 대회에 초청받은 것은 출중한 주니어 그랑프리 성적(2개 대회 우승)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중략)
현재로서는 7급 이상의 5명에게 2개 대회씩 10장, 5,6급의 선수들을 선발전에 참가하게 해서 상위 4명에게 1개 대회씩 4장을 배분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파견 방식으로 보인다. 그러나 앞선 공고대로 7급 남자싱글 5명에게도 티켓을 모두 배분하지 않는다면 총 7장의 티켓이 고스란히 사라지게 된다.
최대한 많은 선수들의 국제대회 경험을 늘려야 한다
그렇다고 한국 남자싱글이 약한가 하면 그렇지 않다. 국내 7급 이상이면 주니어 그랑프리에서 충분히 중상위권 랭크가 가능한 선수들이다. 전세계적으로 남자싱글은 여자싱글보다 늦은 나이에 급격히 발전을 이루는 경우가 많은데, 발전 가능성이 가장 큰 시기에 이러한 기회를 원천 차단하는 것은 어떤 연유에서인지 도무지 이해가 어렵다. 주니어 시절의 경험은 선수의 발전에 정말 크나큰 기여를 하는 만큼, 이번 기회는 정말 놓쳐서는 안 되는 중요한 기회다.
평창 올림픽 시즌을 맞아, 지금은 사실상 한국 피겨가 가장 호황기를 이루고 있는 시기다. 주니어 그랑프리 싱글 두 종목에서 모두 최다 티켓인 14장을 획득한 전례는 지금까지 없었다. 그만큼 실력 있는 선수들이 배출되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를 계기로 최대한 많은 선수들이 ISU 국제대회 경험을 통해 실력을 늘려야 장기적으로 한국 피겨의 저변을 확대할 수 있을 터.
선수가 적다고 기회를 줄이는 것이 좋은 선택인가?
선수가 적다고 해서 기회를 그만큼 적게 주는 것은, 이 종목의 성장을 원하지 않는 것일까, 정체되어 있길 바라는 것일까. 그럴수록 더욱 국내에만 머물지 않고 해외 선수들과 경쟁하면서 세계 무대를 경험할 수 있도록 장려해야 하고, 그래야 5년, 10년 후의 한국 피겨가 달라질 것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고, 투자 없는 결과는 결코 나올 수 없다. 선수들 개개인의 실력은 해를 거듭할수록 늘고 있지만, 아직 과거에 머물러 있는 듯한 행정을 잇따라 펼치는 연맹의 불합리한 처사가 한국 피겨의 발전을 차단하는 것은 아닌지, 평창 올림픽 시즌 개막을 앞두고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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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기사에서는 주니어/시니어 중복출전 못하게 하는 문제도 다루고 있는데, 일단 출전권 배분 문제 부분만 복붙해왔어.
그리고 어느 피겨팬이 이 문제 관련해서 국민신문고에 민원 올려서 (http://gall.dcinside.com/figureskating_new/716125)
자비출전까지 막는 이유가 무엇이냐,
남는티켓 일본에 넘어가는데 일본 편의 봐주려한다는 의심이 들지 않겠느냐... 라면서 빙연감사를 요청했는데, 그 답이 왔대.
자비출전까지 왜 막느냐 그랬는데 예산 어쩌구 하는 동문서답... -.-
일본에 티켓 넘어간 거 거의 빼박인 것 같고, 일본피겨팬들 자기네 애들 많은데 14장 다 받아야 한다며 설레발 친다더라
(걔네 원래 자력으로 7장 받음 -.-)
뭐 올해는 이미 끝났으니까 어쩔 수 없겠지만 앞으로도 또 이럴게 눈에 훤히 보여서 걱정되고 빡치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