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부사관 가운데 ‘허리급’에 해당하는 중사와 상사들이 대거 군을 떠나고 있는 것으로 20일 나타났다. 열악한 처우 등 때문에 부사관 가장 아래 계급인 하사 충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자, 그 업무가 상급자에게 몰리면서 ‘중·상사 대규모 전역’이라는 연쇄 반응이 생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유용원 의원실이 국방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작년 육군 장기복무 부사관 가운데 중사 계급의 ‘정년 미도달 전역자’는 1136명이었다. 정년 미도달 전역이란 정년을 채우지 않은 상태에서 주로 본인의 희망에 따라 퇴직하는 경우인데, 2016년 254명에서 약 10년 만에 4.5배로 급등한 것이다. 상사의 정년 미도달 전역자는 272명에서 780명으로 약 2.9배가 됐다. 이는 전체 부사관(2.8배)보다 높은 상승세다.
작년 육군 하사 모집 인원 대비 실제 충원률은 51.5%에 그쳤고, 그 공백을 채우느라 중·상사들이 부담을 느끼는 것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15년간의 군 생활 끝에 지난해 전역했다는 예비역 육군 상사 A씨는 “하사 업무가 숙련도보단 힘과 시간이 드는 일이라, 나이가 들수록 힘에 부쳤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A씨가 전역 직전 받은 세후 월 실수령액은 319만원이었다고 했다. 현재 병장 월급이 장병내일준비적금 정부 기여금 50만원을 포함해 205만원인 것과 비교하면, ‘일할 맛’이 안 나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병사들의 생활을 관리하는 부사관들이 ‘장병 부모님 민원’에 시달리는 것도 이탈의 원인이다. 최근 전역한 중사 B씨는 “밤 11시에 병사 부모로부터 ‘우리 아들이 당근을 못 먹으니 음식 조리 시 빼 달라’는 전화를 받고, 내가 보이스카우트 교관을 하는 건지 헷갈릴 정도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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