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관 무겁고 겁나지만…‘BTS 갔네’란 말 듣고 싶지 않았다”

“BTS로 12년을 산다는 건 축복이죠. 하지만 BTS라는 멋진 큰 왕관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무겁고 겁나요.”(RM)
다큐멘터리는 지난해 여름, 솔로 투어를 마친 진이 지친 모습으로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리는 방탄소년단의 ‘송 라이팅 캠프’에 합류하면서 시작된다.
멤버 전원이 모였지만 앨범 작업은 여전히 교착 상태. RM은 “얼개는 나왔는데 더 좋은 곡이 있을까 봐”라며 “뭘 바꾸고 뭘 남겨야 하는지 아직 결정을 못 내렸다. BTS로 만드는 게 뭔지 알아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모두가 뾰족한 정답을 찾지 못하는 상황. ‘방탄다움’과 ‘새로움’ 사이에서 방황하던 멤버들은 ‘BTS’라는 왕관의 ‘압박감’을 호소한다.
RM은 “‘어디까지 갈래, 어디까지 변화할래’ 막상 판이 깔리니 무서운 것”이라고 말하고, 뷔는 “우리가 이 앨범에서 도전적으로 바뀌고 싶었던 건데 안 바뀌었어”라고 짚는다. 지민은 “‘방탄 갔네’ 이런 말 안 듣고 싶은 거다”라며 “BTS 다르네(라는 말을 듣고 싶다)”고 솔직한 마음을 드러냈다.
녹음실과 작업실에서 보내는 치열한 낮과 숙소에서의 내밀한 밤이 이어질수록 멤버들의 고민은 깊어진다. “숲을 못 보고 나무에 도끼질만 하는 것 같다”고 자책하다가도 “잘할 수 있겠지?”, “잘해야지”라고 다짐하는 모습이 교차한다. 이 과정에서 꾸미지 않은 멤버들의 민낯과 비속어 사용, 음주 등의 장면이 날것 그대로 담겼다.
앨범 첫 곡 ‘보디 투 보디’(Body to Body)에서 우리 대표 민요 ‘아리랑’을 샘플링한 것, 타이틀곡을 로파이(Lofi) 장르인 ‘스윔’(SWIM)으로 결정하는 과정에서 방탄소년단의 갈등과 고민은 격화한다.
멤버들은 “이것이 우리의 새 아리랑”, “우리가 지켜내야 할 부분은 한국에서 온 촌놈이라는 변하지 않는 사실”이라는 데 공감하지만, 무엇이 최선인지를 두고 의견이 부딪친다.
제이홉은 ‘아리랑’이 삽입된 ‘보디 투 보디’에 맞춰 덩실덩실 춤을 추는 반면, 뷔는 “‘국뽕으로 가는구나’ 불편한 감정이 들 수 있다”고 우려한다. RM 역시 “김치, 돈가스 등 각종 음식을 마구잡이로 넣은 비빔밥을 먹는 것 같다”고 지적한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멤버들을 만나 “몇십년 만에 나오는 아이코닉한 가수”, “여러분은 글로벌 대중이 타깃”이라며 스타디움에 모인 관객이 ‘아리랑’을 따라부르며 만드는 장면의 상징적 의미에 관해 설득하는 모습도 이어진다.
방탄소년단은 타이틀곡을 ‘스윔’으로 결정한 후에도 여전히 확신을 갖지 못한다. 제이홉은 “지인에게 들려줄 때 망설여져”라고 고백하고, 뷔는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과 정반대로 달려가”라고 말한다. “친구들이 이해는 되는데 납득은 안 된대”라며 자신들의 음악적 변화를 미리 접한 주변인의 다소 차가운 반응도 전한다.
‘아리랑’으로 향하는 여정에서 이러한 불안과 의구심이 계속됐지만 멤버들은 ‘함께’의 가치를 강조하며 나아간다.
결국 이들의 답은 신곡 ‘스윔’으로 귀결된다. ‘스윔’에 삶의 파도 속에서도 계속 헤엄쳐 나가는 자세를 담은 것처럼, RM은 감당하기 어려운 왕관의 무게에도 “혼자가 아니니 계속 헤엄쳐 나갈 수 있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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