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AI 활용 민원 급증에 몸살
판례·분쟁조정 사례 학습한 자체 AI 개발
내년 초 도입 계획 앞당겨 9월 가동…분쟁민원부터 적용금융감독원이 오는 9월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기반 분쟁민원 대응 시스템을 본격 가동한다. 생성형 AI발(發) '민원 폭탄'으로 직원들의 업무 부담이 크게 늘면서 당초 내년 초로 예정했던 도입 시기를 수개월 앞당긴 것이다.
2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현재 은행·금융투자·보험 등 전 업권의 민원 대응을 위한 소형언어모델(SLM) 기반 AI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금감원 내부에 축적된 분쟁조정 사례와 판례 등을 학습한 AI가 접수된 민원의 분류부터 답변 작성, 판례 검색까지 담당하는 방식이다. 금감원은 네이버의 AI 모델인 '하이퍼클로바X'를 기반으로 전용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당초 내년 초 자체 AI 기반 민원 대응 시스템 도입을 목표로 준비해왔지만, AI를 활용한 민원 접수가 급증하면서 직원들의 업무 부담이 예상보다 빠르게 늘고 있다"며 "이르면 9월부터 분쟁민원 분야에 우선 도입한 뒤 기능과 적용 범위를 확대해 내년에는 민원 업무 전반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감원 민원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금융 민원은 12만8419건으로 전년 대비 10.4%, 1만2081건 늘었다. 올해는 증가 속도가 더욱 가파르다.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권익위를 통해 금감원에 접수된 민원은 23일 기준 누적 2만4160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6월 권익위에 접수된 금감원 민원 1만9578건과 비교하면 증가율은 20%를 훌쩍 웃돈다. 전체 민원을 반영한 수치는 아니지만, 최근 금감원 민원 증가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민원 증가세에 더해 생성형 AI를 활용한 민원 작성이 늘면서 금감원의 민원 처리 부담도 커지고 있다. 금감원은 AI 확산이 민원 처리 체계 전반에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고 판단한다.
대표적으로 민원서 분량 자체가 방대해졌다. 과거에는 소비자들이 자신의 피해 사실 위주로 민원을 제기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AI를 활용해 판례와 법률 조항, 제도 개선 요구, 공익성 문제 등을 한꺼번에 담은 장문의 민원서를 작성해 제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과거 1~2장 분량에 그쳤던 민원서가 최근에는 5장을 넘기는 경우도 다반사다. 민원 내용뿐 아니라 관련 질의와 부수적인 문제 제기에도 일일이 답변해야 해 대응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게 금융당국 측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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