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집인데 3억 받고 나가라니…“이러다 집값 떨어진다” 아파트서 무슨 일이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1/0004624594?sid=102
서울 강동구 강일동 대규모 아파트 단지의 장기전세 입주민들이 2027년 만기를 앞두고 서울시에 분양 전환 또는 전세 연장을 공식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분양 세대 입주민들을 향해서도 “한꺼번에 빠져나가면 단지 가치가 흔들릴 수 있다”며 연대를 호소하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장기전세주택 ‘시프트(SHift)’는 2007년 오세훈 서울시장이 도입한 공공임대주택 제도로, 주변 전세 시세의 80% 이하 보증금에 2년 단위 재계약을 통해 최장 20년까지 거주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SH공사가 공급을 맡으며 보증금 인상률은 2년마다 5% 이내로 제한된다.
‘아파트는 사는 것이 아니라 사는 곳’이라는 주거 패러다임 전환을 내세우며 출발한 정책이지만, 임대 의무 기간이 종료되는 2027년부터 만기 도래 물량이 본격적으로 쏟아진다. 서울시는 만기 반환 물량을 2027년부터 2031년까지 5년간 매년 평균 400가구 안팎씩 신혼부부용 ‘미리내집(장기전세주택2)’으로 재공급한다는 계획을 밝힌 상태다.
이번에 집단 행동에 나선 강일리버파크와 강일(고덕)리엔파크는 2009년 준공된 강동구 강일동의 대단지 공공 임대 아파트다. 강일리버파크는 1~11단지로 구성된 6756가구 규모이며, 고덕리엔파크는 7048가구로 강동구 동북부의 대표적인 매머드급 단지로 꼽힌다.
SH공사가 시행을 맡았고, 두 단지 모두 일부 물량이 시프트로 공급돼 2007~2009년 입주가 시작됐다. 이번에 만기를 앞둔 세대들은 2027년부터 순차적으로 임대 기한이 종료된다.
이런 가운데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강일리버파크·강일(고덕)리엔파크 입주민께 드리는 말씀’ 안내문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만기를 앞둔 시프트 입주민들이 분양 세대를 향해 연대를 호소하는 내용이다.
안내문은 “2007~2009년 서울시가 ‘시세 23% 보증금으로 20년 안정 거주’ 시프트 정책을 시행했고 저희는 그 약속을 믿고 강일동에 터를 잡았다”며 “2027년부터 만기가 도래하면 현재 시세 10억원짜리 집에 사는 전세 세대는 보증금 3억원만 받고 나가야 한다”고 토로했다. 이어 “보증금 3억원으로는 동일 단지 재계약조차 불가능해 수백 가구 이상이 동시에 퇴거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이 서울시에 요구한 사안은 크게 네 가지다. △무주택 실수요자의 재계약 보장(보증금은 시세의 80%까지 현실화) △20년 거주자 대상 감정가 기준 분양 전환 기회 부여 △만기 세대 저리 이주대출 및 공공전세 연계 △신규 정책 수립 시 분양·전세 대표자 공동 참여 등이다. 입주민들은 “이 문제는 장기전세 입주민들만의 사안이 아니라 분양 세대와 함께 풀어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특히 분양 세대를 겨냥해서는 단지 가치 하락 우려를 앞세웠다. 안내문은 “장기전세 수백 가구가 한꺼번에 퇴거해 공실이 되면 단지가 슬럼화되고 실거래가가 급락할 위험이 크다”며 “안정적 거주가 유지돼야 단지 가치도 지킨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성공적인 소셜 믹스 사례로 남아야 단지 집값도 오른다. 퇴거와 갈등의 단지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저희는 임대 거지가 아니며, 같은 동대표를 뽑고 여러분과 아이를 함께 키운 20년 이웃”이라며 “‘강일동 장기전세 시프트 대책위원회’를 함께 만들어 서울시에 단지 전체의 해법을 요구하면 명분과 실리를 모두 지킬 수 있다”고 호소했다.
서울시도 분양 전환에는 선을 그은 상태다. 오 시장은 지난해 서울시의회 본회의에서 “기존 장기전세주택 입주자들은 20년 동안 낮은 주거비로 자립 기회를 보장받는 조건으로 입주한 것”이라며 “약속은 지켜져야 하며, 장기전세주택과 미리내집은 설계 자체가 다르다”고 못 박았다. 시프트는 분양 전환되지 않는 임대주택임을 계약서에 명시하고 있어 제도 변경 없이는 분양 전환이 어려운 구조다.
수백 세대 나가도 이미 다음 들어갈 세대들 많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