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러시아에 기름비가 내린다···이란 전쟁이 바꾼 러·우 전쟁 판도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러시아산 원유가 세계 석유 시장의 대체재로 떠오르자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정유 시설을 겨냥한 공격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에너지 시설 겨냥 공격으로 4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러·우 전쟁의 판도가 달라지고 있다고 1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17일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의 정유 시설과 연료 적재 시설을 겨냥해 공습했으며 이로 인해 4명이 사망했다. 러시아의 수출 기반 정유 시설이 있는 흑해 연안 도시 투압세는 4~5월 사이 네 차례의 무인기(드론) 공격을 받았다.

정유 시설 공습은 심각한 환경 오염을 초래하고 있다. 지난달 투압세에서는 인근 로스네프트 정유 시설이 드론 공격을 받은 이후 기름 성분이 섞인 비와 검은 연기가 도시를 뒤덮었다. 당시 당국은 투압세 전역 대기 중 벤졸과 자일렌 등 유독물질 농도가 인체가 안전하게 노출될 수 있는 최대 기준치의 2~3배 수준이라고 밝혔다. 공습으로 유출된 기름은 바다로도 흘러갔다. 투압세에 사는 환경 운동가 예브게니 비티슈코는 “약 64㎞ 이상의 해안선이 오염됐다”며 “평생 봐온 흑해 연안에서의 기름 유출 사고 중 최대”라고 NYT에 말했다.
러시아 당국은 오염된 자갈과 토양을 제거했다고만 발표했을 뿐 유출된 기름양은 공개하지 않았다. NYT는 당국이 휴양 도시인 투압세의 관광 수입 감소를 우려한 듯 해안가 등 일부 지역에서만 정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는 2023년 그린피스와 세계자연기금(WWF)의 활동을 금지하고 형사처벌을 위협하는 등 환경운동가들의 목소리를 억압해 왔다.
NYT는 최근 변화한 우크라이나의 공격 전략이 전쟁의 판도를 바꿨다고 분석했다. 과거에는 러시아군이 드론과 미사일로 우크라이나 내 민간 기반 시설을 공습했지만, 최근에는 장거리 드론 등 자체 무기 생산 능력을 키운 우크라이나 역시 1600㎞ 떨어진 러시아 본토 겨냥 공격이 가능해졌다는 설명이다.
우크라이나의 최근 공격에는 러시아가 석유 수출로 경제적 이익을 얻는 것을 막으려는 의도가 있다고 NYT는 분석했다.
경향신문 최경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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