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의 일부 부인에서 모두 인정으로 돌아서
-공황장애, 우울증 인한 충동적 범행 강조
-대마사범, 1심에서 70%가 집행유예 선고
[헤럴드경제=김현일ㆍ고도예 기자] 그룹 빅뱅의 멤버 최승현(30ㆍ예명 탑) 씨는 검찰 조사 때까지만 해도 대마초를 피운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전자담배로 대마액상을 흡입한 부분은 일관되게 부인했다.
그러나 지난 달 29일 열린 첫 공판에서 돌연 자세를 바꿔 모든 혐의를 인정하고 선처를 호소했다. 법조계에선 공범 한모(21ㆍ여) 씨가 이미 유죄를 선고받은 만큼 더 이상 부인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형량을 줄여보려는 전략으로 보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최 씨는 2016년 10월 9일~14일 서울 용산구 자택에서 가수 연습생 한 씨와 두 차례 대마초를 피우고, 전자담배 형태로 대마액상을 2회 흡연하는 등 총 네 차례에 걸쳐 대마를 흡연한 혐의를 받는다.
법정에 선 최 씨는 공황장애와 우울증 때문에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에서 저지른 충동적인 범행임을 반복해서 강조했다.
최 씨의 변호인은 “피고인은 공황장애와 우울증 등으로 치료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군입대를 앞두고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았다”며 “사건 당시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에서 한 씨를 만났고, 함께 지내는 동안 술을 많이 마신 상태에서 충동적으로 범행에 이르게 됐다”고 변론 했다.
최 씨 역시 미리 준비한 사과문에서 “지난날 장시간의 깊은 우울증과 수면, 불안장애로 인해 어둠 속 제 자신을 회피하고자 하는 날이 많았다”며 “그러한 저의 흐트러진 정신 상태가 충동적인 잘못된 행동으로 돌이킬 수 없는 큰 실수로 이어졌다”고 고백했다.
마약 사범들에 대한 최근 법원 판결을 보면 피고인의 우울증이나 공황장애 여부도 일부 참작돼 양형에 반영되곤 한다.
서울북부지법은 지난 2014년 대마종자를 소주와 함께 끓여 먹은 베트남인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법원은 “피고인이 압박 신전 손상 등 평소 심한 통증을 겪고 있어 이로 인한 공황장애, 우울증을 앓던 중 민간요법으로 대마를 섭취한 점 등을 참작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최 씨의 변호인은 공범 한 씨의 권유에 따라 대마를 흡연하게 됐다며 최 씨가 범행에 적극적인 가담 의사가 없었음을 강조하기도 했다.
대법원의 마약범죄 양형기준을 보면 감경 요소 중 하나로 ‘소극 가담’을 제시하고 있다. 피고인이 수동적으로 참여하거나 범행 수행에 소극적 역할만 담당한 경우를 의미한다.
검찰에 따르면 공범 한 씨는 앞선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대마초와 대마액상을 흡연한 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대마초도 본인이 구매해 최 씨 자택으로 가져간 사실을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씨는 향정신성의약품인 LSD도 투약한 혐의가 추가돼 1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고 항소를 제기한 상태다.
대검찰청이 지난해 내놓은 ‘2015 마약류 범죄백서’에 따르면 대마사범에 대한 1심 결과 집행유예가 선고된 비율이 69.8%로 가장 많았다. 징역 3년 미만(11.3%), 벌금형(7.4%)이 그 뒤를 이었다.
최 씨가 모든 혐의를 인정하면서 검찰은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1만2000원을 구형하는 것으로 재판은 마무리됐다. 선고는 이달 20일 오후 1시50분에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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