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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46번 흉기 휘둘러 아버지 살해한 아랫집…"집에 없을 때도 시끄럽다 했다"

무명의 더쿠 | 06:55 | 조회 수 29390
"원인 모를 소음 때문에 사람을 잔인하게 죽여도 됩니까."


대구 서구 평리동의 신축 아파트에서 지난달 9일 발생한 층간소음 살해 사건 피해자 유족들이 울분을 토했다. "층간소음에 불만을 품고 범행을 저질렀다"는 사건 피의자의 주장에 유족 측은 "소음을 내지 않았다"며 엄벌을 촉구했다.


지난달 22일 만난 사건 피해자 A(59)씨의 딸은 "사고 당일 주말을 맞아 친구들과 여행 갈 계획이었던 아버지가 아침에 웃으며 잠깐 집 앞에 나가시는 모습이 마지막이 됐다"며 "한 사람의 범행으로 가족의 일상이 순식간에 무너졌다"고 말했다. A씨의 아내와 딸은 범행 이후 아파트에서 나와 외부 범죄피해자지원센터에서 거주하고 있다.


키 184㎝인 A씨는 사고 당일 오전 10시 40분쯤 지인을 만나기 위해 가벼운 옷차림으로 집을 나섰다. 집 내부에서 엘리베이터를 부른 A씨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자 아랫층에 살던 B(29)씨가 탑승해 A씨를 향해 46차례 흉기를 휘둘렀다. 흉기에 찔린 A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다량 출혈에 따른 저혈성 쇼크로 사건 발생 1시간여 만에 숨졌다. 현행범으로 체포된 B씨는 "층간소음으로 평소 앙심을 품고 있었다"고 했다.


https://img.theqoo.net/NixvnW

A씨가 살던 대구 서구 평리동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 등에 부착돼 있던 아파트 소음 관련 안내문. 유족 제공


A씨 가족과 B씨의 갈등은 3년 전 시작됐다. A씨 가족은 2023년 4월 새 아파트에 입주했다. A씨 부부와 30대 미혼인 딸이 함께 살았다. 결혼한 30대 아들은 독립했다. 하지만 이사 첫날부터 B씨로부터 "소음 때문에 시끄럽다"는 항의가 시작됐다.


B씨의 항의는 하루에도 여러 차례 계속됐다. 이에 A씨 가족은 집 안 거실에 소음 방지 매트를 깔았고, 실내화를 신고 생활했다. 어린 조카가 방문할 때는 B씨에게 미리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 계속된 항의에 사과를 한 적도 부지기수였다.


B씨가 문제 삼은 소음 중에는 A씨 가족이 납득하기 어려운 것도 많았다. B씨는 A씨의 집에는 컴퓨터가 없는데 마우스 클릭 소리가 크다고 지적했다. 사용하지 않는 방에서 큰 소리가 난다고 항의하기도 했다. A씨 가족은 오해를 풀기 위해 B씨에게 집 안을 직접 보여주기도 했다.


B씨의 항의가 계속되자 A씨 가족은 지난해 5월 경찰을 부르기도 했다. "시끄러운 소리가 난다"는 B씨의 격한 항의에 공포를 느낀 A씨의 딸이 경찰에 신고해 층간소음을 측정했다. A씨의 딸은 "저희가 내는 소음이 아니라고 얘기를 하면 믿질 않아서 홈캠도 보여주겠다고 했지만 B씨가 의심을 거두지 않았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당시 출동한 경찰은 A씨의 집에서 나는 소음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https://img.theqoo.net/SIwepn


A씨의 가족이 살던 대구 서구 평리동 아파트 내부에 층간 소음을 방지하기 위한 매트가 설치돼 있다. 유족 제공


A씨의 딸은 입주할 때부터 아파트에서 원인 모를 소음이 끊이지 않았다고 했다. 특정 시간대를 불문하고 둔탁한 충격음과 진동이 반복적으로 발생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측이 원인 파악을 위해 입주세대를 조사했지만 정확한 원인을 밝히지 못했다. 다만 아파트 측은 아파트 배관에서 소음이 발생한다고 안내했다. A씨의 딸은 "우리도 같은 소음에 힘들었는데, 확인되지 않은 소음 때문에 계속 의심만 받는 답답한 상황이었다"고 했다.


A씨 가족은 이사도 고민했다. 하지만 해당 아파트 준공 승인이 늦어지면서 등기를 하지 못해 집을 처분할 수 없었다. A씨의 딸은 "올해 연말이면 등기가 가능할 것 같다고 해서 겨울에는 꼭 이사를 가자고 아버지와 얘기를 했다"며 "이렇게 끔찍한 일을 당할 줄 꿈에도 몰랐다"고 가슴을 쳤다.


https://img.theqoo.net/hIdUaC

A씨의 딸이 아파트 소음과 관련해 입주민 단체 대화방에 올린 소음 관련 대화. 유족 제공


유족들은 2차 가해에도 시달리고 있다. 층간소음 갈등으로 인한 살해 사건으로 알려지면서 A씨가 소음을 유발해 범행을 저질렀다는 B씨의 주장을 옹호하는 여론이 나오기도 했다. A씨의 딸은 "평생 가장으로 열심히 살아오신 분이었는데 하루아침에 층간소음 가해자로 억울하게 돌아가셨다"며 "지금이라도 아버지의 억울함이 밝혀지도록 법원이 엄중한 판단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B씨에 대한 엄벌을 요구하는 탄원서 5,500여 장이 법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대구 서부경찰서는 지난달 15일 A씨에 대해 살인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469/0000933727?sid=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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