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교육’이라는 드라마가 인기다. 학부모의 단골 대사가 있다. “우리 아이 자존감 떨어져요.” 이 한마디에 교실은 얼어붙는다. 픽션이 아닌 모양이다. 인천 초등학교 운동회도 그래서 바뀐다고 한다. 운동회를 않거나 하더라도 ‘무승부’로 치른다.
인천 한 초등학교 사례. 올해부터 운동회를 무승부로 치른다. 학부모들 거센 민원 때문이다. “좋은 날 우리 애가 져서 슬퍼했다” 등이다. 그래서 응원 등 경기 외 점수를 가산, 승패가 없도록 한다.
인천 초등학교 269곳 중 31곳이 운동회를 바꿨다. 10곳 중 1곳꼴이다. 처음부터 승패를 없애거나 무승부 처리한다. 운동회는 각 학교 재량이다. 어떤 학교는 이전처럼 운동회를 연다. 전 학년이 달리기나 줄다리기, 계주를 하고 점수를 매겨 우승팀을 선정한다.
반면 승패를 가리지 않고 협동 게임 위주의 소규모 운동회를 여는 학교도 늘어난다. 학생들이 커다란 천을 들고 공을 튀기는 놀이 등 단체 게임 성격이다. 순위를 매기던 개인 달리기 경기도 바뀌고 있다. 기록을 재지 않고 결승선 통과를 목표로 운영한다. 참가에 의미를 두는 방식이다. 교육 정책 기조나 교육 현장 분위기 변화가 초래한 운동회 모습이다.
학부모들 반응도 엇갈린다. 아이들 정서적 안정이 우선이라는 긍정적 평가도 있다. 반면 아쉬워하는 의견도 적지 않다. 인천시교육청은 학부모 민원과 교육 환경 변화 때문으로 본다. 그러나 교육 전문가들은 우려의 시각이 크다.
정해진 규칙 안에서 선의의 경쟁을 치르고 결과에 승복하는 태도를 배우는 운동회다. 학생들이 체육 활동에서 얻을 수 있는 큰 교육 효과를 차단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다. 성취감이나 좌절감도 학생 성장에 동기 부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오히려 아이들의 사회성 발달에 독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어른들이 나서 인위적으로 무승부를 만드는 것이 교육적으로 바람직하냐는 의견도 있다. 스포츠를 통한 패배는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다시 노력하는 기회다. 도전 의식과 회복 탄력성을 길러준다.
인천뿐만 아니다. 서울 초등학교의 경우 36%가 이미 ‘놀이 체험형’으로 바꿨다. 18%는 아예 운동회를 열지 않는다. 41%만이 경기 승패를 가리는 운동회를 한다. 소풍도, 수학여행도 생략하는 요즘 교육이다. 이제는 어느 편이 맞는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참으로 낯선 세상을 마주하는 느낌이다. 그러면 월드컵은 이대로 괜찮은지. 국제축구연맹(FIFA)에 민원이 들어갈지도 모르겠다. 한국인들 자존감 떨어뜨린 승부 가리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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