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이 지난해 12월 이후 6개월 만인 16일 단기 정책금리를 1%로 인상하며 초완화적 금융정책에서 벗어나기 위한 ‘금리 정상화’ 작업을 재개했다. 일본은행은 중동 전쟁에 따른 고유가발(發) 물가 상승을 금리 인상의 명분으로 추가했다. 일본은행은 추가 금리 인상을 예고했지만 물가 상승률을 반영하면 실질 금리는 여전히 마이너스 수준이어서 정책이 실효를 거둘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일본은행 금리 인상은 예견된 것이었다. 원유 수입의 90% 이상을 중동에 의존하는 일본 경제에 호르무즈해협 봉쇄가 막대한 피해를 입혔기 때문이다. 일본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1.4%를 기록했는데 일본 정부의 전기·가스요금 보조금 지원 효과를 제외하면 실질적으로는 2.8%였다. 유가발 물가 급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이유다. 또 지난달 기업물가지수(속보치)는 전년 동월 대비 6.3% 올라 2023년 3월 이후 3년 2개월 만에 상승 폭이 가장 컸다. 일본은행으로서는 인플레이션과 기업 가격 경쟁력 하락을 동시에 방어해야 했다.
우치다 신이치 일본은행 부총재는 이날 금리 결정 후 기자회견에서 “소비자물가가 (일본은행) 목표를 넘어 상승할 위험이 있다. 경기 하방 위험보다 물가 상승 위험이 더 크다”고 금리 인상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간낭종 감염증 치료를 위해 입원한 우에다 가즈오 총재를 대신해 이번 회의를 주재했다. 노무라증권은 이번 인상을 포함해 일본은행이 반년마다 25bp(1bp=0.01%포인트)씩 금리를 올려 정책금리를 1.5%까지 끌어올린 뒤 인상을 종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 인상은 앞서 주요국 가운데 처음으로 고유가에 대응해 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유럽중앙은행(ECB)에 이어 두 번째 긴축 조치다. 같은 날 호주중앙은행은 금리를 4.35%로 동결했지만 “필요시 추가 인상을 고려하겠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다만 일본 금리는 주요국보다 여전히 낮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일본이 31년 만에 1%대 금리 시대에 진입했지만 물가 상승률을 반영하면 여전히 실질 금리는 마이너스에 머물고 있다. 일본은행이 추가 금리 인상을 예고했지만 큰 폭의 조정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실제로 일본은행은 시장에 풀린 유동성을 거둬들이는 효과가 있는 국채 매입 축소 조치는 내년 4월부터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점진적인 긴축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미국(3.5~3.75%), 유럽(2.25%)과 비교해 일본의 금리 격차는 여전히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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