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 넘게 묶인 선박 움직인다…호르무즈 재개 이틀간 17척 통과
미국과 이란의 종전 양해각서(MOU) 발효로 호르무즈해협이 정상화 수순에 들어갔다. 미국·이란의 해상 봉쇄가 해제되고 상선 통항이 재개되면서, 100일 넘게 해협 안에 머물러 있던 상업 선박들의 통항이 재개됐다. 해협에 묶여있는 한국 선박 24척도 곧 이동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19일(현지시각) 에이피(AP) 통신은 선박 데이터 업체 클레르를 인용해 18일 6척, 19일 11척의 선박이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앞서 선박 추적업체 윈드워드(Windward)도 양해각서 체결 직후 최소 7척의 선박이 통항을 재개했다고 밝힌 바 있다. 전쟁 이전 하루 평균 140척의 선박이 통항한 것을 감안하면 아직 적은 수준이지만, 차차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 17일 미국 대통령과 이란 대통령의 양해각서 서명으로 호르무즈해협의 재개방이 본격화했음을 보여주는 첫 신호로 해석된다. 양해각서는 이란이 60일간 해협을 무상으로 개방하고 이후 이란과 오만이 공동으로 해상 서비스 체계를 운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미군도 대이란 해상 봉쇄를 공식 종료했다.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18일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대통령 지시에 따라 이란 항만과 연안 지역을 오가는 모든 해상 교통에 대한 봉쇄를 해제했다”며 “현재 이란 항만을 오가는 선박의 통항을 방해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합의 사항이 준수되고 완전히 이행되는지 확인하기 위해 미 해군 함정은 인근 해역에 계속 배치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은 종전 양해각서 후속 조치로 해협 통항 신청 접수를 시작했다. 19일 이란 페르시아만해협청(PGSA)은 누리집을 통해 상선들의 통항 신청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는 “호르무즈해협 통과를 희망하는 상선은 사전에 통항 요청서를 제출해야 한다”며 “접수된 요청을 최우선으로 신속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호르무즈해협 안에 있는 선박들이 순차적으로 통항 신청에 나섰다. 현재 페르시아만 내부에는 해협 통과를 기다리는 상선 약 550척이 머물러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한국 선박은 24척에 이른다.
해상 안전 경보도 완화됐다. 영국 해군 산하 영국해사무역기구(UKMTO)는 이날 호르무즈해협의 위협 수준을 최고 단계인 ‘심각’에서 ‘보통’으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 4월 중순 경보를 최고 단계로 올린 지 약 두 달 만이다.
긴장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이란 쪽 협상을 이끈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은 “미국이 약속을 이행하지 않으면 이란도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은 60일간의 무상 통항 이후 해상 서비스 비용 부과 방침을 밝힌 상태다. 원유 공급망 불안은 다소 진정됐지만 통행료 문제와 미·이란 간 불신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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