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현실엔 참교육 없었다...악성민원에 숨진 기간제 교사 유족 패소
학부모들의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기간제 교사 유족이 학교법인과 학부모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교육청 감사로 일부 학부모의 폭언이 확인되고 업무상 재해가 인정됐지만, 법원은 학교와 학부모의 민사상 법적 책임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유족 측은 "학교 현장의 현실을 외면한 판결"이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922단독 송승용 부장판사는 지난 4월 2일 상명대사범대부속초등학교 기간제 교사였던 고(故) 오모씨의 부모와 오빠가 학교법인 상명학원과 학부모 2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유족 측이 항소하지 않아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고인은 2022년 3~8월 상명대부속초에서 2학년 담임교사로 근무하던 중 학생 간 다툼을 중재하는 과정에서 학부모들과 갈등을 겪었다. 학생들의 진술을 토대로 당시 상황을 재연한 영상을 전달한 뒤 학부모 간 분쟁이 커졌고, 이를 중재하는 과정에서 "경찰에 신고하겠다"는 등의 협박성 발언을 들은 것으로 조사됐다. 주말과 퇴근 후에도 개인 휴대전화로 학부모 민원에 응대했고, 퇴직 후 정신과 진료를 받다가 2023년 1월 15일 극단적 선택을 했다.
유족들은 학교가 교사 보호의무를 다하지 않았고, 퇴근 후와 주말에도 개인 휴대전화로 학부모 민원에 응대하게 하는 등 과중한 업무를 부담시켰다고 주장했다. 또 학부모들의 폭언과 악성 민원이 고인의 사망으로 이어졌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하지만 법원은 학교법인의 보호의무 위반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고인이 근무시간을 초과해 일하고 주말에도 학부모 문의에 응대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학교가 부당하게 연장·휴일근로를 지시했거나 학교의 구체적인 지휘·감독 아래 업무가 수행됐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학부모들의 책임도 인정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폭언이나 협박의 행위자가 특정되지 않았고, 고인이 생전에 가족과 지인에게 관련 내용을 말한 사정은 간접정황에 불과하고 직접적인 증거가 부족하다고 했다.
또 "업무상 재해 판정만으로 고인의 사망과 업무와의 인과관계 인정을 넘어서 피고들이 고인의 극단적 선택을 예견했거나 할 수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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