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19일) 서울고법 인천원외재판부 형사1부는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살인과 살인미수,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된 60대 A씨에게 원심과 같은 무기징역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A씨의 범행 계획성과 규모 등을 고려하면 죄질이 극히 불량하고 죄책 또한 매우 무겁다"면서 "사람 생명은 어떤 상황에서도 보호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A씨는 체포 직후 방화 계획을 밝혀 추가 피해를 막고 장기간 형사처벌이 없었던 점 등을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할 수 있다"면서도 "이러한 사정은 원심에서 형량을 정하는 데 있어 충분히 고려됐고, 양형을 별도로 변경할만한 특별한 사정은 없다"며 A씨와 검찰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재판부는 "A씨는 자신의 주거지 전체를 폭발시키기 위해 배터리와 시너를 사전에 준비했다"면서 "실제 점화가 이뤄지지 않았더라도 자동 타이머를 설정한 점 등을 고려하면 단순 예비를 넘어 실행에 착수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했습니다
A씨는 지난해 7월 20일 밤 9시 31분쯤 인천시 연수구 모 아파트 33층 집에서 사제 총기로 산탄 2발을 발사해 자신의 생일파티를 열어준 아들 B(사망 당시 33세)씨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습니다.
당시 A씨는 생일파티를 하던 중 "편의점에 다녀오겠다"며 밖으로 나와 주차장에 둔 차량에서 사제 총기 4정과 실탄 15발을 가방에 챙겨 돌아왔습니다.
이후 B씨가 현관에 마중 나오자 그 자리에서 장전된 총기를 격발했고, B씨가 "살려달라"고 애원했으나 A씨는 한 차례 더 총을 쏴 아들을 살해했습니다.
그는 당시 집 안에 있던 며느리, 손주 2명, 며느리의 지인 등 4명을 사제 총기로 살해하려 한 혐의도 받습니다.
A씨가 거주하는 서울 도봉구 아파트에는 시너가 담긴 페트병 등 인화성 물질 15개와 점화장치가 발견됐습니다. 장치에는 살인 범행 이튿날 불이 붙도록 타이머가 설정된 상태였습니다.
조사 결과, A씨는 자신의 성폭력 범행으로 2015년 이혼한 뒤에도 일정한 직업 없이 전처와 아들로부터 장기간 경제적 지원을 받았으며 2023년 말 지원이 끊기자 유흥비나 생활비 사용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는 전처와 아들이 금전 지원을 할 것처럼 자신을 속여 대비를 못 하게 만들고 고립시켰다는 망상에 빠졌고, 아들 일가를 살해하는 방법으로 복수를 결심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허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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