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재산을 처분해도 빚을 갚지 못하는 고위험가구가 46만가구에 달해 1년 만에 20% 가까이 증가했다는 한국은행 조사가 나왔다. 이들 가구의 평균 자산은 비고위험가구보다 3억7000만원 적은 반면, 부채는 8000만원 더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고위험가구 내 20·30 청년층 비중은 최근 5년 사이 12%포인트 이상 확대되며 지난해 34.9%까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상황(3월)’에 따르면 지난해 3월 말 기준 고위험가구는 45만9000가구로 전년(38만6000가구)보다 18.9% 증가했다. 부채 보유 가구에서 고위험가구가 차지하는 비중도 3.2%에서 4.0%로 확대됐다. 이들이 보유한 금융부채는 96조1000억원으로 전체의 6.3%를 차지하며 전년(72조2000억원·4.9%) 대비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고위험 가구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40%를, 자산대비부채비율(DTA)이 100%를 넘는 가구를 뜻한다. 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 부담이 크고, 자산을 모두 팔아도 빚을 다 갚지 못한다는 뜻이다.
가구 간 격차가 더욱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고위험가구의 평균 총자산은 2억7000만원으로 비(非)고위험가구(6억4000만원)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반면, 평균 총부채는 2억4000만원으로 비고위험가구(1억6000만원)보다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지방 부동산 부진이 이어진 데다 가계대출 금리 하락에도 불구하고 부채 규모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채무 상환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산 구성을 살펴봐도 비고위험가구는 예금 등 저축성 자산 비중이 10.2%로 상대적으로 높은 반면, 고위험가구는 자가 거주율이 낮아 임차보증금 비중이 13.8%에 달했다. 금융자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만큼 현금 유동성이 낮은 구조다. 여기에 금리가 높은 신용대출 비중도 19.1%로 비고위험가구(10.4%)보다 높아 금리 변동에 더욱 취약한 편이다.
청년층 고위험가구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도 부담 요인으로 지목된다. 연령별로는 40·50대 중년층이 53.9%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지만, 20·30대 청년층 비중은 2020년 22.6%에서 2025년 34.9%로 확대되며 증가세를 주도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소득과 자산 축적 기반이 상대적으로 약한 청년층이 부채 차입에 적극 나서면서 여타 연령층보다 증가폭이 더 크다는 게 한은의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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