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대기만 스무 명” 화곡동, ‘빌라왕’ 트라우마도 밀어낸 전세난
전세사기 대표 피해 지역 화곡동도 ‘매물 부족’
임대차3법 도입 때보다 높은 전세수급지수
반전세 보편화로 임차인 주거비 부담 커져
[헤럴드경제=윤승현·김희량 기자] 임대차 매물 부족이 지속되자 과거 대규모 전세사기로 침체했던 서울 강서구 화곡동 빌라 시장에도 임차 수요가 몰리고 있다. 현장에서는 전세가에 월세가 추가로 붙은 반전세 매물도 나오는 족족 거래가 성사되고 있었다.
지난 10일 오후 찾은 서울 강서구 화곡동 일대 공인중개업소는 입을 모아 전세 매물이 거의 없다고 전했다. 이날 공인중개사무소 수십 곳을 살폈지만 매물 전단은 보이지 않았다. 강서구 화곡동 B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지난달부터 전세 물량이 확 끊겼다”며 “매물 나오면 연락 달라는 분도 두세 명 있는데, 지금은 찾아오는 손님한테 보여 줄 집도 없다”고 말했다.
전세 매물 기근과 대출 규제의 풍선효과는 화곡동 빌라촌까지 닿았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서남권 연립·다세대주택 전세수급지수(6월 기준)는 111.4다. 전세수급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이를 웃돌수록 전세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의미다. 이 지수는 임대차3법 도입으로 극심한 전세난이 발생한 지난 2020년 11월에도 106.9 수준이었다. 110을 넘겼던 건 저금리와 재개발 이주 대란이 있던 2015~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볼 수 있다.
매물에 비해 수요가 넘치다 보니 대기줄도 생겼다. 강서구 화곡동 C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세입자들이 더 급한 상황이라 전세 대기 문의만 20명을 넘겼다”고 말했다. 이어 “신축 빌라는 7층부터 13층까지 모든 매물이 한두 달 안에 전부 나갈 정도로 속도가 빠르다”며 “전세가 하도 안 구해져 매매로 계약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