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상 수상 쏟아진 문자 800여통
단칸방 신혼부터 텔레마케팅까지
묵묵히 곁 지킨 아내 향한 순애보
시청자 “순수함에 반했다” 감동

이날 방송에서 유승목은 데뷔 36년 만에 처음 시상식 후보로 오르고 수상까지 하게 된 벅찬 심경을 고백했다. 그는 “처음 시상식 끝나고 휴대폰을 봤더니 300개 넘는 문자가 와 있더라. 시간 없어 지우다 말고 촬영하고 왔는데 또 500여 개로 늘어났더라”며 뜨거웠던 주변의 축하를 전했다.

수상자 호명 당시의 긴장감도 고스란히 전달했다. 유승목은 “후보에 올랐다고 했더니 아내와 애들이 울컥하더라. 상은 생각도 하지 말라고, 후보에 오른 거면 상 받은 거나 마찬가지라고 했다”며 가족들의 반응을 언급했다. 이어 “후보 보고 (나는)안 되겠다고 포기했는데 막상 가서는 내가 한번 받아봤으면 했다”며 솔직한 심경을 드러낸 그는 “이름 호명은 들리지도 않았고 작품이 ‘서울 자가’로 시작하니까 ‘서울’ 하는 순간 ‘진짜? 내가 받은 거야?’라고 했다”고 감격스러웠던 당시를 회상했다.
특히 대중의 이목을 사로잡았던 수상 소감인 “이 상 받았다고 건방 안 떨 테니까 계속 불러주십시오”에 대한 속사정도 밝혔다. 그는 “(수상 소감을) 준비했다”면서도 만약 상을 받게 되면 이 이야기를 해야 할지 고민했다며 “이야기 해놓고 조금이라도 현장에서 보기에 달라지고 건방져 보일까 봐. 하지만 이야기하면 스스로 지킬 수 있게 되고 본심이었다. 계속 좀 불러달라”고 진심을 내비쳤다.
화려한 시상식 이면의 유쾌한 에피소드도 공개됐다. 유승목은 시상식 당시 두 딸이 다급히 “아빠 다리 좀 오므려”라는 문자를 보냈다는 비하인드를 밝히는가 하면, 정작 수상 무대에서는 두 딸을 언급하지 못해 서운하게 만들었다며 방송을 통해 뒤늦은 고마움을 전해 웃음을 자아냈다.
긴 무명 시절의 굴곡진 인생사도 시청자들의 눈시울을 적셨다. 1990년 연극 무대에서 연기를 시작한 유승목은 영화 ‘살인의 추억’ 출연 당시 봉준호 감독과의 일화, 극단에서 만난 아내와의 러브스토리도 공개했다. 결혼을 극구 반대하던 장모님이 혈압약을 찾게 만들고 단칸방에서 신혼을 시작했던 일화도 쏟아냈다.
무명배우라는 직업을 가진 가장으로서, 지독한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그가 버텨야 했던 현실도 조명됐다. 유승목은 평소 말이 느린 편임에도 불구하고 생계를 위해 텔레마케팅까지 도전하며 안 해본 일이 없었다고 고백했다. 그럼에도 그는 “(아내가)힘들다는 말을 한 번도 안 했다”며 오랜 시간 묵묵히 자신의 곁을 지켜준 아내를 향한 깊은 고마움을 표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아내가 직접 쓴 편지와 딸들의 메시지가 함께 공개되며 잔잔한 감동을 더했다.
강주일 기자
https://v.daum.net/v/202605210922506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