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참여형 성장펀드 가입자는 상장 주식의 주가 하락으로 손실을 볼 경우에도 세금을 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 주식 가치가 떨어져도 펀드의 과세 대상 소득이 줄어들지 않는 구조인 데다 정부가 밝힌 최대 20% 손실 보전분에 별도의 세금이 붙기 때문이다.
1일 한국경제신문이 복수의 펀드사무관리회사 도움을 받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국민성장펀드에 가입한 투자자가 유가증권·코스닥시장 종목의 주가 하락으로 손실을 본 뒤 이를 정부 재정을 통해 전액 보전받았다면 투자 수익률은 0%여도 배당소득세를 납부해야 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국민성장펀드는 이재명 정부가 자본시장을 육성하기 위해 역점 과제로 내세운 정책펀드다. 최대 40%에 달하는 소득공제와 배당소득 분리과세 혜택을 앞세워 출시 1주일 만에 모집 금액 6000억원어치를 모두 팔아치웠다. 국민 투자금에 정부와 펀드 운용사가 후순위 투자자로 참여해 20%가량의 손실을 우선 부담한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문제는 이 손실 보전분이 일반 투자자의 과세 대상 소득에 포함된다는 점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펀드에 들어 있는 국내 상장 주식을 비과세하는 현행 소득세법이 이 같은 세금 문제를 야기했다고 지적한다. 비과세 대상이 되면 상장 주식에서 손실이 난다고 해도 과세 대상 소득이 줄어들지 않기 때문이다. 상장 주식 손실은 반영되지 않은 채 후순위 투자자의 손실 보전분이 고스란히 과세표준에 잡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한 개인 투자자가 국민성장펀드에 1억원을 넣었다고 가정하자. 이때 다른 자산의 가치는 그대로인 상태에서 편입 유가증권·코스닥시장 종목의 주가가 떨어져 펀드에서 20%의 손실이 발생하면 투자자의 순자산은 8000만원으로 감소한다. 하지만 정부와 운용사가 손실분을 보전해줄 경우 실제 순자산은 다시 1억원이 된다. 수익률은 0%인 셈이다.
하지만 과세 대상 순자산은 실제 순자산(1억원)보다 많은 1억2000만원으로 잡힌다. 상장 주식 하락에 따른 손실(-2000만원)이 반영되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정부·운용사가 보전해준 2000만원은 과세표준에 포함된다. 결과적으로 이 2000만원만큼의 보전분이 과세 대상 소득으로 잡혀 여기에 배당소득 분리과세 세율(9.9%)을 곱한 198만원의 세금을 내야 한다. 정부의 손실 보전분에 세금을 부과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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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제당국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현재 주어지는 세제 혜택만으로도 충분하다는 평가가 있다”며 “여기서 세제를 추가로 건드리면 정치권에서 세제 지원이 과하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고 했다.
심우일 기자 goodwi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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