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현장실습 사망 학생 부모에 “소송비 887만원 내놔라”···황당한 ‘전남교육청’
6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전남도교육청은 지난 3월24일 현장실습 도중 사망한 고 홍정운군 부모에게 소송비용을 청구하기 위해 법원에 ‘소송비용액확정’ 신청을 했다.
홍군은 고교 3학년이던 2021년 10월 전남 여수의 한 요트업체에서 현장실습을 하던 중 업주의 지시로 잠수작업을 하다 사망했다. 홍군은 잠수 관련 자격증이 없었고 관련법은 만 18세 미만 학생은 위험한 잠수 작업에 투입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홍군의 부모는 유죄가 확정된 업체 대표와 현장실습 관리·감독 업무를 소홀히 한 전남교육청을 상대로 2022년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1심 법원은 4년 만인 지난 2월 업체 대표 등에 대해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법원은 전남교육청에 대해서는 업체 적격 심사에 노무사가 참석하지 않았고 현장실습표준협약 등이 지켜지지 않은 사실은 인정했지만 “사망사고와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홍군 부모의 청구를 기각했다.
홍군 부모가 항소하지 않아 1심 판결이 확정되자 전남교육청은 ‘소송비용 회수’에 나섰다. 전남교육청은 변호인 비용 400만원, 성공보수 400만원, 소송 관련 비용 87만원 등 총 887만원을 청구했다.
홍군의 아버지는 “긴 소송에 지쳐 항소를 포기했을 뿐 교육청에 책임이 없다는 게 아니다”면서 “지난주 법원으로부터 교육청의 소송비용청구 통보를 받고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교육청 소송사무처리 규칙에는 공익적 사안이나 상대방에게 소송비용을 부담시키는 게 적정하지 않다고 인정될 경우 소송심의위원회 의결을 거쳐 비용 등을 회수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이 있다. 그러나 전남교육청은 이 사건을 소송심의위에 회부하지도 않았다.
김성진 변호사는 “이번 소송은 학생을 위험한 현장실습으로부터 보호해야 할 교육청의 책임 범위를 확인하기 위한 공익적 성격이었다”면서 “사건 초기 ‘책임을 통감한다’던 교육청이 유가족에게 소송 비용까지 청구한 것은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비판이 커지자 전남교육청은 이날 오후 ‘입장문’을 내고 뒤늦게 “소송심의위를 개최해 유가족에 대한 실질적인 배려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전남교육청은 “교육청은 승소 사건에 대해 소송비용을 회수할 법적 의무가 있다”면서도 “이 사건은 학생 사망 사고라는 점과 유가족의 고통 등을 깊이 고려해 최종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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