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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싸게 임대 아파트 살았는데 "못 나간다"는 임차인들

무명의 더쿠 | 10:50 | 조회 수 36672

장기 전세 20년 만기 도래
못 나간다는 임차인에 골머리
서울시 "신혼부부에 공급해 출산 독려"

 

“우리를 개·돼지로 여기게 해서는 안 된다.” “안 나가면 된다. 버텨라.”

지난 11일 서울 송파구 장지동 송파파인타운의 장기전세주택 거주자 200여 명이 한 곳 모였다. 송파파인타운 지회가 연 ‘송파파인타운 주민(임차인) 설명회’였다. 송파파인타운지회는 서울시 공공임대주택 임차인 권익 증진 위원회다. 서울시가 2007년 도입한 ‘장기 전세 주택’은 주변 시세의 약 20~30% 수준의 보증금으로 최장 20년까지 거주할 수 있게 한 제도다. 2027년 장기 전세 만기를 앞두고 있다. 이에 이들은 서울시에 ‘장기적인 계약 연장’과 ‘개별적·단계적인 분양(소유권) 전환’을 요구하겠다며 이날 설명회를 열었다.
 

서울시는 “해당 제도는 최장 20년의 거주를 보장하기로 한 것”이라며 “장기전세 입주민들의 계약이 끝난 물량은 신혼부부 등을 위한 ‘미리내집’으로 공급할 예정”이라는 입장이다. 계약 당시 재계약과 분양 전환이 불가한 조건으로 공급됐기 때문에 이들의 요구를 들어줄 경우 입주 대기자들과의 형평성 문제가 벌어진다는 점도 서울시는 고려하고 있다.
 

“갈 곳 없으니 대책 내놔라”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입주민들은 “서울시 말을 믿고 들어왔다가 완전 속았다” “죽을 때까지 살게 해달라” 등 서울시를 향해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입주민들은 서울시와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가 보장한 20년 동안 서울 아파트 가격이 크게 올라 이주가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장기 전세 주택에 거주 중이라는 주민 문모(68)씨는 “건물 관리인으로 버는 돈이 연간 4000만원에 불과해 돈을 모을 수 없었다”며 “기존 거주민들이 적정 가격에 분양 받을 기회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 공공임대주택 임차인 권익 증진위원회 송파파인타운 지회는 오는 11일 임차인 설명회를 개최한다는 안내문을 배포했다. /독자 제공

서울시 공공임대주택 임차인 권익 증진위원회 송파파인타운 지회는 오는 11일 임차인 설명회를 개최한다는 안내문을 배포했다. /독자 제공
1억5000만원에 강동구 장기 임대주택에 입주했다는 이동춘 서울시 공공 임대주택 임차인 권익 증진 위원회(장기 전세주택 임차인 모임) 감사는 “당시 대출을 조금 보태면 3억원 정도 하는 민간 아파트를 살 수도 있었는데 이제 집값이 10억원을 넘는다”며 “정책을 믿고 장기 전세를 택한 주민이 집 살 기회를 잃었으니 부동산 값이 폭등한 현실을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퇴거 기간이 도래하더라도 안 나가고 버틸 가능성이 있다. 이날 모임에선 주민들에게 “SH가 통상 2~6개월의 이사 기간을 주고, 명도 소송을 제기하더라도 소송에만 1~3년이 걸린다” “버티면서 법적 대응을 준비하자”고 독려하는 장면도 목격됐다.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진철 서울시의원은 “이달 중 서울시와 SH 담당자를 불러 입장을 듣겠다”며 “주민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집값 폭등의 책임은 누구에게?


문제는 이런 요구를 하는 곳이 송파파인타운뿐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2027년부터 2031년까지 입주 기간이 만료되는 강일리버파크와 고덕리엔파크, 마곡엠밸리 등에서도 서울시에 장기 계약 연장과 분양 전환 등을 요구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내년부터 2031년까지 최장 거주 기간 20년이 만료되는 가구는 9361가구에 달한다.
 

/챗G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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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계약 기간을 연장해주거나 현재 살고 있는 아파트의 소유권을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넘겨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20년간 장기 전세 임대를 사는 동안 부동산 가격이 급등해 다른 아파트로 이주가 어렵다는 주장이다.

20년 장기 전세에 거주하는 입주민들이 계약이 끝나고 돌려받을 보증금은 서울 아파트 전세 가격의 25~30% 수준에 불과하다. 서울시에 따르면 2007년 입주한 임차인들의 평균 보증금은 1억5900만원, 2008년 입주한 이들의 보증금은 평균 1억4800만원 수준이다. 장기 전세 입주민 전체의 평균 보증금도 3억4900만원에 불과하다.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KB부동산·6억9619만원)에 비해서도 턱없이 모자란 수준이다.
 

/챗G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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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민이 살고 있는 같은 단지 내 일반 매물과 비교하면 가격 차이는 더 크게 벌어진다. 송파파인타운 10단지 59㎡는 일반 매물 전세가 이달 10일 7억4000만원에 계약됐다. 강일리버파크 4단지는 같은 날 5억2500만원에 전세 계약이 성사됐다.
 

“한정된 복지, 다음 세대도 누려야”


전문가들은 “한정된 복지일수록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누릴 수 있도록 분배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앞서 복지 혜택을 누린 사람이 다음 세대에게 복지 혜택을 돌려주는 식으로 순환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올해 6월 장기 전세 임차인들이 임대 주택에 재신청할 때 적용하는 감점을 완화해주거나 특정 조건에서 면제해주는 내용으로 조례를 개선했다. 임차인들이 다른 임대 주택에 지원할 수 있도록 해준 것이다.

서울시는 내년부터 장기 전세 계약이 끝나는 물량을 무주택 신혼부부를 위한 미리내집으로 전환해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미리내집은 시세의 80% 수준의 보증금으로 최장 20년을 거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똑같지만 자녀를 출산할 경우 우선 매수 청구권을 준다. 자녀가 2명이면 시세의 90%, 3명이면 시세의 80% 수준으로 집을 살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자녀가 4~5명으로 늘어나면 보증금을 시세의 50~60% 수준으로 줄여주는 것은 물론, 시세의 50~60% 수준에 아파트 소유권을 넘겨준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3/0003987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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