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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나라와 일본에서 너무 유명해져서 오히려 조선으로 그 명성이 역수입되었던 여성

무명의 더쿠 | 22:29 | 조회 수 17972

허난설헌은 당대 동아시아 세계의 최고 시인 중 한명으로 조선을 넘어 중국과 일본에서도 그 위명이 대단하였다.

 

 

난설헌시집이 출간되자 중국대륙은 열광에 빠졌고 "난설헌의 시는 하늘에서 떨어진 꽃처럼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됐다"<열조시집>, "당나라의 이백을 뒤로 물러나게 한다"<고금야사> 등의 극찬이 청나라에서 쏟아지게 된다.

 

 

 

 

1695년에는 청나라 황제 강희제가 직접 "최대한 조선 고금의 시문들을 얻어오되, 다른건 몰라도 동문선과 난설헌집, 그리고 최치원, 김생, 안평대군의 필적은 무조건 가져오라"는 특명을 내리기도 했다.

 

 

 

 

일본에서의 열풍 역시 이에 못지않았다. 난설헌집 중간본이 처음 유출된 후 제발 난설헌시집을 좀 더 보내달라고 사정하다 결국 1711년, 교토의 유명 출판사 분다이야(文台屋)에서 직접 판목을 깎아 《난설헌집》 일본 판본을 정식 출간하기에 이른다. 조선에서 건너온 책이 교토의 상업 출판망에 들어가 새 판목으로 다시 새겨지고, 일본식 훈독을 위한 표식까지 붙어 실제 독서물로 유통된 드문 사례였다.

 

 

 

 

《난설헌집》은 출간되자마자 일본 여성들의 심금을 울리며 당대 에도사회에서 대단한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일본 전국에서 《난설헌집》이 불티나게 팔려나가며 허난설헌의 유명 시 대표작들이 애송되었을 뿐만 아니라 그녀 특유의 문체, 현실을 벗어나 선계로 날아가고자 하는 환상적 세계관은 에도시대 여성 문인들에게 특히나 큰 영향을 주었다고 한다.

 

 

허난설헌처럼 한시를 쓰며 문학적 자아를 깨닫고 표출하는 일본 여성 문인들이 통째로 한 세대에 걸쳐 나타날 정도의 파급력이었고, 오늘날에도 허난설헌의 작품집이 에도시대 일본 여성 작가들에게 끼친 영향력에 대한 연구가 일본에서 이루어지고 있을 정도이다.

 

 

 

 

한편 보수적인 조선 사회는 허난설헌에 대해 좋지 않은 눈길을 보냈다. 여성이 한문을 배워서 시를 쓴다는 것 자체가 금기시된 조선 시대에 허난설헌의 시가 널리 알려지고, 중국에서 인기를 끌었던 것은 남성 문인들이 못마땅히 여기기에 충분했다.

 

 

 

17세기의 유명한 진보적인 실학자인 연암 박지원은 허난설헌에 대해 “일반적으로 규중 여인이 시를 읊는 것은 본래 아름다운 일이 아니다”라고 평했다.

 

 

 

 

18세기 또 다른 실학자 홍대용은 청나라사람 반정균이 허난설헌을 칭찬하자 “비록 이 부인의 시는 경지가 높지만 그의 덕행은 그의 시보다 멀리 뒤떨어집니다” 라고 대답하며 "미남으로 이름난 당나라 시인 두목지의 호가 '번천'이었으니, 난설헌도 자신의 자를 '경번'이라 짓고, 이렇게 음란한 시를 지은 것이 아니냐"며 깎아내렸다

 

 

(이에 대해 청나라사람 반정균은 “그도 그럴 것이, 아름다운 여인에게 못난 남편이 따르게 됐으니 어찌 원망이 없겠습니까?”라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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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허난설헌한테 음란하다느니 행실이 어쩌고 운운했던 홍대용은

나름 조선시대에 지구 지전설(지동설)까지 주장할 정도로 시야가 깨어있고 진보적인 실학자라

국사 교과서에서도 중요하게 배우는 실학자인데도 저 정도였다는거....

 

 

연암 박지원이나 홍대용같은 선구자들마저 

'잘난 여자'를 평가할때는 한없이 찌질해졌던걸 보면

여혐에 있어서는 역시 좌나 우가 따로 없다는게 맞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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